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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국내 민간 풍력 1위’ 대명에너지, 쉴 새 없이 발전기 돌리는 비결은[기업탐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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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남도 영암군 활성산에 위치한 대명에너지의 영암풍력발전 및 영암태양광발전. /사진=장효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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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장효원 기자] #전남 영암군 활성산 산길 따라 10분가량 오르다 보면 저 멀리 영산강 자락이 보이고 드넓은 목초지가 펼쳐진다. 과거 목장이었던 이곳에는 60만평의 부지에 타워 높이만 80m에 달하는 풍력 발전기 20기가 자리 잡았다. 발전기 주변 빈 땅에는 태양광 패널도 설치됐다. 시원한 바람과 뜨거운 태양이 모두 대명에너지의 영암발전소에서 전기로 다시 태어난다.

기자가 방문한 지난 5일은 화창하고 잔잔한 날씨였지만 20기의 풍력 발전기가 모두 쉼 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풍력 발전기가 같은 시간에 모두 돌아갈 수 있었던 것은 대명에너지만의 데이터 기반 ‘마이크로사이팅’ 기술 덕분이다.

대명에너지는 발전소 설치 전 풍황 계측을 통해 어떤 속도로 어떤 바람이 어느 지형에서 많이 부는지 분석한다. 또 발전기 뒤편에서 발생하는 난류가 다른 발전기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위치를 선정하고 최적의 장소에 발전기를 설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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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풍력발전소의 풍황계측 기상탑. /사진=장효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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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술을 적용하지 않으면 바람을 제대로 받지 못해 발전기 효율이 떨어질 수 있다. 실제 영암발전소에서 보이는 타 풍력발전소에 설치된 6기의 발전기 중 4기는 영암발전소와 달리 같은 시간에도 돌아가지 않고 있었다.

대명에너지의 마이크로사이팅 기술은 영암발전소 이용률을 높여주는 중요한 노하우다. 이용률은 발전용량 대비 실제 발전되는 발전량이다. 영암풍력발전의 이용률은 21% 수준이다. 전라남도 기준 평균 풍력 발전소 이용률 17.4%보다 영암풍력발전이 훨씬 높다. 이용률 약 3.6%포인트 차이는 매출로 따지면 다른 발전소에 비해 약 20% 많은 매출을 낼 수 있다는 뜻이다.

영암풍력발전은 설치된 발전기 1기당 정격출력 기준 1시간에 2MW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이용률을 적용하면 전체 연간 발전량은 약 7만4000MWh로, 4인 가족 기준 2만 가구가 1년간 사용 가능한 양이다.

독보적 기술을 바탕으로 대명에너지는 국내 민간발전사 풍력발전사업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현재 조성 중인 금성산풍력발전(51.7MW), 원동풍력발전(37.6MW)이 준공되면 타 회사 대비 두 배가량의 점유율을 확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영암풍력발전의 매출은 올해부터 대명에너지의 연결 실적으로 반영될 예정이다. 대명에너지는 지난달 1일 자회사 제피로스에너지를 통해 영암풍력발전 지분 100%를 279억원에 인수했다. 영암풍력발전은 지난해 매출액 124억원, 순이익 27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영암풍력발전의 남는 부지에는 태양광 발전 패널이 설치돼있다. 태양광은 대명에너지가 지분 81%를 투자한 영암태양광발전에서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시간당 94MW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연간 매출액은 350억원이고 대명에너지는 지분율에 비례한 순이익을 실적에 반영한다. 지난해 기준 46억원가량의 순이익이 대명에너지에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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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발전소의 전력 저장소. /사진=장효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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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발전소는 대명에너지 미래 사업을 위한 마중물이다. 노광철 대명에너지 CFO는 “영암풍력발전을 통해 그린수소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며 “정부 과제 참여로 기존 발전소에 그린수소 앱을 구축하고 대명에너지가 보유한 신재생에너지원과 연계한 그린수소 연료전지 사업 선점이 목표”라고 말했다.

또 대명에너지는 회사가 보유한 신재생에너지 자원을 활용한 가상발전소(VPP) 사업 진출을 위해 운영관리(O&M) 회사와 발전소도 인수할 계획이다. 국내에서 가장 큰 발전소를 대명에너지의 플랫폼에서 연계한다는 구상이다.

신규 사업으로 대명에너지는 기존 발전소 EPC(설계·조달·시공) 사업보다 마진율이 높은 O&M, 발전 사업 부문을 확대할 방침이다. 실제 지난해 매출액 비중을 보면 EPC 86.5%, O&M 5.87%, 발전 7.4% 등인데 순이익 비중은 EPC 43.3%, O&M 20.3%, 발전 36.4%다.

아울러 대명에너지는 글로벌 트렌드인 해상풍력 시장에도 걸음을 내디디고 있다. 노 CFO는 “지난해부터 가의해상풍력, 다도해상풍력 등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향후 육상 풍력발전소 노하우를 적용해 해상 풍력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효원 기자 specialjh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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