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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이슈 물가와 GDP

2분기 가계소득 ‘사상 최대 증가’…소상공인 손실보전금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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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상승에 기름값 지출 27.8% 폭증

한겨레

정부가 ‘추석맞이 농축수산물 할인대전'을 시작하는 15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전통시장의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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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분기 가계소득이 1년 전보다 12.7% 늘어 역대 최대 증가폭을 나타냈다. 특히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의 소상공인 손실보전금이 고소득층에 집중적으로 지급되면서 상위 20%의 공적이전소득이 2.5배 넘게 늘었다.

통계청이 18일 발표한 ‘2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 2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83만1천원으로 1년 전 같은 분기와 견주어 12.7% 늘었다. 이는 2006년 가계소득 통계 발표가 시작된 이래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지난 1분기에도 가구당 월평균 소득이 10.1% 증가했는데 2개 분기 연속 두자릿수 상승이다. 물가 상승을 고려한 실질소득 증가율도 6.9%로 역대 최대치다. 노동소득(5.3%)과 사업소득(14.9%) 모두 늘었는데 이전소득(44.9%)이 특히 많이 늘어 전체 가구당 월평균 소득 증가를 이끌었다.

소득 계층별로 보면, 하위 20%인 1분위의 소득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1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12만6천원으로 1년 전보다 16.5% 늘었다. 하지만 여전히 저소득 영세사업자의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1분위는 노동소득(47.3%), 재산소득(9.5%), 이전소득(12.7%) 모두 큰 폭으로 늘었지만, 사업소득만 19.6% 감소했다. 2분위와 3분위에서도 노동소득과 이전소득은 모두 늘었는데 사업소득만 각 27.2%, 10.2% 줄어 두자릿수 감소를 보였다. 전체 가계소득은 2분위(13.1%), 3분위(11.7%), 4분위(14.4%), 5분위(11.7%) 모두에서 고루 늘었다.

가계소득 증가를 견인한 건 공적이전소득(61.5%)이었는데 특히 고소득층에서 가장 큰 혜택을 입었다. 공적이전소득은 국민연금이나 기초연금, 소상공인 지원금 등의 사회 수혜금을 말한다. 1분위에서는 공적이전소득이 51만2천원으로 1년 전보다 14.2% 늘었는데, 같은 기간 5분위는 공적이전소득이 113만1천원으로 1년 전보다 165.4%나 폭증했다. 4분위에서도 공적이전소득은 70만6천원으로 1년 전보다 82.7% 늘었다. 사상 최대 규모로 편성된 2차 추경의 소상공인 손실보전금이 4∼5분위 고소득 자영업자에게 쏠린 탓이다. 이진석 통계청 가계수지동향과장은 “5분위 가구 중에서 자영업자 가구 등 노동자외가구 비중이 올라갔다. 손실보전금을 받은 가구가 상위 분위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고 반대로 노동자 가구는 조금씩 내려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5분위 소득을 1분위 소득으로 나눈 배율을 뜻하는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5.60배로 1년 전 같은 분기(5.59배)보다 0.01배 포인트 높아졌다. 5분위 배율이 올라갈수록 양극화가 심해졌다는 의미다. 반면 정부 지원금 효과를 제거한 시장소득 5분위 배율은 11.49배로 1년 전(12.51배)보다 1.02배포인트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고소득층에 집중됐던 정부 지원금이 시장소득 분배 개선 효과를 도리어 상쇄한 셈이다. 통계청은 “아무래도 자영업자의 비중은 3∼5분위에 많은데 손실보전금이 자영업자 중심으로 지급된 영향이 작용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5분위 배율은 지난해 3분기부터 3개 분기 연속 축소되면서 분배 개선세를 나타냈는데 올해 2분기부터 멈췄다.

2분기 가계지출은 350만8천원으로 1년 전보다 5.8% 늘었는데 물가상승의 영향으로 실질 지출 증가는 0.4%에 그쳤다. 먹거리 중심으로 물가가 치솟으면서 곡류(-13.9%), 채소(-6.3%), 유제품 및 알(-5.8%) 등 식료품 지출은 1.8% 줄었다. 국제유가가 오르면서 교통 지출(11.8%)도 크게 늘었다. 특히 운송기구연료비 지출은 27.8% 늘었는데 물가를 고려한 실질 지출은 5.4% 줄었다. 1년 전보다 운송기구연료비에 더 많은 돈을 지출했지만 실제 소비량은 줄었다는 의미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등의 영향으로 오락·문화나 음식·숙박 등 대면활동 관련 지출은 증가했다.

처분 가능한 소득 중에서 실제 소비지출액이 얼마인지를 계산한 평균소비성향은 66.4%로 2분기 기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평균 소비성향이 낮다는 것은 수입에 비해 쓰는 돈이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지혜 기자 god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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