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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엔데믹 시대 다시 닻 올리는 크루즈 관광… “시장 선점하라” [지방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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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관광 재개’ 다각 대책 마련

사드사태 이후 크루즈 관광객 발길 급감

코로나까지 덮쳐 선박 입항 ‘0’ 위기 몰려

글로벌 운항 다시 기지개… 재개율 56%

정부도 무하선 입항 허용 등 정상화 나서

道·관광공사 “제주는 안전·안심 기항지”

해외 선사·여행사에 홍보… 팸투어 진행

방역대책 가동… 활성화 위한 만반 준비

전문가들 “1∼2년 이내 회복할 것” 전망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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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가라앉았던 크루즈 관광 시장이 다시 떠오를 태세다. 해양수산부가 크루즈선 단계적 운영 정상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위드·포스트 코로나 시대 크루즈 관광 시장 재개를 위한 다양한 노력이 펼쳐지고 있다.

17일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3년간 크루즈 산업은 위기를 맞았다.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발생 이후 크루즈 관광객은 2019년 3110만명에서 2021년 1390만명으로 55% 줄었다.

국내 입항 크루즈 관광객은 2017년부터 큰 폭으로 감소하기 시작했다. 2016년 195만3777명(791회 입항)을 기록했으나, 2019년 26만7381명(165회 입항)으로 크게 줄었다. 2019년 방한 크루즈 관광객은 일본, 대만, 미국, 호주, 캐나다 순으로 나타났다. 2017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의 한한령 이후 중국인의 발길이 끊겼기 때문이다. 2017년 이후 방한 크루즈 시장이 중국에서 일본·대만 등으로 바뀌고 해양수산부 등 공동 협력 세일즈를 통한 월드와이드 크루즈의 점진적 증가가 눈에 띈다.

제주도는 2016년 1차 크루즈 산업 중장기 종합계획을 통해 크루즈 산업의 비전을 ‘아시아 크루즈 관광 허브 실현’으로 설정하고, ‘아시아 최고의 고품격 크루즈 관광지’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2020년 이후 한 척도 제주에 입항하지 못했다. 중국발 한한령에 이어 코로나19란 대형 악재가 터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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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는 2016년 크루즈 관광객이 120만9327명(507회 입항, 국내 64.1%)으로 정점을 찍는 등 아시아 기항지 1위를 차지했다. 지속적인 호황을 기대했던 크루즈 관광 산업은 사드 사태 이후 최대 시장인 중국발 크루즈 기항 중단으로 2019년 입항객은 4만4266명(29회 입항, 국내 17.6%)에 불과했다.

2020년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전 세계 크루즈 운항을 중단하면서 제주도를 찾는 크루즈 관광객 또한 뚝 끊겼다. 하지만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아시아 크루즈 시장은 급성장이 예상됨에 따라 제주도가 크루즈 관광 선점을 위한 대응 방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제주항에 이은 서귀포 강정항 개항 등 꾸준한 크루즈 인프라 확충과 아시아 크루즈 리더로서의 활발한 국내외 크루즈 관련 네트워킹을 강화해 동북아 크루즈 허브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 방문 크루즈 “1∼2년 이후 회복”

한국관광공사가 최근 내놓은 2021 해외 크루즈 관광객 방한 수요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 등 크루즈선사와 여행업계 등의 방한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로 입항이 허가되지 않는다고 해도 ‘무상륙 크루즈여행’ 형태의 크루즈 운항 재개를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는 부산과 더불어, 지리적 접근성과 기항지 인프라에 대한 높은 만족도가 수요 유치에 긍정적 요인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아시아 크루즈 관광객은 대만·싱가포르·홍콩 등 동아시아 크루즈 수요 증가로 모항 운영이 활발해지면서 중국인 시장점유율은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20년 아시아 국가별 크루즈 승객 점유율은 중국 41.4%, 대만 16.7%, 싱가포르 14.5%, 홍콩 7.3% 순이다. 중국은 2018년 55.7%보다 14.3% 줄어든 반면, 대만과 싱가포르는 각각 7.5%, 5.7% 증가했다. 2020년 7월 이후 대만·싱가포르·홍콩 중심으로 ‘기항지 없는 크루즈’ 운항을 재개했지만 코로나19 확산과 변이 바이러스 출현으로 운항 연기와 취소가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크루즈 전문가들은 2023년에서 2024년 코로나 이전 수준 회복을 내다보고 있다. 2021년 7월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크루즈 운항 승인 이후 전 세계적으로 운항 재개 속도가 급속히 상승해, 56%가 운항을 재개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수부 “크루즈선 단계적 정상화”…제주, 크루즈 유치 선제 대응

해양수산부는 6월부터 허용된 관광목적 크루즈선의 무하선 입항을 시작으로 크루즈선 운항 정상화를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내년 1월 내국인만을 승객으로 하는 국내항 출항 외국적 크루즈선의 입출항을 허용한다. 외국인의 국내 기항지 관광 재개 등 운항 완전 정상화는 방역정책 테두리 안에서 법무부와 질병청 등 관계기관 협의를 통해 유연하게 대응하기로 했다.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는 크루즈 관광 재개를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2022 국제온라인트래블마트 개최를 통한 해외 여행업계 대상 제주 홍보 △일본발 크루즈 취항을 위한 팸투어 및 현지 홍보(요미우리 설명회) 전개 △크루즈 시장 다변화를 위한 영국(모렐라), 독일(듀이) 크루즈 관계자 팸투어 △수용태세 개선을 위한 글로벌 전문가 초청 팸투어를 진행하고 있다.

제주도는 제주항만 내 크루즈선 입항에 대비해 ‘제주형 국제 크루즈 운항 기본 방역대책’을 마련하고, 민·관 합동으로 크루즈 관광재개 대응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제주 크루즈 관광 조기회복 지원 협의체’를 구성·운영하고 있다. 또한 국내외 온·오프라인 크루즈 박람회 등 대규모 크루즈 행사에 참가해 해외 크루즈선사와 여행사를 대상으로 안전·안심 기항지로 제주를 홍보하고, 해외 선사 홈페이지 등을 통해서도 제주 크루즈 항만 기반시설과 국제 관광지로서의 인지도를 높여 나가기로 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단계적 일상회복 추진에 따라 그동안 침체된 크루즈 여행시장도 긍정적인 전망이 예측되고 있다”면서 “제주관광공사, 크루즈산업협회와 유기적인 협력을 통해 크루즈 산업 활성화를 위한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지역 크루즈 선사 대리점과 여행사 등 관련 업계는 크루즈 운항 정상화 이후 단체 기항 관광의 주요 교통수단인 전세버스 부족 등을 우려하고 있다.

크루즈 업계 관계자는 “대형 크루즈 1척이 입항하면 동시에 버스 100∼150대가 필요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전세버스 대여비 상승, 크루즈 성수기와 수학여행 시즌이 겹쳐 섭외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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