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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미국 인플레감축법 한국FTA 위반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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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기후변화 대응과 의료보장 확충 등을 골자로 한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서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 맨친 상원의원, 척 슈머 상원의원, 제임스 클리번 하원의원, 프랭크 펄론 하원의원, 캐시 캐스터 하원의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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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기후변화 대응과 의료보장 확충 등을 골자로 한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서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 맨친 상원의원, 척 슈머 상원의원, 제임스 클리번 하원의원, 프랭크 펄론 하원의원, 캐시 캐스터 하원의원. 연합뉴스
미국에서 인플레 감축법이 발효됨에 따라 한국산 전기 차의 미국 수출 길에 비상이 걸리게 됐다. 그럼에도 정부에서는 미국 인플레 감축법에 대한 대응 방안을 내놓지 않아 이번 사태가 자동차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가늠하기 힘들게 만들고 있다.

미국이 한편에서 한국과 반도체 동맹, 즉 '칩(Chip)동맹'과 '배터리 동맹' 등을 요구하면서도 한국산 자동차에 대해선 세제 혜택을 주지 않는 것이 과연 한미 동맹과 한미 FTA 정신에 맞는 건지 의문이 제기된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기후변화 대응 투자와 의료 보장 확충. 법인세 인상 등을 골자로 하는 7천 4백억달러, 우리 돈으로 약 910조원 상당의 지출을 목표로 하는 인플레 감축법에 서명했다 이 법은 기후변화 대응 차원에서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5년 대비 40% 감축하기 위한 목표를 담고 있다. 목표 달성을 위해 미국 정부는 앞으로 3750억 달러를 투입할 예정이다.

특히 이 사업에서 미국 정부는 전기 차 보급 확대를 위해 큰 세제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미국인이 새 전기 차를 구입하면 최대 1천만원 안팎(7천 5백달러), 중고차의 경우엔 5백만원 내외(4천달러)의 세제 혜택을 줌으로써 사실상 보조금을 받도록 했다. 문제는 3가지 조건을 부여 한 것이다. 첫째는 중국산 핵심 광물이나 배터리를 사용해서는 안 되고, 둘째 미국에서 조립.생산돼야만 하며, 마지막으로 미국산 배터리와 핵심 광물을 일정비율 이상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현대차와 기아차가 우리나라에서 생산하는 모든 전기 차는 세액 공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현대.기아차는 미국 수출 물량 전량을 아직 국내서 생산하고 있다. 새 세금 혜택 기준을 충족시킬 수 없어 가격 경쟁력이 크게 떨어진다. 예컨대 현대차가 올해 1월에서 7월까지 1만 5천대를 판매한 아이오닉5는 가격이 우리 돈으로 5천 250만원(약 4만달러)에 이르는데, 비슷한 경쟁 모델인 포드의 머스탱 마하E는 보조금을 받게 되면 4천 8백만원(3만 6500달러)에 구입할 수 있게 된다고 한다.

현대·기아차는 이중고를 맞게 됐다. 미국에서 공장 가동을 서둘러야 하는 한편 중국산 광물에 대한 의존도도 낮춰야 하는 등 공급 망을 개편해야 하는 리스크를 안게 되었다. 결국은 미국 안에 들어와서 생산하라는 요구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내연기관 시대가 종말에 다다르고 앞으로 전기 차 수출이 대세가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한 장기적으로 미국에서 생산한다고 해도 그것은 미국 경제와 기업의 일원이 될 뿐 국내에는 역으로 수입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인플레 감축법 추진 과정에서 정부와 현대·기아차는 우리 전기 차를 세제 혜택에 포함 시켜 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그런 요구는 일절 먹히지 않았다. 세제 혜택으로 사실상 보조금을 주는 것은 한미 FTA와 WTO 자유 무역 주의에 위배된다. 우리가 WTO에 제소 할 수 있겠지만 시간이 워낙 오래 걸리는 문제여서 그 효용성이 크지 않을 것이란 예측이 있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한국과 가치 동맹을 내세우며 반도체와 배터리 분야에서 하나의 강력한 공급 망을 요구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이익만 앞세워 전기 차 분야에선 한국산 자동차에 보조금 혜택을 주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는 시장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남용이다.

우리 정부도 꿀 먹은 벙어리처럼 대응해선 안 된다. 한미 FTA상 분쟁 해결 절차로 진입하는 등 단호하게 대응이 필요하다. 우리가 농산물 등 여타 산업에서 큰 희생에도 불구하고 한미 FTA 체결을 성사 시킨 것은 자동차 수출 등에 대한 기대를 고려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이 제도가 최소한의 규범으로 더 이상 기능할 수 있는 건지 의심 받을 수 밖에 없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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