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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1 (일)

전망 엇갈리는 K뷰티 쌍두마차…LG생건은 ‘바닥’ 아모레는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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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대표 주자인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이 2분기 나란히 부진한 성과를 냈다. 두 기업 모두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주요 시장인 중국에서 실적이 흔들린 탓이다. 다만 전망은 엇갈린다. LG생활건강은 바닥을 다지고 재도약할 가능성이 크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반면 아모레퍼시픽은 단기간 내 반등이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매경이코노미

화장품 대표 주자인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이 2분기 나란히 부진한 실적을 냈다. 하지만 전망은 엇갈린다. LG생활건강은 재도약할 가능성이 크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반면 아모레퍼시픽은 단기간 내 반등이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사진은 LG생활건강 사옥. (LG생활건강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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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건, 황제주 재등극 기대

▷면세점 매출 회복 긍정적

LG생활건강은 2분기 매출 1조8627억원, 영업이익 2166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 2분기에 비해 각각 7.9%, 35.5% 감소했다. 순이익은 2021년 2분기 2264억원에서 올해 2분기 1260억원으로 급감했다. LG생활건강 측은 “3월 말부터 중국 봉쇄 정책이 강화되며 2분기 내내 중국 사업에 큰 영향을 미쳤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지속되면서 원자재 가격이 오른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고 실적 부진 이유를 설명했다.

실적이 역성장했음에도 긍정적인 의견이 나오는 이유는 증권가가 예상했던 것보다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선방해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가가 제시했던 2분기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는 매출 1조7427억원, 영업이익 2014억원이다.

예상보다 나은 성적을 낼 수 있던 배경에는 면세점이 있다. 2분기 면세점 매출이 3327억원이다. 2021년 2분기와 비교하면 32% 줄었지만 1분기와 비교하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국내 면세점 시장 전체를 보면 1분기와 2분기 판매액이 거의 비슷했는데, 시장 성장이 정체된 와중에도 LG생활건강은 매출이 큰 폭으로 늘었다. 박은경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 중간도매상 재고 조정이 어느 정도 일단락되며 수요가 정상화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최악의 국면은 탈출했다고 판단된다”는 의견을 밝혔다.

생활용품과 음료 사업 부문 역시 순항한다. 2분기 생활용품 부문 매출은 543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늘었다. 영업이익은 596억원으로 소폭(2%) 증가했다. 원가 부담은 커졌지만 프리미엄 브랜드가 인기를 끌며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음료 부문 역시 고마진 탄산 제품 판매가 늘며 매출은 14%, 영업이익은 10% 늘었다.

중국 화장품 시장이 조금씩 회복 기미를 보인다는 것도 희소식이다. 조소정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 이커머스 타오바오와 티몰의 화장품 총거래액(GMV) 감소폭이 점차 축소되고 있다. 중국 내 화장품 소비 심리가 예상보다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생활건강은 중국 내 신규 온라인 이커머스 플랫폼을 공략하는 데도 공을 들이고 있다. 상반기 중국 최대 소비 행사인 6·18 쇼핑축제에서 새롭게 성장하는 플랫폼 도우인(틱톡)과 콰이쇼우 내 뷰티 매출 1위를 거머쥐었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 내에서 LG생활건강 브랜드 파워가 훼손됐을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하지만 우려는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 향후 브랜드력 회복이 더디더라도 면세점, 중국 사업 회복에 따라 주당순이익(EPS), 주가 상승이 가능하다”고 내다본다.

실적 회복이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주가 역시 바닥을 찍고 반등 조짐을 보인다. 6월 61만원대까지 빠진 후 8월 중순 기준 73만~74만원대까지 회복됐다. 지난해 7월 기록한 고점(177만원대)과 비교하면 여전히 많이 조정을 받은 상태지만 추가 하락폭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2분기 실적이 발표된 직후 KB증권, 다올투자증권, 키움증권 등이 일제히 목표주가를 올렸다.

LG생활건강이 다시금 황제주(주가가 100만원 이상인 종목) 반열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유안타증권은 8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메리츠증권은 85만원에서 100만원으로 목표가를 올렸다. 박은정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고마진 채널인 면세 수요가 저점을 통과한 것으로 보인다. 면세 매출이 회복세로 전환됨에 따라 이익 안정성이 높아졌다. 9월 중추절, 10월 국경절, 11월 광군절 등 중국 내 쇼핑 수요가 늘어나는 행사가 눈앞이라는 것도 긍정적인 사안이다. 따이공(국내 면세점에서 한국 제품을 구매해 중국에 파는 보따리상) 수요 회복이 두드러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분석했다.

매경이코노미

▶아모레, 실적 기대에 못 미쳐

▷면세점, 방문판매 부진 지속

LG생활건강을 바라보는 시각이 긍정적으로 변하기 시작한 것과 달리 아모레퍼시픽은 여전히 부정적인 전망이 대부분이다. 2분기 아모레퍼시픽 매출은 9457억원이다. 지난해 2분기 매출인 1조1767억원에 비해 19.6%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2021년 2분기에는 영업이익 912억원을 기록했으나 올해 2분기에는 영업손실 195억원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증권가에서는 매출 1조194억원, 영업이익 489억원을 예상했는데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국내 부문에서는 수익성 좋은 면세점과 방문 판매 부문이 부진한 것이 치명적이었다. 해외 부문에서는 중국 매출이 봉쇄 여파로 감소하며 전체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아모레퍼시픽 측은 북미 등으로 시장을 다변화해 중국 실적 부진을 만회하고 이커머스 강화, 상품 포트폴리오 강화 등을 통해 재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2분기 유럽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 북미 매출은 66% 늘어나는 등 어느 정도 성과도 있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단기간 내 회복은 어렵다는 전망을 낸다. 2분기 유럽 매출은 57억원, 북미 매출은 360억원으로 아직까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다.

LG생활건강은 면세점 실적이 반등 조짐을 보이는 반면 아모레퍼시픽은 여전히 역성장 구간이라는 점도 부정적인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2분기 아모레퍼시픽 면세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5%, 직전 분기 대비 22% 줄었다.

중국 사업 반등에도 시간이 필요하다는 인식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중국에서 매출을 늘리기보다는 고부가 제품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개편하고 실적이 부진한 매장을 정리하는 등 수익성 개선에 초점을 맞춘 전략을 펼치고 있다. 길게 보면 실적 개선에 기여하겠지만, 단기적으로는 적자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허제나 DB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3분기에도 설화수 주력 제품 포트폴리오 재정비, 중국 전 브랜드 채널 효율화 작업이 지속되며 매출이 두 자릿수 이상 하락하고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주가 역시 힘을 못 쓴다. 코스피지수가 7월 6일 2292.01에 장을 마감하며 연중 저점을 찍고 8월 11일 2523.78까지 회복했지만 같은 기간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2.3% 빠졌다. 연초 이후 8월 11일까지로 시야를 넓혀봐도 상황은 다를 바 없다. 이 기간 아모레퍼시픽 주가 하락률은 24.11%로 코스피지수 하락률 15.56%을 넘어선다.

증권가 눈높이도 낮아지는 추세다. KB증권, 한국투자증권, 메리츠증권, 키움증권 등은 2분기 실적이 공개된 후 아모레퍼시픽 목표주가를 내렸다. 배송이 다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실적 부진을 예상했지만 매출이 우려보다 더 악화됐다. 경영 효율화 효과보다 매출 하락이 더 가파르게 나타나고 있어 언제 실적이 반등할지 가늠하기 어렵다. 매출 개선이 확인되기 전까지 이익 창출 역량을 보수적으로 전망할 필요가 있다. 당분간 주가 상승 여력이 제한적”이라는 분석을 내며 투자의견을 기존 매수(Buy)에서 중립(Hold)으로 조정했다. 목표주가는 18만원에서 12만원으로 내렸다.

[김기진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72호 (2022.08.17~2022.08.23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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