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8 (목)

이슈 세계 금리 흐름

[종합]추가 금리인상 예고하면서도 “속도 늦춰야”...Fed의 고심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인플레이션이 상당 규모로 떨어지기 전까지는 추가 금리 인상을 이어갈 것이라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다만 어느 시점에서는 인상 속도를 늦춰야 할 것이라고 속도 조절 가능성도 열어뒀다. 중립금리에 도달한 시점에서 치솟는 물가를 잡으면서도 경제 침체는 피하고자 하는 Fed의 고심이 읽히는 대목이다.

17일(현지시간) Fed가 공개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회의 참석자들은 "인플레이션이 목표치(2%)를 훨씬 넘고 있어 제약적인(restrictive) 정책 스탠스로 가는 것이 최대 고용과 물가 안정이라는 위원회의 의무를 달성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는 인플레이션 통제를 위해 금리를 인상하는 과정에서 일부 경제 성장 둔화도 용인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참석자들은 "시장이 Fed의 (물가 안정)의지에 의구심을 품기 시작할 경우 높아진 인플레이션이 고착화할 수 있다는 점이 위원회가 직면한 중대 위험"이라고 주장했다. 현 시점에서 선제적인 고강도 긴축을 통해 인플레이션을 잡지 못할 경우 자칫 돌이킬 수 없는 사태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경고인 셈이다.

다만 Fed는 이와 동시에 큰 폭의 금리 인상이 오래 지속되지 않을 가능성도 시사했다. 의사록은 "누적된 통화정책 조정이 경제활동과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동안 어느 시점에서는(at some point) 기준금리 인상의 속도를 늦추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발언은 앞서 제롬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언급과도 동일하다. 또한 다수의 참석자는 "필요 이상으로 통화정책을 긴축 기조로 가져갈 위험이 있다"고 경계했다. 인플레이션에만 초점을 맞춰 과도하게 금리를 인상할 경우 자칫 경기침체로 이어지는 ‘오버슈팅’이 가능하다는 우려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2.25~2.50%다. Fed는 지난 3월 금리 인상 사이클에 진입한 이후 기준금리를 총 2.25%포인트 끌어올렸다. 통화정책이 효과를 발휘하는 데 상당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사실상 중립금리에 도달한 현 시점부터 Fed의 고민이 본격화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중립금리는 경제가 인플레이션 혹은 디플레이션 압력 없이 잠재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는 금리를 가리킨다. 긴축 사이클이 진행형인 상황에서 인플레이션과 성장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Fed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의사록에는 향후 금리경로가 정해진 바가 없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금리 인상의 폭과 속도는 결국 경제 지표 등에 따라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될 전망이다.

이날 공개된 의사록은 당초 우려했던 것보다는 덜 매파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시장의 기대만큼 비둘기파적이지도 않았다는 진단이다. FHN파이낸셜의 크리스토퍼 로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 억제의 필요성을 계속 강조하고 있지만 Fed가 필요 이상으로 긴축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고 복합적인 분위기를 전했다. 트러이스트의 케이스 르너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의사록) 공개 전의 생각과 비교해 큰 변화라곤 생각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현재 시장에서는 Fed가 9월 FOMC 정례회의에서 3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이 아닌 0.5%포인트 인상을 택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은 9월 0.5%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을 64% 이상 반영하고 있다. 일주일 전 58%, 전날 59%에서 소폭 올랐다. 지난달 FOMC 회의 이후 소비자물가지수(CPI) 등에서 인플레이션 둔화 조짐이 포착된 것도 이러한 전망에 힘을 실었다.

이날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의사록 공개 후 낙폭을 줄였으나 앞서 공개된 소매판매 부진, 실적 우려 등으로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한국, 일본 등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코스피는 18일 하락 출발하며 5거래일 만에 장중 2500선 아래로 내려갔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4.7원 오른 1315.0원에 개장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