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0 (토)

박용진 "이제 결단할 때" 단일화 제안…강훈식 "파괴력 있겠나"

댓글 3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당헌 80조 개정은 '긁어 부스럼' 논쟁…文 혁신안 반대인가"

더팩트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1일 강훈식 의원에게 조속한 당 대표 경선 단일화 합의를 요청했지만, 강 의원은 거부했다.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간담회 하는 박 의원. /남윤호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박용진 의원이 11일 "이제 시간이 정말 얼마 남지 않았다"면서 강훈식 의원을 향해 '조속한 단일화 합의'를 공개 제안했다. 그러나 강 의원이 즉각 "지금은 각자의 비전을 키우는 데 집중해야 할 때"라고 거절하면서, 단일화는 사실상 무산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 의원은 이날 오전 9시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재명 의원의 '1강 구도'가 굳어지는 가운데 '97세대(90년대 학번·70년대생)' 단일화 논의가 여전히 답보 상태에서 진전이 없자 여론을 환기하고, 그 필요성을 호소하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박 의원은 모두 발언에서 "단일화와 관련해 저와 강 의원이 최종적인 단일화에 이르기 위한 노력을 하겠다고 국민께 다짐 드린 바 있는데 이제 시간이 정말 얼마 남지 않았다"며 "저와 강 후보와는 이번 전당대회를 기점으로 민주당에 새로운 흐름을 함께 만들어가야 할 의무가 있다"고 했다.

이어 "누구를 위해 반대하는 당이 돼선 안 된다는 말씀에도 공감하고 이제 전당대회 결과와 무관하게 민주당 미래 비전 힘을 모아가야 할 동지라고 생각하는 것도 변함없다. 하지만 국민도 알고 있고 저도 알고 강 후보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을 잘 알 것이다. 조금 답답하게 진행되고 있는 전당대회 낮은 투표율, 일방적인 투표 결과를 보면서 반전의 계기와 기폭제가 필요하다. 민주당 변화의 에너지가 모이고 있다는 걸 보여드리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같은 세대, 같은 비전, 같은 방향이 일정하게 접점이 만들어지고 합의됐다고 생각하면 저는 이제 우리 모두 결단할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민심과 당심이 확인되는 방식이면 어떤 방식이든 강 의원이 제안하는 방식으로 단일화를 이뤄낼 용의가 있다"고 했다.

박 의원은 '단일화 합의 시점'에 대해선 "데드라인을 정하면 불필요한 압박으로 보일까 봐 그런 말씀은 드리진 않으려고 한다"면서도 "생각해보면 시간이 정말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알 것이다. 일정상으로 반환점을 도는 시점이 눈앞에 있고 호남 경선이 다음 주 시작되는 시기"라면서 사실상 이번 주를 단일화 데드라인으로 강조했다. 단일화 방식에 대해선 여론조사나 후보 간 합의 등 모든 방안을 열어놓고 있다 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단일화 무용론'에 대해선 "호남과 수도권 권리당원 규모가 훨씬 크고 대의원 투표도 남아있고 여론조사도 한 번 더 있기 때문에 시간이 더 늦어지지만 않는다면 단일화해도 별 효과 없는 거 아니냐는 부정적 전망을 넘어설 수 있고 극복할 거라 믿고 있다"고 했다.

박 의원의 제안에 강 의원은 곧바로 거부 입장을 밝혔다. 강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지금 시점에서 단일화 논의가 명분, 파괴력, 감동이 있겠나"라며 "지금은 각자의 비전을 키우는 데 집중해야 할 때"라고 했다. 분명한 명분 없이 인위적인 단일화로는 파급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이유다. 강 의원은 "계속 단일화라는 방지턱에 놓여 젊은 후보들이 (당의) 비전과 미래를 얘기해야 하는데 여의도식 단순 더하기에만 집중하면 새로운 세대에 어떤 기대를 할 수 있겠나"라고 했다.

이어 "냉정하게 말해 지금까지 경선에서 저와 박 의원이 얻은 표는 전체 권리당원 숫자의 1%가 안 된다. 둘이 합친 표가 1만 표 정도 되는데 전체 권리당원 숫자는 110만 명 정도"라며 "지금은 오히려 파이를 키우는 데 집중할 때"라고 강조했다.

더팩트

박용진 의원의 '조속한 단일화 합의' 제안에 강훈식 의원은 "지금은 파이 키우는 데 집중할 때"라며 거절 의사를 밝혔다. /남윤호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박 의원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반이재명' 구도만 부각돼 미래 비전 등 의제를 활성화하지 못했다는 지적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저는 반(反)이재명이냐 아니냐는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정치에서 특히 정당 운영에서 지도부의 선택과 결단, 그에 따른 결과에 대해 평가하고 책임지고 하는 건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이른바 '사당화 논란', '당헌 80조 개정 논란' 이런 것들을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는지 묻고 확인하는 게 당 대표 후보로서 당연히 필요한 논쟁"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이 의원을 향한 '셀프 공천' 공세 수위를 높인 데 대해 "지선 패배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인천 계양을 공천과 관련해서 셀프 공천에 대한 입장이 뭔지, 결과 책임에 대해 아깝게 낙선한 후보자들에게 사과할 생각은 없는지 묻는 것"이라며 "흔쾌한 답변을 듣지 못했다. '미안하다' 한마디 듣는 게 이렇게 어려운 줄 몰랐다"고 했다.

박 의원은 검찰 기소와 동시에 직무를 정지한다는 내용을 담은 '당헌 80조 개정'에 거듭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는 "당헌 개정 (반대 입장 표명)도 왜 반명인지 모르겠다. 당헌 개정은 그게 야당 탄압 통로가 될 수 있다는 건데 (해당 개정을 만들 때 문재인 대통령이 야당 대표였는데) 우리 스스로 우리를 옭아매는 결정을 했다는 말인지, 문 대통령 혁신안에 대한 반대라고 하는 건지 잘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당헌 80조가 야당 정치 탄압의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이 의원 측 주장에 대해서도 "긁어 부스럼 논쟁"이라며 반박했다. 그는 "저는 당헌 80조가 야당 탄압의 통로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건 우리가 알아서 판단할 문제 아닌가. 정치탄압인지 아닌지 당헌 80조에서 충분히 판단할 여지가 있고 재량 사항으로 돼 있다. 이 후보도 그걸 잘 안다. 그런데 굳이 변경해야 하나. 느슨하다 지적될 순 있을지 모르지만, 그 조항 때문에 야당 탄압 빌미가 된다고 주장하는 건 공감하기 어려웠다"고 했다.

이어 "야당 정치 탄압이 있으면 그와 관련해 같이 싸우는 게 같은 동료로서 의무라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 당연히 왜 야당 탄압일까 하는지에 대한 입장을 당사자가 내놓아야 하는 건 분명하다. 그게 마녀사냥 이야기가 돼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했다. 앞서 전날(10일) 토론회에서 박 의원이 "정치 탄압에 대해서 같이 싸우기 위해서 (이 후보가) 잘 해명해 주고 근거자료를 낸다면 얼마든지 같이 싸울 수 있다"고 하자 이 의원은 "(마녀사냥에서) 마녀가 아닌 증거가 어디 있느냐, 마녀인 증거를 본인이 내셔야죠"라며 "그런 건 조심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unon89@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