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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우영우 막방날, 서울 하늘에 '드론 고래'가 뜬 이유는?[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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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후 9시 서울 성동구 서울숲 가족마당. 어두워진 하늘 위로 거대한 고래 한 마리가 나타났다. 300대의 드론이 빛으로 만든 고래다. 이 고래는 마치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속 한 장면처럼 헤엄치듯 하늘 위를 날더니 서서히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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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플로리다주의 한 해변에 향유고래 한 마리가 죽은 채로 발견됐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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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10분 동안 진행된 드론쇼에서 드론 300대는 고래와 바다거북, 가오리 등이 하늘을 평화롭게 헤엄치다가 하나둘 사라지는 장면을 연출했다. 국제환경단체인 그린피스가 멸종위기에 처한 해양 동물들을 알리기 위해서다. 마침 이날은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종영하는 날이다. 드라마 속에서 주인공인 우영우가 고래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내면서 고래 보호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

그린피스는 지난 2019년부터 고래 등 해양 동물들을 보호하기 위해 2030년까지 30%의 바다를 보호구역으로 지정하자는 ‘30x30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지금까지 미국과 영국, 독일, 한국 등 100여 개국이 공식적으로 30×30 지지를 표명했다고 그린피스는 밝혔다.



인간과 충돌로 생존 위협받는 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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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후 서울숲공원에서 드론 400여대가 날아오르며 고래 등 바다동물이 헤엄치는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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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피스에 따르면, 지구상에 살아가고 있는 90여 종의 고래 가운데 약 20여 종의 고래들이 인간과 충돌로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다. 현재 전 세계 바다에는 140만 마리의 고래가 생존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흰수염고래라고도 불리는 대왕고래는 크기가 최대 33m에 이르는 지구상에서 가장 큰 동물로 알려져 있다. 어린 새끼의 크기도 무려 7m나 된다고 한다. 하지만 과거 포경선들의 남획으로 멸종 직전의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현재는 국제적 멸종위기종(EN: Endangered)으로 관리되고 있다.

북극의 얼음 밑에서 서식하는 북극고래는 200년 이상 살 수도 있어 세계에서 가장 오래 사는 포유류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북극의 온난화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가 최근 북극으로 유입된 선박들의 충돌과 소음 등으로 인해 서식을 위협받고 있다.

몸의 3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머리가 큰 향유고래는 1시간 30분이나 잠수할 정도로 뛰어난 잠수 능력을 지닌 고래 종이다. 수심 2000m나 되는 심해까지 내려가 10m가 넘는 대왕오징어를 포식하는 등 신비한 능력을 지닌 고래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향유고래의 거대한 머릿속에 들어 있는 기름은 약 -270℃에서도 얼지 않아 기계장치의 윤활유, 계면활성제의 원료로 쓰일 수 있고, 내장에 있는 용연향이라는 향료는 고급향료의 원료로 쓰이기 때문에 18세기부터 대량 남획돼 개체 수가 급감했다. 최근에는 유럽 해안에서 그물과 플라스틱 쓰레기 등을 뱃속에 가득 품고 죽은 향유고래의 사체가 자주 발견되기도 했다.



“바다 2%만 해양보호구역…해양 보호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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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드론쇼는 26일까지 열리는 제5차 UN 해양생물다양성보전 협약 회의에서 한국 정부의 책임감 있는 행동을 촉구하기 위해 마련됐다. 그린피스는 “현재 전 세계 바다의 단 2%만이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다”며 “고래와 해양생태계 보호를 위해 강력한 해양협정을 통한 해양 보호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김연하 그린피스 오션 캠페이너는“지난해 한국 정부가 P4G 정상회의에서 30x30을 공식 지지 선언했음에도 불구하고 4차 유엔 회의에서 해양보호구역 지정 확대 안건에 적극적인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며 “해양 조약 체결이 지연될수록 기후위기는 더욱 악화되고 어족자원을 잃을 뿐 아니라, 해양 동식물의 서식처가 보존되고 회복될 기회가 사라지게 된다”고 말했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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