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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인플레 감축법' 韓전기차 보조금 제외...경제효과도 '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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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대기업 법인세 증세를 통한 재원으로 기후변화 대응과 의료복지 제공 연장 등의 내용을 담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에 서명했다.

7400억달러(약 970조원) 규모의 인플레 감축법은 오는 11월 8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민주당과 바이든 대통령의 주요 업적으로 평가받는다.

미국 역사상 최대 기후변화 대응 투자이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전부터 공약으로 내세운 약값 인하와 대기업 증세로 재정 적자를 축소하겠다는 내용을 포함하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진행한 서명식에서 "역사상 가장 중요한 법 중 하나"라며 "모든 공화당 의원은 이 법안에 반대했다. 의료보험 비용과 약값을 낮추고, 공정한 과세 체계와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것에 반대표를 던진 것"이라고 저격하기도 했다.

인플레 감축법은 바이든 대통령이 말한대로 인플레이션을 축소하는 데 일조할 수 있을까. 시장 전문 매체 마켓워치, 야후파이낸스 등은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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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서명하고 있다. 2022.08.16 [사진=로이터 뉴스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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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까다로운 전기차 보조금 요건...현대·기아차는 '날벼락'

오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지난 2005년 대비 40%로 감축하는 목표 달성을 위해 3750억달러를 투입한다. 이 중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한 세액공제 내용을 포함하지만 요건이 까다롭다.

중고차는 최대 4000달러, 신차는 7500달러 세액을 공제 해주지만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차량이어야 하고 일정 비율 이상의 부품은 미국산이어야 한다. 미국에서 제조된 배터리어야하며, 핵심 광물도 미국산이어야 해 현대 아이오닉5, 기아 EV6 등 한국산 전기차는 세액 공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와 관련해 한국과 유럽연합(EU)은 최근 미국산 전기차에만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것은 세계무역기구(WTO) 규정 위반이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미국 전기차 제조업체들도 불만이다. 오는 2032년에 만료되는 세액공제 혜택을 받으려면 가계 연 소득이 30만달러 이하여야 한다. 전기 트럭과 SUV는 최대 8만달러, 승용차는 5만5000달러 이하여야 혜택 대상이다.

이에 제너럴모터스(GM), 토요타, 폭스바겐 등 주요 자동차 업체들이 속한 자동차혁신연합(AIV)의 존 보젤라 회장은 현재 미국 내 판매되는 72개 전기차 모델 중 약 70%가 세액 공제 대상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대다수의 차량 소유자가 당장 혜택을 받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오는 2030년까지 판매 차량의 40~50%를 전기차로 전환하겠다는 목표 달성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 태양광 패널 설치에 30% 세액공제...관련 주식 최대 수혜

인플레 감축법은 미국 가정의 재생에너지 전환을 지원한다.

구체적으로 가정용 태양광 패널 설치에 30% 세액을 공제해준다. 바이든 정부는 태양광 발전 설비로 한 가정이 평생 사용하는 평균 전기세의 약 9000달러, 연 평균 300달러가 절약되는 효과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열펌프와 단열 창문 등 에너지 효율적인 가정용 설비에 최대 1만4000달러의 소비자 직접 리베이트(환급)와 30% 세액 공제 혜택도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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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햄프셔주 플리머스 태양광 발전소를 찾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2019.06.04 [사진=로이터 뉴스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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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소식에 태양광 관련 주식이 강세다. 이날 미 태양광 업체 퍼스트솔라(FLSR) 주가는 116.99달러로 한 달 전보다 74.59%, 선런(RUN)은 35.09달러로 44.17% 올랐다.

에너지 저장 기술 업체인 스템(STEM)은 법안 세부 내용이 알려진 지난 7월 말이래 93% 뛰었다. 수소 연료전지 업체 플러그파워(PLUG)는 한 달 사이에 80% 이상 급등했다.

월가 애널리스트들도 최근 몇 주 사이에 청정 에너지 관련주 투자 등급을 상향 조정했다. JP모간은 최근 FSLR과 풍력 블레이드 제조업체 TPI 컴포지트의 투자 등급을 '비중확대'(Overweight)로 상향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롭 바넷 연구원은 "법이 발효되는 향후 5~10년 동안 전기차, 풍력, 태양광, 배터리, 수소 등 청정 에너지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인플레 감축 효과? 전문가들 "10년 후에도 미미"

전문가들은 인플레 감축법이란 명칭과 달리 당장 미국인들의 삶을 개선해주지 않는다고 말한다.

비영리 연구재단 '책임있는 연방예산위원회'(CRFB)의 마크 골드웨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법은 2023, 2024, 2025년 등 수 년에 걸쳐진 내용"이라며 "인플레이션이 장기간 지속되는 것을 막는 데 도움을 주는 정도이지, 감축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AP통신은 '인플레 감축법'이 식탁 물가와 휘발유 값, 임대료를 직접 낮추는 것이 아닌 노년층의 약값 인하와 의료보험 보조금 연장, 청정 에너지 전환을 통해 수 년 후의 에너지 비용을 절약하는 등의 간접적인 지원에 그친다고 설명했다.

다만 대기업 법인세 증세로 재정 적자가 축소되면 "2030년 전에 인플레이션이 소폭이나마 감축될 순 있을 것"이란 예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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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여성이 생활용품점 '달러트리'에서 식료품을 구입하고 있다. 2018.08.30 [사진=블룸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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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당적 연방 기관인 미 의회예산국(CBO)은 올해나 내년에 인플레 감축법이 효과를 나타낼 정도는 "무시해도 될 만큼"(negligible) 미미하다고 밝혔다.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와튼경영대학원의 예산 예측 모델에서는 심지어 10년 후에도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은 통계학적으로 숫자 '0'과 구분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백악관은 이번 법 제정으로 향후 10년 간 재정 적자 3000억달러를 축소할 수 있다고 예상하는데 제이슨 퍼먼 하버드대학교 경제학자를 비롯한 일부 전문가들은 재정 적자 축소가 인플레이션 감축으로 이어진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더글라스 홀츠-에아킨 전 CBO 국장은 "21조달러 경제인데 3000억달러 재정 적자 축소는 새발의 피"라면서 재정 적자가 축소되는 효과도 5년 후에나 기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wonjc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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