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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정점과 날씨 '양치기 예측'의 위험[우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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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

"코로나19(COVID-19) 유행 정점을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지난 3일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브리핑에서 정기석 코로나19 특별대응단장은 이 같이 말했다. 방역당국이 8월 정점 예측 규모를 28만명에서 20만명으로 내린 것 관련, 여름 재유행의 정점 규모를 묻는 기자단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그동안 당국은 정점 예측치를 수차례 제시해 왔는데, 공식 브리핑에서 '불가능'이라는 말이 나온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정 단장의 '고백' 다음 날, 당국은 다시 정점 예측치를 15만명으로 내렸고 지난 10일에는 이를 20만명으로 끌어올렸다. 한 달 사이 정점 예측치가 세 번 수정된 셈이다.

이는 오미크론발 유행이 한창이던 2~3월 양상과 비슷하다. 2월 28일 당국은 정점 예측치를 27만명으로 제시했지만 3월 16일까지 이를 35만명, 37만2000명으로 두 차례 끌어올렸다. 이후 예측이 무색하게 일간 확진자 수는 순식간에 40만명을 넘어 62만명까지 치솟았다.

7~8월과 2~3월 예측치 수정에 차이가 있다면, 7~8월 실제 일간 확진자 수는 여전히 예측치에 미치지 못한 반면 2~3월은 실제 일간 확진자 수가 예측치를 훌쩍 뛰어넘었다는 정도다. 예측치가 실제 확진 규모를 정확히 맞추지 못하고 자주 바뀌었다는 점에서 다를게 없다.

유행 규모를 예측하는 당국과 의료계, 수리과학계에도 할 말은 있다. 유행 규모를 좌우하는 인구 이동량과 변이 바이러스 확산 양상 등은 시시각각 변하기에 어느 한 시점의 예측이 항상 정답일 수는 없어 재수정돼야 하기 때문이다. 슈퍼컴퓨터를 동원해 매일 변하는 기상 상황을 예측하는 일기예보와 마찬가지다. 당연히 일기예보도 재수정되고 재수정된 예보조차 틀리는 경우가 있다.

특히 유행규모 예측은 일기예보와 달리 '방역 심리'라는 사람으로부터 비롯된 변수까지 감안해야 한다. 의료계에서는 예측 불가 고백이 차라리 솔직했다는 반응이 나온다. 그럼에도 예측은 해야한다. 앞으로의 유행 범위를 대략적으로라도 짐작해야 병상확보 등 기본적 방역 대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역시 종종 틀리는 일기예보를 그럼에도 해야 하는 이유와 같다. 예측이 없다면 대책 마련도 불가능하다.

하지만, 자주 바뀌는 정점 예측을 바라보는 여론은 이 같은 속사정에 관대하지 않다. "틀린 예측을 토대로 마련된 방역 정책을 믿을 수 없다"는 목소리가 높다. 정점 예측을 전하는 기사에 달린 댓글 대다수도 이렇다. 예측치 발표가 '방역 심리'(정책 불신)에 영향을 줘 다시 예측 오차 범위를 키우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는 셈이다.

결국 돌고돌아 다시 '정확한' 예측치가 아쉽다. 속사정이 있지만, 그럼에도 분석 방식을 가다듬어 최대한 정확도를 끌어올려야 한다. 현실적으로 당장 정확도를 끌어올리기 어렵다면 예측치는 최대한 신중하게 발표하면 어떨까 한다. 현재 예측치는 거의 주 단위로 발표된다. 정확한 예측이 불가능한 예측이 너무 자주 나와 방역 불신만 키우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7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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