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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지구 떠나라” “먼저 온 미래” 이준석 62분 ‘분노의 회견’, 갈라진 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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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3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에 대한 가처분 신청 등과 관련해 직접 입장을 밝히던 중 눈물을 닦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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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 그 측근들을 비판하는 '분노의 기자회견'을 한 가운데,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움직임을 놓고 두 진영으로 쩍 갈라진 분위기다.

나경원 전 의원은 14일 페이스북에서 "이 대표의 전날 기자회견은 지나쳐도 많이 지나쳤다"며 "대선 내내 소위 '내부총질'을 하는 모습, 지방선거 직전 일부 조직위원장을 사실상 교체하며 사당화를 꾀하는 모습을 보고 이 대표는 청년 정치인이 아니라 노회한 정치꾼의 길을 가고 있음을 확신했다"고 했다.

이어 "이 대표에게 멈추라고 말한다"며 "영민한 머리, 현란한 논리와 말솜씨를 바르게 쓴다면 큰 정치인이 될 수 있을텐데 하는 작은 기대도 이제는 접어야 할 것 같다"며 "더 이상 국정동력을 떨어뜨려 대한민국 정상화를 방해하지 말 것을 권유한다. 더 이상 눈물팔이로 본인의 정치 사법적 위기를 극복하려고 하지 말고, 여권에 분란을 만들지 말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에게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으로 지목된 이철규 의원은 전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이 대표가 누구를 어디 가라 뭐 하라 하는가. 누가 이 대표에게 그런 권한을 줬는가"라며 "무소속으로 심판받아 국회의원이 된 나에게 어디로 가라는 것인가"라고 했다.

이 대표가 과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통령이 되면 '지구를 떠야지'라고 발언한 것을 놓고 "본인이 윤석열 대통령이 되면 지구를 떠나겠다는 말도 서슴지 않았는데, 본인이 그런 자세를 보이면 내가 우리 당의 험지라고 하는 호남 출마도 마다하지 않고 고려하겠다고 이야기했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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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3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에 대한 가처분 신청 등과 관련해 직접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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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안에선 이 대표를 옹호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병욱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 대표가)권위주의적 권력구조에 기생하는 여의도의 기성 정치권을 정밀 폭격했다. 여의도 정치를 사람도 조직도 아닌 자유, 민주주의, 인권 등 가치에 충성하는 정치로 탈바꿈시켜야 한다는 절규가 국민에게 큰 울림으로 전달될 것"이라며 "이 대표는 여의도에 먼저 온 미래"라고 했다.

김웅 의원도 "그럼에도 우리는 전진할 것"이라며 "자랑스럽고 짠한 국민의힘 우리 대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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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3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에 대한 가처분 신청 등과 관련해 직접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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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 대표는 전날 당 윤리위원회의 당원권 6개월 정지 중징계를 받은 후 36일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대표는 국회 소통관에서 62분간 기자회견을 열고 "일련의 상황을 보고 제가 뱉어낸 양두구육의 탄식은 저에 대한 자책감 섞인 질책이었다"며 "돌이켜 보면 양의 머리를 흔들며 개고기를 가장 열심히 팔았고 가장 잘 팔았던 사람이 바로 저였다"고 했다.

이 대표는 중간에 울먹이며 마스크로 눈물을 닦기도 했다.

그는 회견 말미에 "국민과 당원에게 많은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책임 있는 사람으로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고 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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