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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P 세계 6위' 英서 나타난 신흥국 위기 징후…가계 30% 빈곤 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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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혼란·교역 혼란·물가 급등에 파운드화 급락 전망까지

에너지 상한액 2배이상 인상 전망…1050만가구 빈곤 위기

아시아경제

[사진 제공=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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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이현우 기자] "세계 6위 경제 대국 영국에서 신흥국에서나 볼 수 있는 경제위기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다." "영국 가계 30%가 빈곤 위기에 직면했다."

영국 경제에 대한 암울한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9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덴마크 투자은행인 삭소 은행의 크리스토퍼 뎀빅 애널리스트는 지난 8일 공개한 보고서에서 "영국이 점점 더 신흥국처럼 보인다"고 분석했다.

뎀빅 애널리스트는 최근 보리스 존슨 총리 사임에 따른 정치적 혼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이후 교역 차질, 에너지 위기로 인한 물가 급등 등은 신흥국이 경제 위기를 겪을 때 볼 수 있는 징후들이라고 지적했다.

뎀빅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신흥국 경제 위기 때 나타나는 전형적인 특징 중 현재 영국에서 확인되지 않은 것은 통화 위기뿐이다. 하지만 뎀빅 애널리스트는 "무엇이 파운드화를 급락시킬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파운드화 가치를 떨어뜨릴 악재가 많다는 뜻이다.

최근 스위스 투자은행 UBS는 올해 4분기 파운드화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초기였던 2020년 3월의 파운드당 1.15달러까지 다시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당시 파운드화 가치는 40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뎀빅은 지난달 영국 신차 등록대수가 152만8000대에 그쳐 1년 전 183만5000대보다 크게 떨어지는 등 영국 경제의 험난한 앞길을 예고하는 지표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신차등록대수는 1970년대 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라며 영국 경제의 침체는 길고 깊을 것이며 빠져나오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도 올해 4분기부터 영국 경제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가장 긴 침체에 진입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BOE는 지난주 통화정책회의에서 올해 4분기부터 내년 말까지 5개 분기 연속 국내총생산(GDP)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BOE는 또 2025년 GDP가 지금보다 1.75% 적을 것이라고 예상하며 침체에서의 회복도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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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E는 심각한 물가 위기도 경고했다. 물가가 올해 4분기에나 고점을 지날 것이라며 4분기 물가 상승률 최고치를 기존 11%에서 1980년 이후 최고인 13.3%로 올려잡았다. BOE는 물가 상승률이 내년 중반까지 두 자릿수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가스 공급난이 물가를 자극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영국의 에너지 시장조사업체인 콘월인사이트는 9일 공개한 보고서에서 현재 연 1971파운드인 영국의 에너지요금 상한액이 내년 1월에는 두 배 넘게 올라 4226파운드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영국 정부는 1999년 전기·가스 소매 부분을 민영화했으며 대신 상한액을 정해 가스와 전기료가 과도하게 오르는 것을 막고 있다. 영국의 가스·전기시장 규제기관인 오프젬(OFGEM)이 1년에 2차례(4월과 10월) 에너지 요금 상한액을 정해 공지했는데 최근 1년에 4차례 상한액 조정이 가능하도록 규정이 변경됐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에너지 가격이 급등한 상황에서 중소형 에너지 업체들이 원가 상승분을 제때 소비자가격에 반영하지 못 하면서 도산하는 사례가 속출했기 때문이다.

콘월인사이트는 에너지요금 상한액을 상향조정한 배경에 대해 "에너지 요금 상한변경 주기가 짧아지고, 가스 도매요금 급등세가 이어지는 상황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에너지가격 급등이 예상되면서 빈곤 가구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 연료빈곤종식동맹(EFPC)는 "내년 초 이후 3개월간 영국 전체 가구 중 약 30%에 해당하는 1050만가구의 소득이 빈곤선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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