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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외환 송금’ 8조5000억대로 늘어... 잠정치 훌쩍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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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3차 민·당·정 간담회 및 디지털자산특별위원회 출범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 원장은 행사 직후 기자들을 만나 "이상 외환거래와 관련해 심각하게 보고 있으며 제재 등은 어쩔 수 없을 것 같다"고 밝혔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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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은행을 거쳐 해외로 송금된 수상한 외환거래 자금 규모가 8조5000억원대로 불어났다. 금융감독원이 지난달 27일 중간 검사 결과 발표 시 잠정 집계했던 이상거래 규모(7조132억원, 44개 업체)를 훌쩍 넘어선 것으로, 앞으로 대대적인 검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4일 금감원은 “은행권 자체 점검 결과 작년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국내 은행을 거쳐 해외로 송금된 이상 외환거래 의심 자금 규모가 총 8조5412억원(65억4000만달러), 관련된 업체는 65곳(중복 제외)에 달하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앞서 당국이 우리·신한은행 검사에서 확인한 이상 외화 송금 규모(4조4273억원)의 두 배 가까운 수준이다. 향후 금감원이 은행 현장 검사를 실시하면 이상 거래 규모는 더 커질 수도 있다.

이상 거래 유형별로는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수시로 이체된 자금이 해외로 송금되는 방식이 많았다. 당국은 국내 가상화폐 시세가 해외보다 비싸게 거래되는 ‘김치 프리미엄’을 노린 차익거래와 연관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유령 회사를 설립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도 드러났다. 다른 업체지만 대표가 같거나 사무실 또는 직원이 중복된 사례, 업체 업력이나 규모에 비해 대규모 송금을 한 사례 등이 보고됐다. 금감원은 “검사 결과 확인된 (은행의) 위법·부당 행위에 대해서는 관련 법규와 절차에 따라 엄중하게 조치할 계획”이라며 “필요시 관련 내용을 관세청 등 유관 기관과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이복현 금감원장도 지난 11일 “이상 외환거래와 관련해서는 심각하게 보고 있으며 제재 등은 어쩔 수 없을 것 같다”며 고강도 징계를 예고했다. 그는 우리은행 직원의 횡령과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불완전 판매 사태 등을 거론하며 “(은행들이) 단기 이익을 위해 씨감자까지 삶아 먹는 지경”이라고 비판했다. 금융회사들이 돈벌이에 급급해 사고가 자꾸 터지다 보면 금융업의 기본인 고객의 신뢰도 잃을 수 있다는 뜻이다.

[김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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