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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전주고·대전고 “대통령배는 우리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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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15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벌어진 대통령배 고교야구 대구고와의 준결승에서 전주고 2학년인 에이스 손현기가 역투하고 있다. 손현기는 이날 5이닝 동안 92개 공을 던졌다. 장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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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중계에 얼굴이나 한번 나가 보자는 마음으로 왔는데, 결승이라니요.”

전주고 2학년 투수 손현기(17)는 얼떨떨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전주고가 15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56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중앙일보·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주최) 준결승에서 강호 대구고에 6-5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뒤였다.

전주고는 이 승리와 함께 1985년 황금사자기 대회 우승 이후 37년 만에 전국 대회 결승에 진출하는 감격을 맛봤다. 대통령배 대회에선 창단 후 처음 결승에 올라 1982년 4강 진출 이후 역대 최고 성적을 예약했다.

극적인 승리였다. 전주고는 3-3으로 맞선 8회 초 대구고에 2점을 빼앗겼다. 승리하려면 남은 2이닝 동안 대구고 에이스 이로운을 상대로 3점을 뽑아야 했다. 하지만 전주고의 진짜 드라마는 그때부터 시작됐다.

전주고는 8회 말 이재현과 이한림의 연속 2루타로 1점 차로 따라붙었다. 9회 말엔 최현규의 볼넷으로 만든 1사 1루에서 대타 성민수가 동점 3루타를 터뜨렸다. 계속된 1사 3루에서 1번 홍승원이 끝내기 적시타를 날려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손현기는 마운드에서 그 승리에 디딤돌을 놓았다. 1-1로 맞선 3회 초 1사 1·2루에 구원 등판해 급한 불을 껐다. 이후 8회 1사 만루에서 마운드를 내려올 때까지 92개의 공을 던지면서 5이닝을 버텼다. 탈삼진 9개를 잡아내는 위력도 뽐냈다. 손현기는 “감독님과 코치님께서 ‘어차피 상대는 네 공 못 친다’고 자신감을 심어 주셨다. 나 역시 ‘칠 테면 쳐봐라’라는 생각으로 던졌다”며 “8회 들어 힘이 빠지면서 (실점하게 돼) 아쉬웠지만, 모두 잘 던졌다고 격려해줬다”며 활짝 웃었다.

전주고는 에이스 박권후가 8강전에서 공을 많이 던져 준결승에 나설 수 없었다. 등판 가능한 투수는 손현기 외에 3학년 정제헌·홍주환과 1학년 이호민이 전부였다. 2학년인 손현기가 최대한 많은 이닝을 책임져야 했다. 그는 “이제 나도 결승전에는 못 나간다. 열심히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대통령배 4강


대통령배 대회는 8강전부터 TV로 생중계됐다. 전주고 선수들은 “이번에 꼭 8강에 올라 TV에 나오는 모습 한 번 보여주자”는 마음으로 목동에 왔다. 그런데 이미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전주고 주창훈 감독은 “대구고에는 좋은 선수가 많다. 힘든 경기였지만, 끝까지 진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며 “이렇게 역전승을 거둔 선수들이 정말 대견하다”고 밝혔다.

뒤이어 열린 두 번째 준결승전에선 대전고가 안산공업고를 18-4로 완파했다. 대전고가 전국대회 결승에 오른 것은 1994년 대통령배 대회 우승 이후 28년 만이다. 전주고와 대전고는 17일 오후 1시 같은 장소에서 우승컵을 놓고 맞붙게 됐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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