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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대구·구미 취수원협정 ‘없던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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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구미시 파기 행보에 맞불

안동댐 물 끌어와 원수 사용 추진

양측 10년 넘은 ‘물싸움’ 빈손 매듭

대구시가 취수원 다변화(구미 이전) 사업을 위해 경북 구미시와 체결한 ‘맑은 물 나눔과 상생발전에 관한 협정’(협정)을 사실상 파기하기로 했다. 김장호 구미시장이 지난 4월 대구시와 체결한 협정을 최근 일방적으로 파기하려는 행보를 보인 데 따른 대응 조치다. 이로써 대구시는 낙동강 취수원을 두고 구미시와 10년 넘게 이어진 ‘물싸움’을 결론 없이 매듭짓는 대신, 안동댐 물을 원수로 전환하는 방안에 한층 무게가 실리고 있다.

17일 대구시에 따르면 환경부에 조만간 대구 취수원 다변화 사업 관련 협정서 파기를 구두로 밝힌 뒤 파기 요청 공문을 발송하기로 했다.

이종헌 대구시 정책총괄단장은 “최근 구미시장의 발언을 두고 기존 합의사항이 파기된 것으로 해석한 데 따른 시의 공식적 대응”이라며 “(더 이상) 구미시와는 취수원 다변화 협상을 진행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지난 4월 국무조정실, 대구시, 경북도, 구미시, 환경부, 한국수자원공사 등이 참여한 협정은 구미 해평취수장을 거친 하루 평균 30만t의 물을 대구시와 경북지역에 공급하는 내용을 담았다. 환경부도 협정에 따라 해평취수장에서 대구정수장까지 45.2㎞ 관로를 개설해 2028년 이후 대구에 물을 공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구미시는 “대구 취수원을 구미로 옮기면 구미시민 식수와 구미공단 공장 및 농업용수 부족 등이 우려된다”며 꾸준히 반대해왔다. 이에 따라 대구시는 하루에 필요한 물의 절반 정도를 해평취수장에서 공급받는 대신 구미시민을 위한 예산지원 등의 인센티브를 주는 것으로 관계기관들이 합의했다.

이와 별개로 대구시는 구미 해평취수장 물 대신 안동·임하댐 물을 대구 식수원으로 사용하는 ‘맑은물하이웨이’ 사업을 원활히 추진하기 위해 조만간 안동시와 구체적인 상생협력 방안을 마련해 발표하기로 했다. 우선, 시는 안동시와 실무추진단을 꾸리고, 한국수자원공사, 정부와도 정책 협의를 벌이기로 했다. 또한 안동시와 협력사업을 벌이고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산업단지 조성 시 혜택을 준다는 게 시의 구상이다.

홍준표 시장은 “지난 30년간 대구시민들은 낙동강 상류 구미공단의 오염원 배출로 고통받아온 피해자임에도 낙동강의 식수를 얻기 위해 굽히고 인내해 왔다”면서 “안동댐 1급수 댐 물을 가져오는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끊는 발상 전환으로 대구시민들의 안전과 건강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대구=김덕용 기자 kimd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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