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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크림반도 러 탄약고 또 폭발…우크라, 전면전 대신 보급 차단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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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전에도 공군 기지 폭발 사고 발생

우크라 “병참시설 파괴로 혼란 유발 작전”


한겨레

크림반도 북부 잔코이 지역에 있는 러시아군의 임시 탄약고가 16일(현지시각) 공격을 받아 폭발하면서 검은 연기와 화염이 치솟고 있다. 잔코이/타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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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2014년 강제 병합한 크림반도에서 16일(현지시각) 군 탄약고가 ‘방해 공작(사보타주)’에 의해 폭발한 가운데 우크라이나가 앞으로 러시아군 교란 작전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군이 전면적인 반격 대신 보급기지 등 후방을 공략하는 전술을 들고 나옴에 따라 6개월 가량 이어지고 있는 전쟁 양상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오전 6시15분께 크림반도 북부 잔코이 지역에 있는 군부대 임시 탄약고에서 불이 나면서 보관 중이던 탄약이 폭발했다”고 발표했다. 국방부는 후속 발표에선 이번 화재가 사보타주 때문이라며 주변의 변전소와 전력선, 철도 선로, 주택 등이 손상됐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어떤 형태의 공격을 당했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러시아 국영 언론에서는 탄약고와 주변 시설이 소형 드론에 공격당했을 거라는 추측이 흘러나오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크림 지역 정부 수반인 세르게이 악쇼노프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민간인 2명이 다쳤으나 중상자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탄약고에서 반지름 5㎞ 이내 지역이 차단됐고 주민 2천여명이 대피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경제지 <코메르산트>는 목격자들의 말을 인용해 크림반도 중부 그바르데이스코예의 공군 기지에서도 이날 검은 연기가 치솟았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에 대해 아직 공식 언급이 없다.

앞서 지난 9일에는 크림반도 내 노보표도로브카 지역에 있는 사키 공군 기지 내 탄약고가 폭발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안전 규정 위반에 따른 단순 사고라고 밝혔지만, 일부 우크라이나군 관계자들은 친 우크라이나 세력의 도움을 받아 이 기지를 공격했다고 비공식적으로 언급했다.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탄약고 화재가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에 따른 것인지 확인해주지 않은 채 크림반도 등 러시아 점령지 ‘비무장화’ 시도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미국 <뉴욕 타임스>가 전했다. 신문은 군 고위 관계자 말을 인용해, 우크라이나군의 정예 부대가 이날 탄약고를 공격했다고 덧붙였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보좌관도 이날 영국 <가디언>에 우크라이나군이 앞으로 러시아군 내부 혼란을 초래하는 걸 목표로 한 반격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9일과 이날의 폭발과 비슷한 공격이 앞으로 2~3달 동안 더 발생할 것이라며 “우리의 전략은 병참 시설, 보급로, 무기고 등을 파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는 러시아군 내부에 혼란을 유발하는 작전”이라고 설명했다.

포돌랴크 보좌관은 “러시아군은 반격을 위해서는 대규모 병력이 필요하다고 가르쳐왔으나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은 이와 전혀 다르다. 우리는 1960년대, 70년대의 전술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서방이 지원한 장거리 미사일 등을 활용해 군인들에 대한 보급품과 탄약 공급을 차단함으로써 러시아군이 개전 초기와 마찬가지로 조직력을 발휘하지 못하게 만드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정부 내 권력 3위로 평가되는 포돌랴크 보좌관의 발언은 우크라이나군이 대규모 병력과 무기를 동원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걸 인정한 것으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신문은 전면적인 반격을 위해서는 상대 군 병력의 3배 이상이 필요하다며 우크라이나군은 현재 남부 헤르손주 등에서 러시아군 점령지를 되찾기 위한 전면 반격보다는 헤르손시 등에 대한 보급로 차단에 주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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