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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IPO 불황기에도 스팩주 상장 밀물…이색 기업 합병도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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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들의 상장이 쏟아지고 합병 건수도 빠르게 늘어나면서 눈에 띄는 합병 기업도 등장하고 있다. 스팩주는 이달에 이미 5개 기업이 상장을 청구했고 지난달에 6개 기업이 상장에 나섰다. 앞서 6·5·3월(4개씩), 4월(5개), 2월(2개), 1월(1개) 순으로 상장 청구 기업이 꾸준히 늘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올해 인플레이션 압력과 금리 인상 등으로 증시가 크게 하락하면서 변동성이 커지자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크지 않은 스팩 상장이 갈수록 활발해지고 있다. 빠르게 상장을 원하는 기업들의 스팩 합병을 선택하는 경우가 늘어난 셈이다. 예년보다 합병에 성공하는 기업도 빠르게 늘면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선비즈

일러스트=정다운



스팩은 발행주식을 공모한 후 다른 기업과의 합병이 유일한 사업목적인 명목상 회사(페이퍼컴퍼니)다. 상장 후 3년간 비상장기업을 물색해 인수합병(M&A) 방식으로 기업을 상장시킨다.

기업 입장에서 스팩 합병 상장은 수요예측 흥행 여부가 영향을 주는 일반 상장과 달리 공모가가 고정돼 있어 상장 과정에 변수가 적다는 장점이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상장폐지가 되더라도 기준가(2000원)을 보장 받을 수 있다.

다만 스팩은 적당한 인수합병 기업을 찾지 못하면 상장 후 3년이 되는 시점에 상장 폐지되는데 투자자 입장에서는 어떤 스팩이 어느 기업과 합병할 지 미리 알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합병 등 특별한 호재 없이 급등락하는 스팩주의 경우 단기 차익 목적의 투기 자금이 몰려있을 가능성이 있어 투자에 유의하는 것이 좋다.

흥국증권에 따르면 올해 코스닥 시장에서 스팩 합병 상장 기업은 18일 기준 현재 9건에 달한다. 하인크코리아와 누보, 파이버프로, 웨이버스, 하이딥, 모비데이즈, 태성, 원텍, 코닉오토메이션 등이다.

이중 지난 1월 IBKS제15호스팩과 합병한 하인크코리아와 한국9호스팩과 합병한 파이버프로는 각각 합병가(2000원) 대비 현재 주가가 254%, 93.5% 상승하며 선방 중이다.

연내 상장예정인 스팩 기업 또한 14개에 달한다. 솔트웨어와 스튜디오삼익, 윙스풋, 비스토스, 밸로프, 모코엠시스, 트랜드아이, 핑거스토리, 라온텍, 신스틸, 옵티코어, 라이콤, 화인써키트, 메쎄이상이 연내 상장을 대기 중이다.

이중 스튜디오삼익과 비트토스 등 이색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들도 눈길을 끌고 있다. IBK제13호스팩과 합병 상장을 추진 중인 온라인 가구 유통기업 스튜디오삼익과 SK5호스팩과 합병을 추진 중인 생체신호 의료기기 전문기업인 비스토스는 각각 10월 상장을 앞두고 있다.

2017년에 설립된 스튜디오삼익은 홈퍼니싱(가구, 인테리어 소품 등) 유통 전문 기업으로 자체 개발 제품들을 온라인 플랫폼으로 유통하고 있다. 종합가구 전문 브랜드인 삼익가구와 원목가구 전문업체 등의 브랜드 판권을 보유해 현재 약 2000여종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특히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저렴한 가구를 부담 없이 쓰고 교체하는 트렌드(패스트 퍼니처, Fast Furniture)에 빠르게 대응해 제품 기획부터 출시 단계를 최소화하며 높은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최근 3개년간 연평균 매출 성장률이 55.3%를 기록했다.

2001년 설립된 생체신호 의료기기 전문기업인 비스토스는 임신 초기부터 태아의 건강을 측정하는 태아심음측정기와 태아감시장치를 국내 최초로 개발 및 상용화한 기술 선도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태아 및 신생아 관련 의료기기부터 가정용 의료기기 및 환자감시장치 등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보유 중인데, 생애 전 주기를 아우른다는 것이 특징이다.

회사 측은 20년 이상 연구개발로 축적한 기술력과 전 세계 120여개국, 1만여개 리스트에 달하는 풍부한 고객 리스트와 다양한 판매처, 의료업계 최고 수준의 품질시스템과 인허가 능력 등을 강점으로 꼽고 있다. 이 결과 현재 매출의 90%를 해외 수출에서 달성하고 있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상장된 스팩을 살때 합병 대상 기업을 미리 알 수가 없다 보니 일반 투자자가 접근할 때는 소액을 폭넓게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면서 “다만 공모가보다 높은 스팩을 살 때는 ‘원금 보장’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현재 주가가 기준가와의 괴리가 너무 큰 스팩은 될 수 있는대로 피하는 게 좋다”면서 “기준가 근처에 있는 스팩 중 그간 해당 증권사의 스팩 합병 실적을 보고 투자하면 중위험 중수익을 거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고운 기자(wo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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