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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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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가격 결정에 서울우유 빠진다…정부 “신속 개편 마무리”(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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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농제도 개편 추진 도중 서울우유 자율 가격 인상

농식품부 “서울우유 존중, 다른 유업체 중심 협의”

“낙농진흥회 가격 결정, 추가 가격 인상 가능성 낮아”

[세종=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유업체 1위 사업자인 서울우유가 사실상 원유가격을 인상하면서 정부의 낙농제도 개편 추진에 영향을 주게 됐다. 용도별 차등가격제를 추진 중인 농림축산식품부는 앞으로 정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서울우유를 제외한 다른 유업체들과 협의를 진행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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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진위면 매일유업 평택공장 앞에서 열린 원유가격 협상 촉구 낙농인 총궐기대회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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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축산식품부는 서울우유의 원유가격 결정에 따라 앞으로 낙농진흥회와 용도별 차등가격제 도입을 희망하는 조합·유업체 중심으로 용도별 차등가격제를 조속히 도입할 계획이라고 18일 밝혔다.

서울우유는 앞서 지난 16일 대의원 총회를 통해 원유 1리터(L)당 58원의 가지급금을 지급하기로 의결했다. 낙농제도 개편을 둘러싸고 정부와 낙농업계간 협의가 지연되면서 낙농진흥회를 통한 원유가격 결정이 되지 않은 가운데 서울우유 자체적으로 원유 가격을 올린 셈이다.

낙농가 단체인 한국낙농육우협회는 그동안 매일유업 등 유업체 대상으로 원유 가격에 대한 협상을 조속히 시작할 것을 촉구해왔다.

우리나라 원유가격은 낙농진흥회에서 우유 생산비에 연동해 결정하고 있다. 낙농가와 유업체간 교섭력에 차이가 있고 공정한 시장 질서 확립 등 여건이 성숙되지 않았던 점을 감안했다는 게 농식품부 설명이다.

농식품부는 이번 서울우유의 가격 결정을 두고 원유의 공급자인 낙농가와 수요자인 유업체가 자율적으로 시장 수요, 생산비 등을 종합 고려해 별도 정부 지원 없이 구매 가능한 범위에서 가격을 결정한 것으로 해석했다.

유럽연합(EU), 캐나다, 미국, 일본 등 대부분 낙농 선진국들이 유업체와 낙농가가 자율적인 협의를 통해 원유가격을 결정함과 같은 방식을 적용했다는 것이다.

정부는 서울우유가 자율적인 가격 결정을 한 만큼 앞으로 용도별 차등가격제가 도입되더라도 서울우유에 의무 적용하지는 않도록 할 예정이다. 낙농제도 개편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서울우유는 사실상 배제할 계획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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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중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이 지난 17일 충북 청주시 농업기술원에서 낙농가를 대상으로 낙농제도 개편방안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농식품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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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범수 농식품부 차관보는 “사실상 서울우유가 원유가격을 인상했고 정부는 이번 결정과 관계없이 낙농제도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아쉬운 점도 있지만 서울유유의 자율 결정이라 정부 강제할 순 없고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앞으로 낙농진흥회와 (차등가격제) 도입을 희망하는 조합, 유업체 중심으로 조속히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우유는 백색시유(흰우유) 기준 시장 점유율 41.3%로 1위 사업자다. 서울우유가 가격을 올림에 따라 매일유업 같은 다른 유업체들의 가격 인상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는 다른 유업체들은 서울우유와 달리 원유가격을 결정하는 낙농진흥회로부터 원유를 구매하기 때문에 제도 개선 이후 낙농진흥회 결정에 따라 우유가격 인상 여부를 미리 결정할 수 없을 것으로 봤다.

박 차관보는 “낙농진흥회 결정이 없으면 자체 가격 결정이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며 “다른 유업체들과 만나서 이야기도 들었지만 지금까지도 입장은 변동이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농식품부는 시장 혼란을 우려해 앞으로 낙농제도 개편을 신속 추진할 계획이다. 정확한 시기는 못 박지 않았지만 해를 넘기지는 않겠다는 방침이다.

박 차관보는 “생산자단체 등에서 의견이 오고 (협의가) 정리되면 빨리 진행될 수도 있을 것”이라며 “낙농가 지역 설명회가 마무리되는 만큼 낙농산업 발전위원회와 낙농진흥회 이사회를 열어 세부 실행방안 마련과 원유가격 협상도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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