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대통령실 ‘3불 1한’ 정면 반박…“이달 말께 사드 기지 정상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안보 주권, 결코 협의 대상 아냐”

사드 관련 중국 쪽 의도 파악 중


한겨레

주한미군이 2020년 5월29일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에서 사드 미사일로 추정되는 장비를 사드 기지에 옮기고 있다. 소성리 종합상황실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대통령실이 11일 경북 성주의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가 이달 말 정상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는 사드 임시 작전배치를 정식 작전배치로 바꾸는 것을 ‘기지 정상화’라고 부른다. 한국과 중국의 사드 관련 약속이라고 중국이 주장하는 ‘3불 1한’ 가운데 ‘1한’이 이미 배치된 사드의 운용을 제한한다는 뜻이라, ‘기지 정상화’는 이와 충돌할 수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드의 기지 정상화는 지금 진행 중이고, 빠른 속도로 (기지) 정상화되고 있다”며 “운용 측면에서 8월 말 정도면 거의 (기지) 정상화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과 중국 사이에 ‘3불 1한’ 논란이 불거진 다음날 한국 정부가 8월말이란 구체적인 정식 배치 일정을 처음으로 밝혀 눈길을 끌었다. ‘사드 기지 정상화’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다.

이 관계자는 중국의 ‘3불 1한’ 주장에 대해 “사드는 북한 핵·미사일로부터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자위적 방어 수단이며 안보 주권 사항”이라며 “결코 협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도 이날 사드 배치는 안보 주권에 해당하므로 중국이 반대한다고 사드 기지 ‘정상화 정책’을 바꾸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이날 서울 용산구 국방컨벤션에서 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지역 주민과 협의체 구성이 거의 마지막 단계인데 마무리되면 환경영향평가하고 이후 남은 과정을 진행해서 (사드 기지를) 정상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7년 4월 경북 성주에 배치된 사드는 현재 임시 배치된 상태다. 사드 정식 배치는 △컨테이너 등 임시 시설에서 생활하는 한국과 미국 장병들의 근무 여건 개선 △각종 물품과 자재의 기지 육로 반입 보장 △사드 기지 내 일부 미군 시설 용지 공여 절차 완료 등을 말한다. 이를 하려면 사드 기지 근처 주민 등이 참여한 환경영향평가협의회를 꾸려 환경영향평가법에 따라 일반환경영향평가를 거쳐야 한다. 주민들의 반대로 첫 단추격인 협의회를 못꾸려 일반환경영향평가를 진행못해 사드 임시 배치 상태에 머물고 있다. 정부가 사드 정식 배치를 위해 사드 기지 진입로를 막고 있는 주민들을 강제 해산할 경우 충돌도 예상된다.

전날 중국 외교부가 지난 9일 한-중 외교장관 회담 내용을 설명하다가 “한국 정부는 대외적으로 ‘3불(사드를 추가 배치하지 않고,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에 불참하며, 한·미·일 군사동맹을 맺지 않는다) 1한’의 정치적 ‘선서’를 정식으로 했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3불 1한’ 주장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중국 쪽 의도를 파악 중”이라며 “사드 3불 관련해서는 어떤 관련 자료가 있는지를 포함해 인수·인계받은 사안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중국이 이후 ‘선서’(대외적 공식 약속)를 ‘선시’(사람들에게 입장을 널리 표명)로 수정 게재한 사실을 전하며 “누누이 말씀드리지만 그런 의미에서 계승할 합의나 조약이 아니다. 윤석열 정부는 윤석열 정부의 입장이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는 이날 사드와 관련해 “양국이 이미 달성한 공통 인식과 양해를 견지하며 상호 정책의 안정성과 지속성을 유지하면서 계속해서 이 문제를 적절히 처리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중국 정부의 주장을 거듭 강조했다

한편, 이종섭 장관은 이날 ‘경북 성주 사드 기지 레이더로 중국까지 들여다본다’는 중국 쪽 주장에 대해서는 “사드 포대 레이더 위치가 중국을 향하면 바로 앞에 산이 있어서 차폐되므로 물리적으로 (중국을 겨냥해) 운용할 수 없는 위치”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사드 포대는 미국 방어를 위해서 역할을 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 오직 한반도 방어만 할 수 있는 위치”라며 “사드 레이더 위치는 중국에도 설명한 바 있다”고 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한겨레>기자들이 직접 보내는 뉴스레터를 받아보세요!
▶▶동물 사랑? 애니멀피플을 빼놓곤 말할 수 없죠▶▶주말에도 당신과 함께, 한겨레 S-레터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