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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공기업·준정부기관 42개 줄인다…경영평가 재무성과 배점 2배로(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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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만공사 등 기타공공기관으로 변경…기재부 경영평가 제외·인사 자율성 강화

직무급 도입 우수기관 인건비 인상…임원 음주운전 땐 직무정지·해임

정부, 공공기관 관리체계 개편방안 확정…책임경영 확립에 초점

연합뉴스

공공기관 관리체계 개편방안
[기획재정부 제공]


(세종=연합뉴스) 차지연 박원희 기자 = 정부가 인천·부산항만공사 등 공기업·준정부기관 42개를 기타공공기관으로 바꿔 경영·인사 자율성을 늘려주기로 했다.

공기업 임직원 성과급과 연동되는 경영평가는 재무성과 배점을 지금보다 2배로 늘리고 사회적 가치 배점은 축소한다.

직무급 도입 우수기관에는 총인건비 인상 등 인센티브를 주고, 음주운전 등 공공기관 임원 비위 징계 수준은 공무원과 같은 수준으로 강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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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준정부기관 42개 줄인다…경영평가 재무성과 배점 2배로
[연합뉴스 자료사진]


◇ 항만공사 등 공기업·준정부기관 42개 기타공공기관 된다

정부는 18일 최상대 기획재정부 2차관 주재로 열린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에서 이런 내용의 공공기관 관리체계 개편방안을 확정했다.

최 차관은 개편방안에 대해 "공공기관이 자율·책임경영 체제를 확립하고 자체 역량을 강화해 질 높은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우선 기재부가 경영평가·임원 추천·재무 관련 협의에 촘촘히 관여하는 공기업·준정부기관을 줄이기로 했다.

덩치가 크지 않은 공기업·준정부기관은 주무 부처와 개별 기관의 책임·권한이 커지는 기타공공기관으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15년째 유지해온 '정원 50명, 총수입액 30억원, 자산규모 10억원 이상'인 공기업·준정부기관 분류 기준을 '정원 300명, 총수입액 200억원, 자산규모 30억원 이상'으로 완화할 계획이다.

올해 하반기 시행령을 개정하고 내년 1월에 올해 말 기준 정원으로 관련 기관 유형을 변경하는 것이 목표다.

새 기준을 적용하면 현재 총 130개인 공기업(36개)과 준정부기관(94개) 중 32%(42개)는 기타공공기관이 된다.

공기업 중에는 부산항만공사, 인천항만공사, 여수광양항만공사, 울산항만공사 등 4개 항만공사가 기타공공기관으로 변경된다.

준정부기관 중에는 사학연금공단, 언론진흥재단, 콘텐츠진흥원, 과학창의재단, 서민금융진흥원, 독립기념관 등 36개가 기타공공기관이 된다.

다만 올해 말 정원을 기준으로 하기에 실제 기타공공기관으로 변경되는 공기업·준정부기관 수는 달라질 수 있다.

공기업·준정부기관이 기타공공기관이 되면 경영 관리주체는 기재부에서 주무 부처로 변경돼 기재부 경영평가 대신 주무 부처 주관 평가를 받고, 공운위 의결을 거쳐야 했던 임원 선임도 개별법이나 정관에 따라 자체적으로 진행할 수 있게 된다.

예비타당성조사(예타), 출자·출연 사전협의 대상에서도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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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항만공사 사옥
[촬영 민영규]


◇ 빚 줄인 공기업 성과급↑…총사업비 2천억원으로 예타 기준 상향

공기업·준정부기관은 내년 상반기에 진행하는 2022년도 경영평가 때부터 재무성과 배점을 현재 10점에서 20점(공기업 기준)으로 대폭 늘린다.

보수 및 복리후생관리(현재 8.5점), 조직·인사관리(현재 2점) 배점도 확대한다.

정부가 지난달 제시한 혁신 가이드라인에 따라 기관별로 마련한 혁신계획은 점검 결과에 따라 가점 5점을 부여한다.

경영평가 결과는 임직원 성과급과 연동돼 있어 빚을 줄이거나 수익을 늘려 좋은 점수를 받은 기관은 성과급도 더 많이 받게 된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실적 등 사회적 가치 배점은 25점에서 15점으로 축소한다.

정부는 9월 경영평가 편람 수정 때 세부 배점을 공개할 계획이다. 변경되는 배점 기준은 내년 상반기에 올해 실적을 평가할 때부터 적용된다.

총사업비 2천억원 미만, 기관·정부 부담액 1천억원 미만 사업은 예타를 면제한다. 현재 총사업비 1천억원, 기관·정부 부담액 500억원 이상 기준을 완화하는 것이다.

다만 무분별한 투자를 방지하기 위해 신규 투자사업에 대한 기관 내부 타당성 검증 절차·결과를 경영평가에 반영한다.

해외사업은 예타 때 공공성 항목 비중을 줄이고 수익성 항목 중심으로 평가를 진행한다. 국제금융기구나 글로벌 자문사 등의 재무적 타당성 검증 결과는 수익성 분석 때 활용을 늘린다.

출자·출연 시 개별사업 건마다 진행하던 사전협의는 반기별 일괄 계획협의로 대체한다.

◇ 연구원 박사 채용 절차 간소화, 병원은 특수상황 때 증원 허용

200개가 넘는 기타공공기관은 특성에 따라 연구개발목적기관, 공공보건의료기관, 소규모기관 등으로 나눠 관리한다.

국책 연구원 등 연구개발목적기관은 박사급 우수 인력 채용 절차를 개선한다. 채용 심사자료 수집범위를 주무 부처가 탄력적으로 정할 수 있게 하고, 외부 심사위원 비중을 축소하는 방식이다.

해외 우수 인력 유치를 위해 주거 지원 외 별도 지원방안을 기관이 마련할 수 있도록 한다.

병원과 같은 공공보건의료기관은 감염병 등 예측 불가능한 상황 때는 사전협의 없이 정원 내에서 한시적 증원을 허용하고 초근·파견수당 등 총인건비 예외도 인정해준다.

소규모기관은 주무 부처 평가를 간소화하고 하위직급 통합정원 운영을 허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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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부채 (PG)
[정연주 제작] 일러스트


◇ 직무급 도입 잘하면 인센티브…음주운전 임원은 직무정지·해임

정부는 공공기관 직무급 도입을 촉진하기 위해 도입 수준이 높은 우수기관에 총인건비 인상 등 인센티브를 주기로 했다.

경영평가에서 직무급 평가지표 배점도 현재 2점에서 3∼4점으로 높이는 방안을 검토한다.

공공기관 직급체계는 연공·직급 중심에서 직무·보직 중심으로 전환하고, 주요 직위를 민간에 적극적으로 개방한다.

비상임이사의 이사회 활동 내용은 민간기업 수준으로 공시하고 경영평가에도 반영한다.

감사위원회 설치 공기업은 22개에서 더 늘린다. 내부 견제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공시항목은 지배구조 관련 항목을 보강하되, 다른 항목들은 실효성을 검토해 폐지·통합·재조정을 추진한다.

공공기관 임원 비위 징계는 공무원 수준으로 강화해 음주운전 시 직무정지·해임이 가능하게 한다. 또 해임되는 임원은 퇴직금을 다 가져갈 수 없도록 감액 근거 규정도 마련한다.

정부는 이번 개편방안을 위한 법령·지침 개정과 편람 수정을 올해 하반기에 마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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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공공기관 관리체계 개편 방안
(서울=연합뉴스) 원형민 기자 = circlemin@yna.co.kr 페이스북 tuney.kr/LeYN1 트위터 @yonhap_graphics


charg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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