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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팹리스 맹추격] 반도체 패권 '설계' 화두로…K반도체, 1% 입지 확대 드라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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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팹리스 시장 내 점유율 1%…삼성전자, DB하이텍 등 분사설 솔솔

팹리스가 시스템반도체 시장의 핵으로 떠오르고 있다. 반도체 기술력의 고도화로 설계를 전문으로 하는 팹리스의 존재감이 한층 커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글로벌 팹리스 시장에서 미미한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파운드리 등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는 대기업들의 팹리스 참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어 시장 판도가 크게 바뀔 여지도 존재한다는 관측이다.
팹리스, 508兆 시스템반도체 시장의 핵으로…K반도체 점유율 단 1%

8일 업계에 따르면 시스템반도체 시장은 지속적인 확대 가능성이 점쳐진다.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시스템반도체 시장의 규모는 4021억 달러(약 508조원)를 기록했다. 이는 1538억 달러(약 194조원)인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2배를 넘는 수준이다.

반도체는 크게 데이터를 저장하는 메모리와 연산 등을 통해 데이터를 처리하는 시스템으로 양분된다. 메모리반도체와 달리 시스템반도체는 설계부터 생산, 후공정(패키징) 등으로 과정이 나눠지며, 여기에 설계를 담당하는 팹리스의 역할이 점차 확대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팹리스는 공장을 보유하지 않고 설계만 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에 생산을 맡긴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최근 세계 최초 3나노미터(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와 같이 첨단 경쟁의 불을 한껏 당기자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전략적 측면에서 팹리스도 함께 보유하는 것이 자국 산업 경쟁력에 측면에서 중요하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문제는 팹리스 분야에서 한국의 입지가 미약한 수준이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메모리 시장에서 점유율 59%로 글로벌 1위를 점하고 있지만, 같은 기간 세계 팹리스 시장에서 한국의 점유율은 1%에 불과하다. 팹리스 점유율은 2019년부터 3년 연속 변하지 않고 있다.

팹리스 시장은 미국이 68%의 점유율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어 대만과 중국이 각각 21%, 9%를 차지하고 잇다. 국내 기업 가운데 세계 50대 팹리스에 속하는 기업은 LX세미콘이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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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드리·팹리스 공동 운영은 난제”…삼성, DB 등 팹리스 강화 움직임

팹리스가 점차 중요해지는 전 세계적인 흐름에 발맞춰 국내 반도체 기업들도 설계 역량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기술 R&D 등 설계에 집중하기 위해 사업 구조 변화를 시도하려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지속해서 파운드리 사업부의 분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 내에서 반도체 설계와 함께 파운드리 사업도 전개하고 있다. 이에 삼성 파운드리에 생산을 맡기는 타 팹리스 입장에서는 기술 유출을 우려할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가 고객사 확보 등에 있어 딜레마에 빠졌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이와 달리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 1위인 대만 TSMC은 ‘고객과 경쟁하지 않는다’는 기조 아래 반도체 생산에만 주력하고 사업 다각화에 나서지 않고 있다. 고객사 확보의 경쟁력으로 작용하는 부분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원래 파운드리와 팹리스를 같이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면서 “아무래도 같이 하게 되면 고객사의 설계 도면들이 경쟁사에 공개될 수 있으니 기피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애초에 파운드리와 팹리스를 같이 하지 않는 이유는 설계와 제조 역량에 동시 투자를 해서 성과를 내는 것 자체가 힘들기 때문”이라며 “전문성을 찾아가고자 각각 사업이 분화가 시작된 걸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DB하이텍도 반도체 사업부를 분사하는 방안을 포함해 다양한 전략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시스템반도체 제조를 담당하는 파운드리 사업부와 설계를 담당하는 브랜드 사업부로 나뉘었으며, 업계에서는 팹리스 사업 경쟁력을 높이고자 브랜드 사업부를 독립시킬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다만 DB하이텍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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팹리스 손잡는 해외 파운드리…“R&D 투자 비율 8.1%…팹리스 육성 必”

이미 해외 파운드리 경쟁사들은 고객사인 팹리스를 선제적으로 확보해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지난해 초 파운드리 사업 재진출을 선언한 인텔은 지난달 대만 팹리스인 미디어텍과 파운드리 계약을 체결했다. 다만 구체적인 계약 규모는 별도 공개하지 않았다.

특히 팹리스인 인텔의 파운드리 시장 진입은 반도체 지형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3나노미터 출하식을 여는 등 파운드리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으나, 이제는 시장 1위 TSMC를 추격하면서 인텔이라는 강력한 경쟁자를 따돌려야 한다.

업계에서는 R&D 투자 확대와 팹리스를 육성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대비 R&D 투자 비율은 한국이 8.1%로 나타냈다. 주요 경쟁국인 △미국(16.9%) △중국(12.7%) △일본(11.5%) △대만(11.3%) 등과 비교했을 때 10%를 밑도는 낮은 수준이다.

이병훈 포항공대 교수는 “(국내의 경우) 팹리스 산업과 기업이 없으니 자연스레 연구·개발 비용도 적을 수밖에 없다”라며 “연구개발 비용을 늘린다고 해도 회사가 생기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팹리스 육성이 먼저”라고 말했다.

아주경제=김수지 기자 sujiq@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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