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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알박기 논란’ 이석현·김사열·이상갑 줄줄이 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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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권서 임명된 인사들 자리 버티다가 결국 사퇴

조선일보

사임한 이석현(왼쪽) 민주평통부의장·김무성 전 의원./조선일보 DB


이석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고 18일 밝혔다. 대통령실은 이 부의장 사직서를 수리할 방침이다. 후임으로는 국민의힘 김무성 전 의원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의장은 이날 입장문에서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은 국내외에서 의장인 대통령을 대리하는 위치에 있는데, 대통령의 신임이나 요청이 없는 상황에서 직무를 계속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법치국가에서 법이 정한 공직자의 임기는 존중되어야 한다”고 했다. 평통 수석부의장 임기는 2년으로, 이 부의장은 작년 9월 임명됐다.

민주평통은 평화 통일 관련 정책을 대통령에게 건의하는 대통령 직속기구다. 평통 의장은 윤석열 대통령이지만, 수석부의장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임명한 이석현 부의장이라는 점에서 ‘알 박기 논란’이 있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이 부의장은 지난달까지 “(이 자리는) 급여가 없는 비상근 명예직”이라면서 “이런 자리까지 물러나야 하느냐”고 반박했었다. 하지만 국민의힘 김석기 의원은 이 부의장이 민주평통 부의장으로 재직하던 11개월간 1억원이 넘는 활동비가 지출됐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후임 수석부의장으로는 국민의힘 김무성 전 의원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 수석부의장 사의 표명 전부터 김 전 의원이 차기 수석부의장으로 내정돼 있었다”고 했다. 김 전 의원은 6선 의원 출신으로 현재 국민의힘 상임 고문을 맡고 있다. 전·현직 국회의원 모임인 마포 포럼을 이끌며 보수 진영의 원로 역할을 해왔다. 민주평통 사무처장에는 석동현 변호사가 내정됐다. 검찰 출신인 변호사는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캠프 대외협력특보를 지냈다.

이 부의장 외에도 지난 정권에서 임명된 고위직 공무원들은 최근 잇따라 사의를 표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김사열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8월 말 위원장직에서 물러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새 정부 출범 이후 당국자가 공식적인 상의를 해오지 않았고, 오히려 직원들에게 인사상 불이익 등 압력을 가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문 전 대통령이 2년 임기로 재위촉했기 때문에 임기가 1년 가까이 남은 상태였다. 지난달에는 김순은 자치분권위원장이 임기를 1년 반 남기고 물러났다. 민변 출신인 이상갑 법무부 법무실장도 최근 사의를 표명했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는 한국수력원자력 신임 사장에 황주호 전 경희대 교수를 내정했다. 정재훈 현 사장은 2018년 취임한 뒤 3년 임기를 마치고 지난해 4월 1년을 연임했으나 이번에 물러나게 됐다. 정 사장은 ‘월성 1호기 경제성 조작’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등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앞장 섰던 인사다. 한수원은 19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황 전 교수를 신임 사장으로 선임할 예정이다. 황 내정자는 산업부 장관의 제청과 대통령 재가 등 절차를 거쳐 이르면 이달 중 취임한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 때인 2010~2013년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장을 지냈고 한국에너지공학회 회장, 한국원자력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김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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