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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유희동 기상청장 "141㎜ 집중호우, 기후변화 아니고는 설명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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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후 첫 인터뷰…"평균범위 밖 현상 너무 자주 나타나"

"4개조 교대근무 예보관들 워라밸 없는 삶…증원 절실"

연합뉴스

인터뷰하는 유희동 기상청장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유희동 기상청장이 서울 동작구 기상청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2.8.14 mjkang@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유희동 기상청장은 중부지방을 강타한 기록적인 이번 집중호우와 관련해 "기후변화 아니고서는 설명할 수 없다"라는 평가를 내렸다.

유 청장은 14일 연합뉴스와 가진 취임 후 첫 인터뷰에서 지난 8일 밤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에 1시간 동안 141.5㎜ 비가 온 것을 언급하면서 이같이 설명했다.

'1시간 141.5㎜'는 비공식이지만 서울 1시간 강수량 역대 최고치다. 8일 하루 동안 신대방동에 내린 일 강수량 역시 381.5mm로 1907년 우리나라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래 115년만에 가장 많은 양으로도 기록됐다.

기상청 기후과학국장, 기상서비스진흥국장, 관측기반국장, 예보국장, 차장 등을 거쳐 지난 6월 청장에 취임한 그는 30여년간 기상청에 재직했지만 근래 나타나는 이례적인 기상 현상은 매우 주목된다고 말했다.

유 청장은 이번에 중부지방에 집중호우가 내리는 동안 남부지방과 제주에는 비가 내리지 않고 폭염이 이어진 것, 2018년 역대급으로 강했던 태풍 솔릭이 제주 남쪽부터 북상하다가 남해에서 하루 동안 움직이지 않는 등 경로가 이례적이었던 것 등도 기후변화가 아니고는 설명할 수 없는 사례로 짚었다.

유 청장은 "평균치에서 벗어나는 값이 (자연적으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그런 극값도 어느 정도 범위 내에 있어야 하는데 이를 벗어나는 현상이 너무 자주 나타난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점에서 기후위기라는 말이 맞는다고 생각한다"라면서 "우리보다 다음 세대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을 맞이해야 할 수 있다는 두려움 같은 걸 느꼈으면 한다"라고 강조했다.

유 청장은 우리나라의 예보 기술력을 평가해 달라는 질문에 "세계 최고라는 영국 기상청 통합모델(UM)의 99.2%까지 올라왔다. 한국형 수치예보모델(KIM)이 재작년 4월 현업에 투입되고서 1년만의 성과"라고 답했다.

다만 여전히 국민 눈높이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면서 기후변화로 예보가 이전보다 훨씬 어려워졌다고도 말했다.

그는 기상청 숙원인 예보관 증원에 대해서는 "절체절명의 위기감이 들어 (예보관을) 보충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 청장은 "국가태풍센터 예보관들이 4교대로 근무하는데 인원이 4명이다. 태풍이 올라오면 감시, 분석, 예보를 1명 혼자서 다 하는 것"이라며 "기상예보는 24시간이어서 지금 예보관들은 사실상 '워라밸'이 없다. 예보관들이 자부심을 품고 일하지만 자부심만으로 일할 수 있는 세상은 오래전에 지났다"고 말했다.

유 청장은 "(예보관을 늘리지 않으면) 현 체계를 유지할 수 없다"라면서 "예보관 빈 자리가 생기면 예보국장과 예보정책과장이 사정해서 사람을 데려오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그는 "현재 예보관들이 4개조 교대근무에 1개조를 더해 1년에 3개월은 교대근무를 하지 않고 다른 직원들처럼 오전 9시에 출근에 오후 6시에 퇴근하면서 가족도 챙기고 자신이 냈던 과거 예보도 돌아볼 수 있는 체계를 만들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예보관 근무조 1개를 더 만들려면 전국적으로 33명이 필요하다고 한다.

유 청장은 또 기상청은 재해·재난 예방 예보에 집중하고 다른 세세한 예보 서비스는 민간 사업자들이 제공하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면서 "롤모델이 될 사업자를 3∼4개 만들어내려고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

jylee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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