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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연휴에도 비는 쉬지않는다… 15~16일 중부지방 ‘물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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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주말에도 최대 120㎜ 호우

좁고 긴 띠모양 새 정체전선 남하

17일 남부지방까지 장대비 예고

동작구 어제까지 1478㎜ 비 내려

서울 한해 평균 강수량 뛰어넘어

이번 주초 역대급 폭우가 내렸던 서울 등 수도권에 광복절 연휴 내내 많은 비가 내리겠다. 주말에도 최대 120㎜의 호우가 예고됐고 광복절 이후에는 중국과 북한 접경에서 만들어진 새로운 정체전선이 우리나라 쪽으로 내려오며 중부지방과 남부지방에 차례로 많은 비를 뿌리겠다. 특히 다음 주 내리는 비는 8일 서울을 강타했던 폭우 못지않게 강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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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전선 약화로 모처럼 햇살이 보인 12일 서울 여의도 63빌딩 내 '63아트'에서 바라본 서울의 파란 하늘아래 폭우로 황톳빛으로 변한 한강이 흐르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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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은 13일 오전 충청·전라권을 시작으로 이날 낮 전국 대부분 지역으로 비가 확대되겠다고 12일 예보했다. 중부지방과 경북권엔 14일까지 비가 이어지겠다. 예상 강수량은 13~14일 이틀간 수도권 120㎜, 충청권과 강원영서·경북북부 20~80㎜, 강원영동과 남부지방·제주 5~30㎜다. 곳에 따라 강수량 편차가 커 예보보다 더 많은 비가 내리는 지역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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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에 내리는 비는 북쪽 찬 공기와 남쪽 더운 공기가 충돌하며 생긴 기압골이 서해 상공에 머무르는 영향이 크다. 기압골이란 성질이 서로 다른 공기가 만나는 일종의 경계면이다. 기압골이 남쪽에 있는 북태평양고기압에서 축축한 공기를 끌어당기고, 그 여파로 형성된 비구름이 우리나라에 비를 뿌리는 것이다. 현재 기압골 끝 부분에 걸쳐져 있는 중부지방에선 덥고 습한 공기 때문에 대기불안정이 심해지는데 이 때문에 비가 내릴 때 강하게 퍼붓고 강수량도 많아진다.

광복절 이후에는 한층 강한 폭우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14~15일 중국과 북한 접경에서 형성된 정체전선이 남하하며 15~16일 중부지방, 17일 남부지방에 각각 많은 비를 뿌리겠다. 새 정체전선은 대기불안정 정도, 수증기 함유량, 동서로 길고 남북으로 폭이 좁은 모양까지 지난 8일 서울에 역대급 폭우 피해를 남긴 정체전선을 빼닮았다. 전선의 폭이 넓을수록 비구름 에너지가 분산되는데 폭이 좁은 만큼 많은 양의 비가 한꺼번에 쏟아지게 된다. 게다가 11일 베트남 하노이 부근에서 소멸한 제7호 태풍 ‘무란’이 남긴 수증기가 이 정체전선의 세력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세력이 한껏 강해진 상태에서 비구름을 맞는 중부지방에선 이번 주와 같은 수해 피해가 반복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다만 8일 서울에 내린 비의 경우 한반도 상공 대기 흐름이 원활하지 않아 정체전선이 중부지방 상공에 묶여 시간당 최고 141.5㎜의 비를 쏟아냈지만, 다음 주 찾아오는 정체전선은 남쪽으로 이동하며 굵은 비를 뿌릴 전망이다. 정체전선은 18일쯤 소멸해 이날 하루 전국이 잠시 소강 상태에 들겠으나, 19~20일 수도권과 강원영서에 다시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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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 연휴 앞두고 김포공항 인산인해 - 광복절 연휴를 앞두고 12일 김포공항 국내선 청사 3층 출발장이 여행객들로 꽉 차 있다.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10일까지 20일간 일평균 김포공항 이용객은 21만9092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3.3% 증가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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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기상이변에 가까운 폭우가 내리는 것은 위도에 따라 서쪽에서 동쪽으로 흘러야 하는 대기 상층 기류의 흐름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구 곳곳에서 대기 흐름이 막히는 이른바 ‘블로킹’이 발생하며 비가 한번 내릴 때 무섭게 쏟아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8일 서울의 비 피해를 키운 것도 일본 북쪽 오호츠크해 부근에서 발생한 블로킹 영향이 컸다. 기상청 관계자는 “우리나라 인근을 비롯해 동아시아 지역 기압계가 최근 상당히 혼란스럽게 진행됨에 따라 폭우와 폭염이 들쭉날쭉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8월 집중호우로 서울에는 이미 한 해 평균 강수량을 넘어서는 비가 내렸다. 서울 동작구에선 올 초부터 12일까지 총 1478㎜의 비가 내려 서울 한 해 평균 강수량(1417.9㎜)을 뛰어넘었다. 공식 관측소가 있는 종로구 송월동(1074.3㎜), 기상청이 있는 동작구 신대방동(1366.5㎜) 모두 8월이 채 끝나기도 전에 서울 여름철(6~8월) 평균 강수량(892.1㎜)을 넘어섰다.

[박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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