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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소비자물가·기대 인플레이션 발표 이후 ‘자이언트스텝’ 고민 깊어진 美 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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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뒤 기대 인플레 0.1%포인트↑

소비자물가지수 상승폭 둔화

헤럴드경제

[]123R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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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미국 미시간대의 8월 인플레이션 기대 전망치가 단기로는 하락했지만 장기로는 증가했다. 이미 발표된 소비자물가 상승폭은 둔화돼 인플레이션 정점론이 나온다. 이에 따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자인언트스텝(한번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의 고민의 더 깊어질 전망이다.

12일(현지 시간) 미시간대의 발표에 따르면 1년 뒤 인플레이션 예상치가 8월에 5.0%로 전달(5.2%)보다 0.2%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5년 뒤 인플레 수치는 같은 기간 2.9%에서 3.0%로 0.1%포인트 올랐다.

미시간대 인플레 기대 조사는 연준이 중시하는 자료 가운데 하나로 지난 6월 갑작스러운 0.75%포인트 금리인상의 근거가 된 바 있다.

당시 1년 뒤 인플레 기대는 5.3%로 5월과 변화가 없었지만 5년 후 인플레 기대가 3.3%(뒤에 3.1%로 수정)로 0.3%포인트나 뛰었다. 지난 달에는 5년 인플레 기대가 3.1%에서 2.9%로 내려왔지만 연준은 0.75%포인트의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윤소정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에 발표된 수치는 8월 잠정치로, 월말의 최종치와는 통상 큰 차이를 보인다. 다만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은 기대 인플레이션 잠정치를 의사 결정에 반영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8월 기대 인플레이션이 전월 확정치인 2.9%보다 상승함에 따라 9월 75b(1bp는 0.01%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단기물 중심의 금리 상승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편 앞서 발표된 미국의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큰 폭으로 둔화해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은 게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온다.

미 노동부는 10일(현지시간)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보다 8.5% 올랐다고 밝혔다. 지난 1981년 11월 이후 최대폭이었던 전월(9.1%)보다 상승폭이 크게 둔화한 것이다.

전월 대비로는 변동이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 급등세가 거의 멈췄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5.9%, 전월보다 0.3% 각각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6월과 동일하고 전월 대비 상승률은 6월(0.7%)보다 크게 낮아졌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급등하던 유가가 안정세로 돌아선 것이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을 낮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지난달 에너지 물가가 전월보다 4.6% 하락한 가운데 이 중 휘발유 물가는 7.7%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휘발유 물가 하락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초기인 2020년 4월 이후 가장 컸다. 다만 전년 동월 대비로는 에너지(32.9%)와 휘발유(44%) 모두 여전히 큰 폭으로 급등했다.

유가 완화에 힘입어 지난 6월 폭등했던 항공권 가격도 7월에는 7.8% 급락했다.

다만, 식료품과 주거 비용은 오름세를 유지했다.

식료품 물가는 전월보다 1.1% 올라 7개월 연속 0.9% 이상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전년 동월 대비로는 10.9% 올라 1979년 5월 이후 최대폭 상승했다.

주거 비용도 전월보다 0.5%, 전년 동월보다 5.7% 각각 올라 전체 근원 CPI 상승분의 40%를 차지했다.

이날 발표로 연준의 금리인상 부담이 줄어들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인플레이션 억제에 최우선순위를 두고 2연속 자이언트스텝을 밟은 연준은 강한 노동시장 등을 근거로 가을에도 비슷한 수준의 금리인상을 시사했으나, 7월 물가상승률 둔화에 힘입어 이러한 경로를 수정할 가능성이 생겼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이 꺾였다고 속단하기는 이르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지정학적 위기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유가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고, 근로자 임금과 집값 등이 여전히 인플레이션 압력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소비자물가지수와 향후 기대 인플레이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연준이 금리 변동 여부와 변동폭을 결정하는데 이처럼 지수별 방향성이 엇갈리면서 자인언트스텝 여부도 불확실성이 커질 전망이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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