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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영상) 돌다리 두드리며 금리 더 올리겠단 연준…매일까, 비둘기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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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 속도조절" 언급한 파월…의사록도 같은 메시지

"인플레 진정 증거 별로 없어"…지속적 금리 인상 강조해

"현 기준금리 중립수준"…인상시 경제 영향 고려하겠단 뜻

"선제적 금리 전망 세우는 대신 경제지표 들여다보며 판단"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그들은 과연 매(=통화긴축 선호)였을까, 비둘기(=통화완화 선호)였을까.`

17일(현지시간) 공개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의사록을 놓고 시장에서는 다소 엇갈린 해석이 나오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FOMC 정책위원들은 `앞으로 정책금리를 더 올리겠지만, 올릴 때마다 신중을 기하겠다`는 메시지를 내놨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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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FOMC는 7월 말 회의에서 정책금리인 연방기금금리(FFR)를 2.25~2.50%로 단번에 75bp 인상했다. 두 차례 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밟은 것이다. 다만 기자회견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앞으로는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언급해 속도조절론, 또는 정책기조 전환(피봇)론 등이 제기됐었다.

일단 FOMC 위원들은 추가적인 정책금리 인상 의지를 재확인했다. 의사록에 따르면 위원들은 “아직까지 인플레이션이 진정되고 있다는 별다른 증거가 없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이 회의 이후에나 7월 소비자물가와 생산자물가 등이 발표되며 인플레이션 피크아웃(정점을 찍고 내려옴) 전망이 힘을 얻었던 만큼 당연한 인식으로 이해된다.

그러면서 몇몇 위원들은 “인플레이션이 (정책 목표인) 2% 수준까지 확실히 내려올 수 있도록 당분간 현재의 통화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했고, 또 일부는 “그동안의 긴축정책이 경제에 의미있는 영향을 미치려면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다”고 했다.

특히 참석자들은 “만약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충분히 정책 스탠스를 조절하고 있다는데 대해 대중들이 의문을 가지기 시작하면 높아진 인플레이션이 고착화할 수도 있다”고 걱정하면서 “만약 이런 위험이 현실이 되면 다시 인플레이션을 2%까지 되돌리는 일이 힘들어지고, 그에 수반되는 경제적 비용도 상당히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그동안의 계속된 정책금리 인상이 실물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선 위원들도 분명히 인지하고 있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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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FOMC 회의에서 50bp 인상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63.5%에 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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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록에 따르면 회의 참석자들이 “현재 정책금리인 2.25~2.50%가 부양적이지도, 긴축적이지도 않은 중립 수준에 있다”고 평가했다. 결국 앞으로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이뤄질 때마다 긴축이 커지는 만큼 경제 성장에 마이너스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위원들은 “연준의 이중 정책목표(dual mandate)인 물가 안정과 최대 고용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정책 기조가 긴축쪽으로 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동의하면서도 “누적적인 긴축 기조로 인해 경제활동과 인플레이션에 영향이 미친다는 점을 평가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추가적으로 정책금리를 인상할 때마다 이를 평가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금리 전망을 세우기보다는 그때 그때 나오는 경제지표를 유심히 들여다 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했고, 일부에선 “금리 인상이 과도해질 우려가 있다”는 걱정을 했고, 위원들 대부분이 “어느 시점이 되면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는 게 적절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시장에선 7월 FOMC 회의 이후 기자회견에서 파월 의장이 제기했던 금리 인상 속도조절론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는 모습이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에서 미국 채권부문을 이끌고 있는 밥 밀러 대표는 “9월 FOMC 회의에서 50bp 인상을 점치고 있는 시장 참가자들 입장에서는 대체로 비둘기파적으로 해석할 만한 의사록이었다”면서 “이제 연준은 발표되는 경제지표에 따라 좀더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길을 열어두게 된 셈”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도 7월 FOMC 회의 이후 나온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월의 9.1%보다 낮아진 8.5%로 내려간데다 이후에 공개된 생산자물가와 기대인플레이션 등이 줄줄이 둔화하는 모습을 보였던 만큼 당장 9월 회의에서 50bp 인상이 이뤄진 뒤 11월과 12월에는 25bp 정도씩 인상될 것이라는 전망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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