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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일문일답] 이준석 "윤핵관 도려내야…이재명 수사에 지지율 올라? 해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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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소통관서 기자회견 갖고 질의응답

"자기들끼리 북치고 장구치더니만 비상사태 선언"

뉴스1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위해 단상에 오르고 있다. 2022.8.13/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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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조소영 이밝음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13일 윤석열 정부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들을 도려내고 전격적인 인적쇄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후 질의응답에서 "우리가 공약했던 것들을 다시 한번 지키겠다는 의지를 천명할 때 대한민국이 잘 될 것인지 아니면 이준석이 산사에 들어가 조용히 닥치고 있는 게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될지는 너무 명확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준석만 쫓아내면 지지율이 오를 것이라고 했는데 안 오르지 않나. 이제 이재명을 수사하면 지지율이 오를 거다? 해보라"며 "해야 할 일을 빼놓고 다 해봤자 변화가 오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보고 계신 국민들이 있다면 다 알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음은 이 대표와 취재진 간 일문일답.

-오늘 기자회견 중 보인 눈물의 의미는.
▶말씀드린 내용에 다 들어있다고 생각한다. 결국에는 분노의 의미가 가장 큰 것 같다. 한 달 남짓한 사이에, 나는 지방을 돌면서 당원을 만난 것밖에 없고 조용히 책을 쓰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자기들끼리 북치고 장구치더니만 결국에는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이런 상황을 만들었다.

-법원에서 가처분 신청이 기각된다면 어떤 행보에 나설 예정인가.
▶기각된다면 굉장히 안타까운 일이다. 당에서 무슨 김앤장 출신 변호사까지 수임을 맡겨서 대응에 나섰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당에서도 어려운 법리적 다툼을 예상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이런 일을 왜 만들었는지에 대해 통렬한 반성이 있었으면 좋겠다.

기각되어도 달라질 건 없다. 결국에 윤핵관이라고 하는 사람들은 정당을 경영할 능력도 국가경영 능력도 없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들만의 희생양을 찾아 또다시 나설 것이다. 윤핵관들은 선거가 임박하면 할수록 그 희생양의 범주를 넓혀서 어쩌면 본인들이 떠받들었던 사람까지 희생양으로 삼을지도 모른다.

-가처분 심문 예정인 17일 이후 경찰 조사가 남아있다. 최근 경찰 인사가 단행되면서 이 대표 사건에 대한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는데.
▶최근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이 제 사건을 콕 집어서 압수수색부터 해서 여러 얘기를 언급했다는 얘기도 들리고 적극적으로 수사하지 않았다는 불만을 표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김 청장은 기자간담회하면서 뜬금없이 제 뇌물죄 혐의를 들여다보고 있다고도 했는데 저는 한 번도 국가에서 돈을 받아본 적이 없다.

뭘 바라보고 수사하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고 저는 경찰의 수사 방향, 이런 걸 우려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경찰국 신설부터 불거진 경찰과 정권의 다소간 긴장 관계 속에서 저에 대해 신속히 이뤄졌어야 할 수사가 오히려 신속하게 이뤄지지 않은 것에 대해 국민들이 정치적 함의를 발견하지 않게 되길 기대한다.

-희생양에 윤 대통령이 들어가나.
▶(웃음) 머릿속에 '삼성가노'(三姓家奴·성 셋 가진 종놈)라는 단어가 떠오르기는 하는데 그 이상 해석하진 않겠다.

-기자회견에서 말한 리더십의 위기에 윤 대통령의 리더십 위기도 포함되나.
▶직선제 대통령이라 하는 것은 상당한 권위를 가지기 때문에 정당 지지율과 대통령 지지율 관계 속에서 오히려 대통령 지지율이 정당 지지율을 견인하는 상황이 보통 많이 나온다. 그런데 7월 초를 기점으로 해서 정당 지지율보다 국정운영 지지도가 낮다고 한다면 그것은 리더십의 위기 왔다는 것을 해석적으로도 볼 수 있는 것이다. 개인적 판단보다도 지표상 함의가 명확하다고 본다.

-유승민 전 의원과의 연대나 신당 창당에 대해서는.
▶다른 여론조사 보면 유승민 의원도 상당한 지지세를 확보하고 있는 것 같고 나도 외람되지만 이런 집단린치 상황 속에서도 제게 기대 갖고 계신 당원, 국민이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 오히려 윤핵관과 윤핵관 호소인들의 표를 다 합치면 10%도 채 안 되는 결과도 종종 나오는 것 같은데 저는 민심, 당심 없는 상태에서 그들의 만행들이 결국 역풍으로 돌아올 것이라 생각한다.

지난주쯤인가 윤핵관이라는 말은 이준석이 만들어낸 말이니 제발 쓰지 말아달라고 했는데, 그전까지 자기를 정권 실세라고 불러주겠다고 했으니 얼마나 자랑스러웠겠나. 도망가는 모습을 보니 (2016년) '진실한 사람들'이 겪었던 운명과 비슷한 운명을 겪게 되지 않을까 하는 당연한 예측을 해본다.

-기자회견에서 '그XX, 이XX' 했다는 사람이 윤 대통령이냐.
▶선거과정 중에서 언론인들에게 아주 빈번하게 들었던 이야기고 언론인들도 이미 알고 있었던 이야기다. 제가 얘기할 수 있었던 건 실제로 그 자리에 배석했던 한 의원이 제게 얘길해줬다. 이미 선거 때 전해들을 때부터 맘 아려왔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선당후사란 바로 그런 것이었다.

-이준석의 정치적 신념은 어떤 것인가.
▶정치적으로, 사회적으로 많은 국민들이 자유를 누리기를 바란다. 하고 싶은 말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분위기, 그런 말을 했을 때 책 잡히지 않아서 의기소침하지 않을 수 있는, 그런 기본적인 권리들을 원한다. 우리 당은 결코 자유주의적이고 개방된 정당으로 아직까지 도달하지 못했다는 것을 오늘 체감한다.

지금도 우리 당에는 많은 모순이 있다. 한쪽으로는 자유를 얘기하면서 한쪽으로는 전 세계적으로 계획경제의 대명사였던 박정희 대통령 시절 경제정책을 다시 얘기하는 분들도 있고 다른 한쪽으로는 북송된 분들의 안전과 자유, 인권을 얘기하면서 한쪽에서는 선당후사와 같은 북한에서만 쓰는 용어를 쓰는 상황이다. 정동영씨가 그런 표현을 쓰는 건 왜 그랬는지 알겠다. 그러나 지금 상황에서 왜 우리 당이 선당후사 표현을 차용해야 하는지 전혀 이해가 가지 않아서 이런 모순을 해결하길 바란다.

-윤핵관 호소인이라는 말에 담긴 의미는.
▶윤핵관이라고 하는 분들과 호소인이라고 하는 것에 특별히 의미, 차이는 없을 것이라고 본다. 누가 좀 더 실질적인 행동을 했느냐의 문제이지 다들 가고싶은 방향 비슷해보인다. 제가 새로운 이름들을 (회견 때) 공개한 것은 아닐 것이라 생각한다. 오피셜(공식적)하게 나왔다는 것 뿐이지 국민들도 다 알고 계실 것이다.

-윤핵관들의 행동이 윤 대통령의 의중과 다르게 여겨졌다고 보나.
▶이제는 제가 어떤 얘기를 한다고 하더라도 국민들이 믿지 않을 것이다. 대선 때 저는 그게 아니라고 줄창 이야기했고 지방선거 때도 그게 아니길 바란다, 그게 사실이라면 당 걱정이 아니라 나라 걱정을 해야 한다고 얘기했다. 내가 여러 말 보태지 않아도 지난번 노출됐던 (권성동 원내대표와의 텔레그램) 메시지는 많은 함의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대통령을 만나 '북한방송 개방'에 대해 말했다는데 그 시점은 언제인가.
▶대통령실 입장에 따르면 6월12일에 대통령을 만난 적이 없다. 대통령실은 그렇다니까 저도 별 말을 붙이지 않겠다. 하지만 저는 그와 상반되게 제 기억으로는 대통령께 독대를 통해 그런 내용을 전달한 적이 있다.

-대통령이 뭐라고 말했나.
▶그런 것까지 제가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다.

-내년에 전당대회가 열리면 출마할 의향이 있나.
▶원래 내년 6월에 전당대회가 열려야 한다고 알고 있다. 그런데 지금 국민의힘에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의 수준이라면 아마 한 12월쯤 후보 공고를 내서 절묘하게 이준석의 참여가 어려운 시점에 전당대회를 치르는 방법으로 국민을 현혹할 가능성이 있다. 그럴바에야 빨리 치러버리시라. 만약 가처분이 기각된다고 하면 빨리 치러버리시라.

이번 비대위 전환 과정을 보면서 졸속입법 등에 대항하는 당 메시지 약화를 우려한다. 우리 당에서부터 당헌·당규를 개정하면서 위인설법하고 어떻게든 목적을 세우면 그 목표나 지력을 적극 수호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민주당이 이재명 후보가 당대표가 돼 이 후보를 지키기 위해 위인설법하고 이 후보가 내리는 지령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고 해서 비판 방법이 있겠냐. 이런 당의 이런 처신을 보면서 아마 가장 웃고 있을 것은 이재명이 아닐까 생각한다.

-윤핵관들이 왜 이준석이 물러나야 한다고 생각하나.
▶당대표를 하면서 조직적 저항에 몇 번 부딪힌 적이 있다. 가장 큰 저항은 아마 PPAT(공직후보자 기초자격평가)였을 것이다. 윤핵관 호소인 중 일부가 비례대표 점수 미달자들에 대한 공천을 시도하려다가 저와 크게 다툰 적이 있다. 실제 그 공천들은 이뤄지지 못했다. 번역하면 자기를 위해 오랫동안 가방 들고 했던 사람들에게 자리를 나눠줘야 되는데, 그걸 막아세운 게 (바깥에서는) 뭐 그리 대단한 일인가 싶겠지만 그들에게는 부도 위기였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오늘 윤 대통령에 대한 언급이 셌던 것 같은데 윤 대통령과의 관계설정은.
▶몇 가지 사실관계에 대해 이야기 한 것밖에 없다. 대통령실에서는 나를 대통령이 만난 적이 없다고 했고 나는 대통령께 독대를 통해 정책을 진언드린 바 있다고 했다. 그렇게 이야기해서 제게 어떤 모욕을 안겨주려고 했는데 저는 사실관계를 밝히는 게 뭐가 문제겠냐. 그때 누가 이렇게 말했다. '대통령도 사람이다.' 아무도 대통령이 사람이 아니라고 안 했다. 그럼 거기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반문해야 한다. 대통령만 사람이냐. 저도 제가 할 말을 하겠다, 사실관계에 대해서는.

-양두구육(羊頭狗肉)의 개고기가 윤 대통령인지, 윤핵관인지.
▶개고기는 상품이다. 개고기를 파는 상인이 아니라. 개고기라는 것은 우리가 걸었던 많은 가치들이 최근 조정되고 수포로 돌아가는 양태를 이야기한 것이다. 지난번 제가 양두구육을 이야기하니까 이철규 의원이 '어떻게 나를 개에 비유하느냐' 발끈한 적이 있는데 사자성어 정확히 공부하면 이 의원은 개가 아니다. 개고기는 사람에 해당하는 게 아니다. 저도 양머리가 아니고.

-주호영 비대위원장과 접촉하거나 만날 계획이 있나.
▶주 대표(비대위원장)에 대해 개인적으로 굉장히 인품이 훌륭한 분으로 항상 주변에 이야기하고 무엇보다 주 대표를 예를 갖춰 대우한다. 주 대표가 제게 할 말이 있다고 해도 저는 그걸 듣지 않는 것이, 그리고 저도 어떤 말씀을 드리지 않는 것이 주 대표에게도 제게도 낫겠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이 사태에 있어 주 대표는 어떤 책임도 없다. 주 대표가 저에 대해 험담한 것도 아니고 문자를 노출시킨 것도 아니다. 그런데 제가 주 대표와 어떤 얘길 나눠야 할까. 앞으로 적어도 우리 당내에서는 주 대표에게, 주 대표가 갖고 계실 곤란한 상황에 대해 등 떠밀듯이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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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이 대표는 당 중앙윤리위원회로부터 당원권 정지 6개월 중징계를 받은 이후 36일만인 이날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2022.8.13/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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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처럼 표현하면 당 지지율 급락 상황이 계속 이어지지 않나.
▶양비론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명백하게 이번 사태는 윤핵관이 일으켰다. 저는 지방을 돌면서 당원들을 만나고 있었고 거기서 제가 최소한의 할 얘길했다고 해서 쌍방논란으로 가져가는 것은 옳지 못하다. 정말 비열한 논리이지만 지금 윤핵관 어느 누구도 자기 가족이 비슷한 일을 당했다고 하면 '선당후사 해'라는 소리를 안 하고 있을 것이다. 자기 가족이 당이 아니라 회사에서 이런 일을 당했다면 뒤집어 엎어놨을 분들이다.

-직접 대통령을 향해 표명할 말이 있나.
▶윤석열 정부가 성공하기를 바란다는 상투적인 표현보다는 대한민국이 잘됐으면 좋겠다. 지난해 12월과 1월에 김종인, 이준석이 선대위를 헤집어놓지 않았으면 윤석열 정부가 탄생했겠나. 그때 정치 생명 걸고 다투는 과정 없었다면 윤석열 정부가 출범도 안 했을 것이라 보는 게 젊은 세대 관점일 것이고 그저 뗑깡 부리는 당대표 정도로 이해하는 분들, 조용하면 다 잘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은 '이준석 때문에 표차가 적게 났다'고 주장하는, 유튜브를 많이 보시는 분들이 아닐까 생각한다.

지금 시점에서 대한민국 국민들께 여쭙고 싶은 건 이대로 윤석열 정부가 갔을 때 대한민국이 성공할 수 있을지, 아니면 윤핵관들을 도려내고 정말 전격적인 인적쇄신을 하고 대선 때 우리가 공약했던 것들, 다시 한번 지키겠다는 의지를 천명할 때 대한민국이 잘 될 것인지, 아니면 이준석이 산사를 들어가 조용히 닥치고 있는 게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될지는 너무 명확하다.

이준석만 쫓아내면 지지율 오를 것이라고 했는데 안 오르지 않나. 이제 이재명 수사하면 지지율 오를거다? 해보라. 해야 할 일을 빼놓고 다 해봤자 변화가 오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보고 계신 국민들이 있다면 다 알 것이다. 이준석이 사라지는 게 대한민국을 위해 중요한지 국정기조가 바뀌고 문제되는 인사들이 사라지는 게 중요한지 여론조사를 하면 '8 대 2'가 나올 것이다.

-권성동 원내대표가 사퇴하면서 책임을 지어야 한다고 보시나.
▶저는 권 원내대표가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그건 개인 책임 하에 하는 선택이다. 그러나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던 건 원내대표는 하면서 직무대행(당대표)은 그만두겠다는 표현은 이치에도 맞지 않고 당이 희화화될 수있는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그 부분은 명확히 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당의 상황을 사고로 규정한 다음에 3주쯤 있다가 권 원내대표 본인이 주도해 의원총회를 열어 비상상황을 주도했는데 그 논리적 개연성은 언젠가는 설명해야 한다고 본다. 많은 분들이 기억하겠지만 3주간 특기할 사건은 텔레그램 노출밖에 없었다. 그 부분에 대해 아직까지도 저는 이해를 하지 못 한다.

-인적쇄신을 강조했는데 윤핵관과 윤핵관 호소인도 포함되고 대통령실까지 포함되나.
▶윤핵관과 호소인들의 불출마까진 바라지 않겠지만 우세 지역구에서 나와서 수도권으로 와야 한다. 수도권에 와서 적어도 그들에 대한 평가가 어떤지 스스로 부딪쳐보고 수도권 사람들이 고민하는 지점이 어딨는지, 부산에서 부산 사람들하고만 대화하는 게 아니라 서울 사는 부산 사람, 대구 사람, 광주 사람, 전주 사람, 청주 사람, 충주 사람 다 만나보고 결국 그들이 생각하는바 다 국정에 담아낼 수 있어야 진정한 윤핵관이 될 수 있다. 지금은 아무리봐도 국정을 담임할 정도의 핵심 관계자가 되기에는 그들의 귀가 한쪽 목소리만 듣고 그들의 입은 그들의 얘기만 하고 있다.

대통령을 평가해달라는 말에 다소 우회적으로 얘기한 이유는 대통령과 제 문제는 상당 부분 오해에서 기인됐다는 생각이 있어서다. 오해라고 하면 중간에 전달하고 상황을 전파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자신의 사심 가득한 행동을 했기 때문에 벌어진 사태라는 걸 저는 알고 있다.

대통령과 저와의 사이에서 오가는 내용들이 외부로 유출되는 경우가 있었고, 많았다. 1년 동안 얼마나 많은 실험을 했는지 모른다. 때로는 제 비서진들까지 속여가면서 실험해본 적도 있다. 가장 가까웠던 실험은 대통령께서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순방 출국을 했을 때 대통령께서 귀국하는 일정에 제가 환영인사를 나가겠다고 했는데 거기로 가는 택시 안에서 언론 취재 전화를 여러 통 받았다.

결론은 대통령과 저 사이에서 많은 정보 왜곡을 전달하는 사람이 있고, 이간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대통령께 그런 정도의 오해에 따른 간극 정도의 인식을 갖고 있었고 다만 이번 텔레그램 유출 사태는 그랬기 때문에 저에게는 다소 특이한 경험이었다.

-텔레그램 문자가 왜 특이한 경험이었나.
▶우선 저는 '체리따봉'을 받아본 적이 없다. 단 한 번도 받은 적이 없다. 제가 바라던 많은 국민들도 표를 던지면서 상상했던 대통령의 모습이 겹쳐지는 내용은 아니었을 것이다. 저는 도어스테핑을 하면서 대통령이 하셨던 말씀들이 다 진실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윤석열) 대통령이기 때문에 굉장히 당의 혼란 속에서도 절제된 표현과 절제된 입장을 계속 보이셨구나, 라는 인식을 가졌는데 아무리 사적인 텔레그램이라고 해도 이면에는 좀 다른 생각들이 있으셨구나, 생각을 하게 돼서 특이하게 생각했다.

-윤 대통령이 만나자고 하면 만날 의향이 있나. 혹은 먼저라도 오해를 풀자고 제안할 생각이 있나.
▶답할 이유가 없다. (웃음) 답할 이유 없을뿐더러 글쎄. 대통령을 만날 이유가 없다. 대통령을 만날 이유가 없을뿐더러 대통령과 풀 것이 없다. 예전에 대통령실에서 텔레그램에 대해 이 대표가 오해하지 말길 바란다고 해서 정확하게 말했다. '오해하지 않고 정확하게 알아들었으니 오해했다고 오해하지 말라'고.

대통령실에서 무슨 의도를 가지고 있고 어떤 생각인지 명확하게 알았기 때문에 자질구레한 사안에 대해 서로 의견을 나눌 생각은 없다. 제가 진언이라 해야 할까, 국민으로서 자유로운 제안이라고 해야 할까, 어떤 경로든 (의견 전달을) 하겠지만 받아들일지는 철저하게 대통령의 생각이다. 그 책임도 오롯이 대통령실과 대통령에게 귀속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권한이 있는 곳에 책임도 있는 것이고 이미 텔레그램 문자 (사태) 이후 제 권한을 상실했다. 저에게는 책임이 없다.

-오늘 윤 대통령과 윤핵관에게 할 말을 다 했다고 보면 되겠나.
▶(웃음) 네? (마스크 쓰며) 책을 왜 쓰겠습니까, 제가.

cho1175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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