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8 (목)

꾸준하고 강하다… 모범 예비 FA 채은성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중앙일보

LG 트윈스 1루수 채은성.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예비 FA 모범생'이란 표현이 딱이다. LG 트윈스 채은성(32)이 꾸준한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LG는 16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6-3 승리를 거뒀다. 승리의 주역은 채은성이었다. 채은성은 4타수 3안타 3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시즌 타율은 0.316(10위). 홈런(10개)은 지난해(16개)보다 적지만, 찬스에 강해 타점(68개·8위)은 많다. 지난해와 싹 달라진 타선의 LG는 2위를 달리며 가을 야구를 사실상 예약했다.

채은성은 올 겨울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는다. 양의지, 박민우(이상 NC 다이노스)와 함께 야수 중에선 최대어급으로 평가받는다. KBO리그에서 귀한 우타 중장거리포 유형이기 때문이다. 채은성은 주전으로 도약한 2018년 이후 매년 평균 17개의 홈런을 쳤다. 넓은 잠실구장을 홈으로 썼다는 걸 감안하면 적지 않은 숫자다.

중앙일보

LG 트윈스 1루수 채은성.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꾸준함도 채은성의 강점이다. 올해 두 경기 연속 무안타를 기록한 적이 없다. 지난해에도 3연전 내내 안타를 치지 못한 건 한 번 뿐이었다. 기복이 적은 유형이다. 무더위와 비가 기승을 부린 8월에도 9경기에서 타율 0.353, 10타점을 기록했다.

채은성은 스스로 "볼을 많이 건드린다"고 말하는 배드볼 히터다. 대신 생각했던 공을 정확하고, 강하게 때린다. 그래서 힘없는 타구는 적고, 라인드라이브 타구가 많다. 타자친화적인 구장을 쓰는 구단 팬들은 "채은성을 데려오면 더 잘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LG 역시 채은성을 잡으려는 의지가 강하다.

16일 경기에서도 그는 무르익은 타격 솜씨를 뽐냈다. 채은성은 1회 1사 3루 첫 타석에서 삼성 선발 수아레즈의 낮은 공을 가볍게 걷어올렸다. 전진수비를 펼친 삼성 내야진은 쳐다만 봤다. 채은성은 "전진수비를 하면 강하게 때리기보다는 하프 스윙 느낌으로 휘두른다. 힘이 들어가면 타이밍이 더 안 맞는다"고 설명했다.

5회 2타점 적시타도 인상적이었다. 노볼 2스트라이크의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3구째 커브를 기다렸다는 듯 받아쳤다. 채은성은 "초구가 커브였기 때문에 궤적이 눈에 익었다. 또다시 커브란 걸 아는 순간 대처했다"고 했다. 말하긴 쉽지만, 어려운 기술이다.

채은성은 2009년 순천효천고를 졸업하고 신고선수로 입단했다. 당시 그는 '체격조건(1m86㎝, 92㎏)만 좋은 2군 선수'였다. 의장대 현역 복무를 마치고'102번'을 달았던 그의 목표는 '두자릿수 번호'를 달고 1군 경기에 한 번이라도 나가는 거였다. 소문난 연습벌레였던 채은성은 꿈을 이룬 데 이어 간판 선수로 발돋움했다.

중앙일보

LG 1루수 채은성. 사진 LG 트윈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외야수로 뛰던 채은성은 올해 초 박해민이 영입되면서 팀 사정에 따라 1루수로 옮겼다. 시즌 초엔 수비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요즘은 수비코치 출신 류지현 감독도 "이제는 1루수"라는 평가를 할 정도로 익숙해졌다. 그는 프로 입단 초기엔 포수를 봤다. 포수 출신 답게 볼 핸들링과 바운드 볼 처리 능력은 수준급이다.

채은성은 선수 생활 내내 역경과 싸웠다. 그리고 남다른 성실함으로 어려움을 이겨냈다. 그런 그에게 입단 14년 만에 얻는 FA 자격은 남다를 수 밖에 없다. 돌고돌아 '주인공'이 될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들뜨지 않고 차분하게 시즌을 치르고 있다. 채은성은 "프로 선수니까 관심을 받으면 기분이 좋다. 그래도 지금은 내 할 일을 하고 팀이 이기는 걸 생각한다. 시즌이 끝나면 자연스럽게 (FA로서)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