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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7년 만에 공개한 8.18 도끼만행사건 추모식…"북한 위협은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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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8일) 경기도 파주시 공동경비구역(JSA)에서 8.18 판문점 도끼만행사건 추모식이 열렸습니다. 유엔사는 7년 만에 추모식을 언론에 공개하며 "북한의 위협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도끼만행사건은 1976년 8월, 초소 시야 확보를 위해 미루나무 가지치기 작업을 지휘하던 미군 장교들을 북한군이 도끼로 살해 한 사건입니다. 도끼로 온 몸을 가격당한 보니파스 대위와 바렛 중위는 현장에서 숨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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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6년 8월 18일 공동경비구역에서 벌어진 도끼만행사건




추모식은 보니파스 대위의 이름을 딴 우리 군과 주한미군의 주둔지인 '캠프 보니파스', 그리고 만행사건이 벌어졌던 미루나무 터에서 차례로 거행됐습니다.

당시 한국군 JSA 중대장으로 현장에 있었던 김문환 예비역 소령을 비롯해 이두희 육군 제1군단장과 앤드류 해리슨 유엔사 부사령관, 서진하 육군 1사단장과 데이비드 레스퍼런스 한미연합사단장 등 유엔사와 한미 군 수뇌부가 참석했습니다.

추모식이 진행되는 동안 JSA에 배치된 한미 장병 들은 한 순간도 고개를 돌리지 않은 채 북쪽 방향을 주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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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지 않는 다리' 앞에서 북측을 향해 경계 근무를 서고 있는 한미 장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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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사를 낭독한 레스퍼런스 한미연합사단장은 "한국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북한은 대한민국 뿐 아니라 미국 본토까지 위협하는 능력을 개발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우리도 언젠가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전투를 해야할 수도 있다"면서 "이를 위해 연합작전 능력을 계속해서 키워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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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경기도 파주시 캠프 보니파스에서 열린 '판문점 8.18 도끼만행사건 희생자 46주기 추모식'에서 해리슨 유엔사령부 부사령관(왼쪽)과 레스퍼런스 한미연합사단장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사진=국방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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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족들도 그리운 마음을 담아 추모사를 보냈습니다.

바렛 중위의 누나 수잔씨는 “동생이 너무 심한 부상을 당해서 닫힌 관 속 시신을 확인할 수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우리가 누리는 자유가 이들의 희생 때문임을 잊지 말아달라"고 말했습니다.

보니파스 대위의 딸 베스 씨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50년이 지났지만 하늘에서 여전히 우리와 함께 하고 있다는 걸 느낀다”며 "나의 아들도 아버지처럼 조국에 봉사하기 위해 군인의 길을 걷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판문점 도끼만행 사건이란?

판문점 도끼만행 사건은 1976년 8월 18일, 미군 장교들을 북한군이 쇠파이프와 도끼 등으로 참혹하게 살해한 사건을 말합니다. 사건 당일 오전 10시 45분 보니파스 대위와 바렛중위, 그리고 우리 측 김문환 대위와 사병 등 11명은 초소 시야 확보를 위해 미루나무 가지치기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이를 본 북한군 박철 중위가 보니파스 대위에게 접근해 가지치기를 중단하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보니파스 대위는 이를 무시하고 작업을 계속 진행했습니다.(당시 공동경비구역은 말 그대로 한미와 북한이 '공동으로' 경비를 진행했습니다. 때문에 경비구역 안에선 군인들간 접촉도 비교적 자유로웠습니다.) 잠시 후 박철 중위는 북한군 30여 명을 동원해 미군 장교 두 명을 집단 폭행했습니다. 북한군은 약 4분간 도끼와 쇠망치 등을 휘둘러 장교들을 살해한 뒤 차례로 북쪽으로 달아났습니다.

만행사건 직후 한미는 합의하에 '데프콘 3'를 발령했습니다. 한국전쟁 이후 `데프콘3`가 발령된 것은 처음으로, 사실상 준전시체제에 돌입한 것입니다. 당시 포드 미국 대통령은 북한 본토 직접 타격까지 고려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또 한번의 세계대전으로 번질 가능성 등이 있기 때문에 군사적 옵션은 일단 접어두기로 했습니다. 대신 문제의 미루나무를 완벽히 제거해버리기로 결정했습니다.

미루나무 제거 작전에는 `폴 버니언` 이라는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공식적으로는 미루나무 한 그루를 베는 것이 전부였지만 이 작전을 위해 북한을 순식간에 초토화할 수 있는 병력이 동원됐습니다. 판문점 인근 상공에는 코브라 헬기가 떠 있고 그 뒤로는 B-52 폭격기가 비행 중이었습니다. 바다에는 항공모함 미드웨이 호가 전개됐습니다. 선제타격은 하지 않지만 만약 미루나무 절단 중 북한이 무력행동을 한다면 곧바로 보복을 하겠다는 계획이었습니다.

만행 3일 뒤인 8월 21일 오전 7시. 미루나무 절단 작업이 시작됐습니다. 북한은 아무런 행동을 취하지 못한 채 그 모습을 바라만 봤습니다. 또한 김일성은 공동경비구역에서 벌어진 사건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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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미루나무를 절단한 자리에 세워진 추모비〈사진=국방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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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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