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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말까지 나올 줄이야... 무능한 대통령의 오만함 [하성태의 인사이드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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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태의 인사이드아웃]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이 증명한 것들

"짧은 시간이지만 참으로 많은 실적을 거둔 시간이었다."

16일 국민의힘 성일종 정책위의장이 윤석열 대통령 취임 100일을 맞아 내놓은 자평이다. 이날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를 뒷받침하는 중점 법안이 담긴 당 정책위원회 차원의 백서 발간을 예고한 국민의힘의 이러한 자평은 20%대로 내려간 대통령 지지율과는 동떨어진 인식이 아닐 수 없다.

국민들이 이 같은 정부여당의 자평을 올곧이 받아들일지 아니면 스스로 대단하다 여기며 우쭐대는 '접접자희'(沾沾自喜) 여길지 두고 볼 일이다. 확실한 것은 윤 대통령의 취임 100일 기자회견 또한 이러한 국민의힘의 인식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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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 '대통령에게 듣는다'에 참석해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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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마지로는 없었다. 대신 접접자희와 같은 자화자찬만 난무했다. 약속된 40분 중 자찬으로 점철된 모두발언만 20여분에 달했다. 후반부 문답 시간을 10분 늘렸지만 국민들이 국정 전반에 대한 대통령의 견해나 철학을 파악하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윤 대통령이 이틀 전 광복절 기념사에서 '담대한 제안'과 같은 향후 과제나 현안을 언급했다 치더라도 취임 100일 기자회견이란 중량감을 감안하면 함량미달에 가까웠다. 더군다나 유례없이 낮은 대통령 지지율과 이준석 대표 파동이 한창인 정부여당 모두의 위기 국면이 아닌가.

면피와 자찬

정면 돌파 따윈 없었다. 민감한 질문은 어김없이 피해갔다. 윤 대통령과 '윤핵관'들이 자신에게 욕설을 했다고 폭로했던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관련 질문이 대표적이다. 윤 대통령은 "민생 안정과 국민의 안전에 매진을 하다 보니 다른 정치인들께서 어떠한 정치적 발언을 하셨는지 제가 제대로 챙길 기회도 없고"란 답으로 핵심을 피해갔다.

상징적인 장면이 아닐 수 없다. 이게 면피할 만한 성질인가란 근본적인 성찰 따위 허용될 여지조차 없었다. 윤 대통령은 그러고서 "작년 선거운동부터 지금까지 다른 정치인들의 정치적 발언에 대해서 어떠한 논평이나 제 입장을 표시해본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거짓말이거나 공허한 말장난이다. 윤 대통령이 권성동 의원에게 보낸 소위 '체리 따봉' 문자가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른 지 채 한 달도 되지 않았다. 대통령실이 이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으면서 '이준석 몰아내기'가 윤 대통령의 의중이란 사실이 기정사실화 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 "민생 안정과 국민의 안전"을 들먹이며 모르쇠로 일관한 것 자체가 국민을 무시하는 처사와 다를 바 없어 보인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님께 표를 준 사람들의 절반 가까이가 석 달 만에 떠나간 이유"를 자평해 달라는 질문에도 공허한 일반론으로 일관했다. "지지율 자체보다도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민심을 겸허하게 받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발언 자체도 그렇지만 이후 "세밀하게, 꼼꼼하게 한번 따져보겠다"거나 "소통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를 면밀하게 짚어나갈 생각"이라는 방안 또한 인적쇄신과 같은 구체적인 대안과는 거리가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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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 '대통령에게 듣는다'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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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의응답 전반부가 대체로 이런 식이었다. 반면 자신 있는 현안과 관련해서는 첨언을 불사했다. "산업 현장에서의 불법 행위에 대해서 법과 원칙만 가지고는 어렵지 않느냐는 질문이 있었는데 법과 원칙을 일관되게 적용한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라고 강조한 대목이 대표적이었다.

이날 윤 대통령의 모두 발언은 지지율 폭락을 자처한 그간의 국정기조를 유지할 것이란 예고와도 같았다.

윤 대통령은 광복절 기념사에 이어 또다시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언급하며 한일 관계 복원을 재차 강조했다. 일본의 과거사 문제 도외시와 같은 굴욕 외교란 평가는 간단히 무시됐다. 또 민정수석실 폐지 등을 강조한 것은 최측근인 한동훈 법무부장관의 일련의 '시행령 정치' 및 검찰 만능 주의란 비판을 도외시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아울러 "폭등한 집값과 전셋값을 안정시켰다"는 자평에도 그렇다할 근거는 없었다.

소통을 언급한 것만 수차례였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그 대상이 누구인지 모를 소통의 통로는 물론이요, 지지율 폭락을 자처한 국정 운영 기조를 바꿀 생각이 전혀 없어 보였다. 향후 출근길 문답을 이어갈 것이란 윤 대통령의 아래와 같은 답변에서도 그런 괴리감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었다.

"제가 휴가 중에 저를 좀 걱정하시는 분들이 도어스테핑 때문에 지지가 떨어진다고 당장 그만두라는 분들이 많이 계셨습니다마는 그건 제가 용산으로 대통령실을 옮긴 가장 중요한 이유이고 그리고 새로운 소통하는, 국민들께 만들어진 모습이 아니라 제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비판을 받는 그런 새로운 대통령 문화를 만들어내는 과정이기 때문에 미흡한 게 있어도 계속되는 과정에서 국민들께서 이해하시고 또 미흡한 점들이 개선돼 나갈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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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 '대통령에게 듣는다'에서 그동안의 소회와 향후 정국 운영 방안 등을 밝히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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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00일 기자회견이 증명한 것들

결론적으로, 이날 기자회견은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인식이 국민 눈높이와 괴리됐음을 대통령 본인이 증명하는 자리와 다를 바 없었다. 국민과 소통을 호명하는 와중에 예의 그 일반론과 공허한 수사가 넘쳐났다. 국정 운영 전반을 관통하는 철학은 물론 지지율 폭락을 역전시킬 반전의 모멘텀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였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선 중도층이나 청년층 10명 중 6명이 지지를 철회했다는 결과가 나왔다. 또 다른 예로 최근 여론조사에서 대구경북 지역의 대통령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넘어서는 결과도 여럿이었다. 26만 표 차이로 정권교체에 일조한 지지층마저 등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그 지지자들이 윤 대통령의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만족스럽게 지켜봤을지 궁금해진다.

'취임 100일'은 신임 대통령이 국정 철학을 실현하기에 길지 않은 시간일 수 있다. 이를 감안하더라도 보수와 진보 가리지 않고 무능과 오만이란 평가가 난무하는 대통령은 유례가 없다. 사적 채용 논란 및 인사 참사에서 보듯, 측근 챙기기 등을 통해 사익 추구에만 몰두한다는 평가를 대통령과 현 정권 스스로 자처했다는 점에서 문제가 더 심각하다.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는 오늘(17일)로 1727일 남았다.

하성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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