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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美-대만 새 경제협의체 발족 협상 올가을 개시…中 또 반발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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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무역에 관한 미국-대만 이니셔티브' 공식 논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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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과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3일(현지시간) 타이베이 총통부에서 기념촬영을 하며 손을 흔들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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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미국이 대만과 지난 6월 예고한 새 경제협의체 발족 관련 공식 협상을 올가을 개시한다고 17일(현지시간) 밝혔다.

정식 명칭은 '21세기 무역에 관한 미-대만 이니셔티브'로, 조 바이든 행정부는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출범 멤버에서 제외된 대만과 별도의 협의체 발족을 지난 6월 1일 예고한 바 있다.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이달 초 대만 방문 '앙금'이 가시기도 전에 나온 이날 발표와 앞으로의 협상 과정 내내 중국의 강한 반발과 그로 인한 긴장 고조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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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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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미 무역대표부(USTR)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이번 협상은 양국간 △원활한 무역 △바람직한 규제 관행 △반부패 기준 △농업과 디지털 무역 △무역 장벽 제거 등 11개 무역 분야를 포괄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특히 비시장적 무역 관행과 국유기업 우대 관련 대책도 논의할 것으로 전해지는데, 이는 중국을 염두에 둔 조치로 풀이된다.

세라 비앙키 USTR 부대표는 "양국간 무역과 투자 관계를 심화하고, 공유된 가치에 기반한 상호 무역 우선순위를 진전시키며, 노동자와 기업을 위한 혁신과 포용적 경제 성장을 촉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 경제무역협상판공실(OTN)도 별도 성명을 내고 "농산물 무역 촉진과 중소기업의 미국 시장 진출 지원을 통해 국가경제를 활성화하자는 게 이번 협상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또 "대만에 대한 국제 투자자의 신뢰를 높여 미국 및 전 세계의 기술과 자금 유치가 가능해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서 비앙키 USTR 부대표와 덩전중 OTN 대표는 지난 6월 1일 화상회담을 갖고 미-대만 이니셔티브 로드맵 추진 계획을 당국자 전언 방식으로 외신에 공개한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올해 5월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를 출범시키면서 참여를 희망하던 대만을 결국 배제했는데, 이를 두고 미 행정부가 중국 정부 반발을 우려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당시 미 상원의원 50여 명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대만의 IPEF 참여를 강력하게 촉구하기도 했다.

다만 새로 출범할 미-대만 이니셔티브가 양국 무역에 얼마만큼 영향을 미칠지는 불투명하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분석했다. 이번 협상 목표는 대만이 기대하는 관세 인하 등 자유무역협정(FTA)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미국이 대만과의 연계를 강화하고 중국에 대항하는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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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반도체칩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의 TSMC(Taiwan Semiconductor Manufacturing Co.) 로고. ⓒ 로이터=뉴스1 ⓒ News1 최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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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은 세계 최고의 반도체 공급국이자 전자제품 및 기계류, 정보통신기술 주요 수출국이라는 지위로 미국, 중국 등과 긴밀한 경제관계를 맺고 있다.

이날 발표가 나온 뒤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브리핑에서 "(이번 협의는) 양국간 무역량과 협력 증대뿐만 아니라, 대만이 회복력을 갖추고 탄력적이며 안전한 공급망을 갖추도록 도울 기회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의 주미대사 역할을 하는 미국 주재 타이베이 경제문화대표부의 샤오메이친 대표는 트위터를 통해 "우리의 무역 파트너십에 새 장을 여는 큰 발걸음을 내딛게 돼 기쁘다"며 "이번 발표를 환영하고, 대만은 (협상을) 시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반겼다.

대만 OTN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해 대만의 3위 교역국이었다. 대만 재무부 자료에 따르면 2021년 대미 수출은 약 30% 급증, 사상 최대치인 657억 달러를 기록하며 5년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그러나 흥미로운 건 대만의 최대 교역국은 단연코 중국이라는 점이다. 지난해 대만이 실행한 수출의 약 42%가 중국과 홍콩으로 향했고, 대미 수출은 15%에 그쳤다. 지난해 대만-중국 간 교역액은 3283억 달러로, 미국의 5배 달한다.

차이 총통은 동남아시아와 인도, 호주, 뉴질랜드 등과 무역·투자를 강화해 대중국 경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노력 중이지만, 아직은 중국 경제에 압도적인 의존도를 보이는 것이다.

이날 발표와 앞으로의 협상 과정에서 중국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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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시간) 중국 인민해방군이 대만 섬 주변 해역과 영공 등에서 실탄사격을 하는 등 군사훈련을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화면이 홍콩에 나오고 있다. 중국군은 이날 낮 낸시 펠로시 미국 국회의장의 대만 방문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사실상 대만을 포위하는 군사훈련을 시작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박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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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미-대만 이니셔티브 추진 계획이 처음 공개된 이튿날인 지난 6월 2일 상무부 입장을 통해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가오펑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미국은 대만 분리주의자들에게 잘못된 메시지를 보내지 않도록 대만과의 무역·경제 관계를 신중하게 처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중국 정부는 대만과 다른 나라 간 어떠한 형태의 공식 접촉도 반대한다"며 이런 공식 접촉에는 "주권적, 함축적, 공식적 성격의 경제·무역 협정을 협상하고 서명하는 것도 포함된다"고 분명히 했다.

무엇보다 중국과 미국 사이에는 지난 2~3일 펠로시 하원의장이 타이베이를 공식 방문해 차이잉원 대만 총통을 만난 뒤 생긴 앙금이 아직 남은 터다. 중국은 이튿날부터 일주일간 대만해협에서 실사격 훈련을 벌이며 고강도 무력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중국은 대만을 언젠가 통일할 영토로 간주하는 '하나의 중국' 정책을 취하고 타협할 수 없는 핵심이익으로 간주하며, 미국의 최근 움직임은 하나의 중국에 위배된다는 입장이다.

미국은 1979년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수교하면서 하나의 중국을 지지하면서도, 동시에 대만관계법을 제정해 대만에 경제·군사적 지원을 해오고 있다. 또 대만의 독립을 명시적으로 찬성하지도 반대하지도 않으며 중국의 대만 침공시 참전 여부를 명확히 하지 않는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2013년 집권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치하 중국이 대만에 더 강경한 기조를 펴고 대만에도 차잉잉원 민진당 정권이 들어서 양안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미국 내에서는 대만에 대해 광범위한 초당적 지지가 형성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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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 AFP=뉴스1 자료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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