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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대형마트 6990원은 손해보고 파는 것”… 프랜차이즈 치킨값 못 내리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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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가 초저가 치킨 ‘당당치킨’을 내놓은 이후 업계에서는 치킨 적정가격을 두고 한바탕 논쟁이 일었다. 관련해 임영태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 부사장은 “마트 치킨은 역마진일 거라고 확신한다”고 했다. 그는 치킨 가격을 낮출 수 없는 이유로 원재료값, 인건비, 각종 수수료 등을 들었다.

조선일보

지난 11일 서울 성산동 홈플러스 월드컵점에서 모델이 홈플5일장 행사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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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부사장은 18일 ‘YTN 뉴스라이더’에 출연해 “(대형마트의 6990원 치킨은) 프랜차이즈 방식으로는 도저히 산출이 불가능한 금액”이라며 “분명히 역마진이라고 확신한다. 즉, 손해를 보고 판매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게 마치 기존에 사업자들이 폭리를 취하는 것처럼 여겨져 매장에서 불철주야 판매하고 계시는 자영업자나 또 프랜차이즈 본사들의 시름이 더 깊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임 부사장은 프랜차이즈 치킨 가격이 저가 치킨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싼 이유에 대해 재료값, 임차료, 인건비, 각종 수수료 등 크게 네 가지 이유를 들었다.

우선 임 부사장은 마트 치킨은 프랜차이즈 치킨에 비해 원가 자체가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마트 치킨의 경우, 생닭을 받아 염지하기 때문에 부가세 10%가 빠진다”며 “무, 콜라 등 부가적인 서비스도 제공되지 않아 해당 금액도 제외된다”고 했다.

기존 마트 공간을 활용하기 때문에 임차료 등의 부가적인 지출이 없다고도 주장했다. 임 부사장은 “기존 마트 공간을 그대로 사용하기 때문에 인테리어와 기계장비 등 감가상각비도 전혀 들지 않는다”며 “물론 월세, 임차보증금 등도 제외된다”고 했다. 감가상각비란 제품을 생산하는 데 있어 노후되는 기물, 설비 등의 가치를 원가에 포함해 계산한 비용을 말한다.

인건비가 들지 않는 것도 마트 치킨이 저렴할 수 있는 이유라고 했다. 그는 “마트 치킨은 한정 판매하면서 다른 업무에 투입되는 인력을 활용한다. 인건비가 반영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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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홈플러스에서 치킨을 사려는 고객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 /김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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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부사장이 가장 강조한 부분은 수수료다. 임 부사장은 “프랜차이즈는 배달앱을 이용한다. 그렇기 때문에 광고비와 라이더에게 지불하는 배달료 등이 나간다”며 “그런데 마트는 이 부분을 지불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가맹점은 본사의 브랜드를 사용하는 대가로 인해서 로열티라는 것을 지불한다”며 “그런데 마트는 이런 부분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본사와 가맹점이 분담해서 지불하는 광고 판촉비도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트 치킨처럼 박리다매를 활용해 원가를 절감시킬 수 있지 않냐는 진행자의 질문에는 “방안이 충분히 있다”면서도 “월세와 보증금 그리고 심지어는 관리비까지 지불하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절대적으로 열위에 있다”고 밝혔다. 이어 “프랜차이즈는 치킨만 판매하는 전문점이지만 마트는 치킨이 여러 품목 중의 하나”라며 “이들이 던진 작은 돌멩이 하나가 중소 프랜차이즈 기업이나 자영업자들한테는 생존에 심각한 위협을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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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당치킨'을 개발한 한상인 홈플러스 메뉴개발총괄은 "6990원에 팔아도 남는다"고 말했다. /유튜브 '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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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홈플러스가 지난 6월 말 출시한 ‘당당치킨’의 누적 판매량은 지난 15일 기준으로 38만개를 넘어섰다. 전례 없는 고물가 속에 대형마트가 내놓은 ‘반값 치킨’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와 충돌하기도 했다. 프랜차이즈와 가맹점주들은 대형마트의 반값 치킨이 소비자를 유인해 다른 상품을 사게 만드는 ‘미끼 상품’이라고 반발했고, 대형마트는 생닭, 식용유 등을 대량 구매하고 직접 튀겨 팔기 때문에 저렴한 가격에도 이익이 남는다고 주장했다.

최근 중고거래 플랫폼에서는 6990원에 판매되고 있는 당당치킨에 3000원 웃돈을 붙여 1만원에 되팔겠다는 글까지 올라와 화제가 됐다. ‘초저가 치킨’이 인기를 끌자 이마트도 대열에 합류했다. 이마트는 이날부터 1주일간 ‘(9호) 후라이드 치킨’을 마리당 5980원에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박선민 조선NS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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