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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이준석 "자기 가족 당했다면" 윤핵관 직격…당원들에게는 사과(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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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원권 정지' 후 36일 만에 공식석상…강도 높은 표현들 쏟아내

당원들 언급하며 눈물…'윤핵관 희생양'에 尹포함되느냐 묻자 사실상 긍정

뉴스1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22.8.13/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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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조소영 한상희 이밝음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13일 "우리 당의 혼란스러운 상황으로 국민들과 당원들께 많은 심려를 끼쳐드린 것에 대해 책임있는 사람으로 진심을 다해 사과드린다"며 90도로 허리를 숙였다.

이 대표는 또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들과 끝까지 싸울 것"이라며 당 주류세력에 대해 결사항전 의지를 밝혔다. 그는 두세 차례 눈물을 흘렸고 "죽은 당에 표를 줄 국민은 없다"고도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2시 국회 소통관에서 당의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을 지적하는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가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달 8일 당 윤리위원회로부터 '당원권 정지 6개월' 중징계를 받은 이후 36일 만이다.

기자회견은 약 26분, 질의응답은 36분간 진행됐다. 이 대표는 내내 을씨년스럽다, 불태워야 한다는 등 강도 높은 표현들을 쏟아냈다.

이 대표는 사과로 회견을 시작했다. 그는 "국민들께 그리고 당원들에게 사과의 말씀을 드리겠다"며 "당원들이 자부심보다는 분노의 뜻을 표출하는 상황을 보면서 저 또한 많은 자책감을 느낀다. 그래서 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저는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앞으로 할 수 있는 역할을 모두 다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비대위 출범에 대해서 가처분 신청 하겠다고 하니 갑자기 선당후사 하라는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며 "이 선당후사라는 을씨년스러운 말은 사자성어라도 되는양 정치권에서 금과옥조처럼 받아들여지지만 사실 소설 삼국지연의에서 쓰인, 삼성가노보다도 훨씬 더 근본이 없는 용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래도 유래가 있는 용어인 선당정치라는 용어는 공교롭게도 김정은이 휴전선 이북에서 사용하는 신조"라고도 덧붙였다.

이 대표는 "저는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 국민의힘을 넘어서 이제 조직에 충성하는 국민의힘도 불태워버려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오로지 자유와 인권의 가치와 미래에 충실한 국민의힘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보수정당이 지금까지 가지고 왔던 민족주의적이고 전체주의적이고 계획경제를 숭상하는 파시스트적 세계관을 버려야 할 때라고 얘기하고 싶다"고 언급했다.

그는 당 비대위 체제 전환에 대해 "반민주적"이라며 "모든 과정은 절대반지에 눈이 돌아간 사람들의 의중에 따라 진행됐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당이 한 사람을 몰아내기 위해 몇 달 동안 위인설법을 통해 당헌·당규까지 누더기로 만드는 과정은 전혀 공정하지 않았다"며 "그 과정은 검수완박을 한다고 모든 무리수를 다 동원하던 민주당의 모습과 데칼코마니가 되어버렸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해 "대통령께서 원내대표에게 보낸 어떤 메시지가 국민의 손가락질을 받는다면 그것은 당의 위기가 아니라 대통령의 지도력의 위기"라고도 직격했다.

그는 또 권성동·이철규·장제원·정진석 의원 등을 직접 거론하며 "윤핵관들(권성동·이철규·장제원)과 윤핵관 호소인들(정진석·김정재·박수영)은 윤석열 정부가 총선승리를 하는 데에 일조하기 위해 모두 서울 강북지역 또는 수도권 열세지역 출마를 선언하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호가호위한다고 지목받는 윤핵관과 호소인들이 각자의 장원을 버리고 열세 지역구에 출마할 것을 선언한다면 어쩌면 저는 윤핵관과 같은 방향을 향해 뛸 수 있을지도 모른다"면서도 "윤핵관과 그 호소인들은 그런 선택을 할 리가 만무한 사람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그들과 끝까지 싸울 것이고 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방식으로 가려고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향후 행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대표는 "다음 주부터 더 많은 당원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공개하겠다"면서 "지방선거가 끝나고 당에서 프로그래머를 고용해 추진하려고 하던 온라인상 당원 소통공간, 제가 직접 키보드를 잡고 프로그래머로 뛰어서 만들어 내겠다"고 밝혔다. 또 당의 혁신방향에 관한 책도 탈고를 앞두고 있다며 조만간 출간할 계획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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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8.13/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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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끝으로 "가처분 신청의 결과가 어떻게 나오더라도 당의 혼란이 가중될 것이라고 말하는 분들에게 되묻고 마치겠다. 그걸 알면 어쩌자고 이런 큰 일을 벌이고 후폭풍이 없을 것이라 생각했냐"며 "익명으로 지르는 문화에 익숙해져서 사고는 내가 쳐도 책임은 내가 지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저지른 일이냐 아니면 사퇴하고 다시 표결에 참여하는 후안무치한 모습을 보여도 2년이 지나면 선거 때 국민들이 잊을 것이라 생각하는 오만함이냐"고 했다.

이어 "저는 이번에 노출된 당의 민낯, 적어도 그 민낯에는 그분들의 부끄러움이 함께 했으면 좋겠다"며 "다시 한번 우리 당의 혼란스러운 상황으로 우리 국민들과 당원들께 많은 심려를 끼쳐드린 것에 대해 책임있는 사람으로서 진심을 다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 도중 "사상 처음 정당이라는 것에 가입했다면서 당원 가입 캡처 화면을 보내온 그 수많은 젊은 세대들에게 마약 같은 행복함에 잠시 빠졌고, 전라도에서 보수정당에 기대를 가지고 민원을 가져오는 도서벽지 주민들의 절박한 표정을 보면서 진통제를 맞은 듯 새벽 기차를 타고 심야 고속버스를 탔다"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목이 멘 듯 잠시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그는 기자회견 후 질의응답에서 눈물의 의미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분노의 의미가 가장 큰 것 같다"고 답했다. 이 대표는 "한 달 남짓한 사이에 지방 당원을 만난 것밖에 없고 조용히 책을 쓰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자기들끼리 북치고 장구치더니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이런 상황을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비대위 출범에 대한 가처분 신청이 기각될 경우에 대해서는 "그렇다면 굉장히 안타까운 일"이라며 "이런 일을 왜 만들었는지에 대한 통렬한 반성이 있었으면 좋겠다. 기각이 된다고 해도 달라질 건 없고 결국 윤핵관이라고 하는 사람들은 정당을 운영할 능력도, 국가를 운영할 능력도 없기 때문에 그들만의 희생양을 찾아서 또다시 나설 것이고 선거가 임박할수록 희생양의 범주를 넓혀 어쩌면 떠받들었던 사람들까지 희생양으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유승민 전 의원과의 신당 창당에 있어서는 유 전 의원과 자신이 어느 정도 지지세가 있다고 판단한다면서 "윤핵관과 윤핵관 호소인들의 표를 다 합치면 (지지율) 10%도 채 안 되는 결과도 나오는 듯한데 민심과 당심이 없는 상태에서 그들이 한 많은 만행들은 결국에는 역풍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당 전당대회가 열리면 출마할 의향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원래 내년 6월에 열리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12월쯤 후보 공고를 내 절묘하게 이준석이 참여하기 어려운 시점에 전대를 치르는 방법으로 국민을 현혹시킬 가능성이 있다"며 "그럴 바에야 빨리 치러버리시라"고도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당의 이런 처신을 보면서 가장 웃고 있을 건 이재명 후보(더불어민주당)가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과 만날 계획에 대해서는 "주 대표(비대위원장)께서 제게 하실 말씀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듣지 않는 것이, 저도 어떤 말씀을 드리지 않는 편이 주 대표께도 제게도 낫겠다고 판단한다"며 "이 사태에 있어 주 대표는 어떤 책임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 적어도 우리 당내에서는 주 대표가 가지고 있는 곤란한 상황에 대해 등을 떠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당 지지율이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에 대해선 "양비론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이번 사태는 명백하게 윤핵관이 일으켰다"고 했다. 이어 "정말 비열한 논리이지만 윤핵관 중 어느 누구도 자기 가족이 비슷한 일을 당했다고 한다면 '선당후사 해'라는 소리는 안 하고 있을 것이다. 자기 가족이 당이 아니라 회사에서 이런 일을 당했다면 뒤짚어 엎어놨을 분들"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권성동 원내대표에 대해서는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개인 책임 하에 하는 선택이다. 그런데 적어도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던 건 원내대표를 하면서 (당대표) 직무대행을 그만 두겠다는 건 이치에도 맞지 않고 당이 희화화될 수 있는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그 부분은 명확하게 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윤핵관의 희생양'에 윤 대통령도 있느냐는 물음에는 "머릿속에 삼성가노라는 단어가 떠오르긴 하는데 그 이상 해석은 안 하겠다"며 사실상 긍정했다. '삼성가노'(三姓家奴)는 삼국지에 나오는 인물인 여포가 여러 명의 양아버지를 모셨다는 것을 비하하기 위해 장비가 썼던 멸칭으로 직역하면 '성 셋 가진 종놈'이라는 뜻이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과 자신의 관계가 상당 부분 오해가 있다고 본다면서도 윤 대통령과의 만남에 있어서는 "만날 이유가 없다"고 했다.

cho1175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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