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심, 징역 1년·집행유예 2년 선고…대법서 뒤집혀
"문서 작성 당시 '허위' 인식 있었다고 볼 수 없다"
김장수·김관진 前 국가안보실장, 무죄 확정
박근혜 정부의 보수단체 불법 지원(화이트리스트) 사건으로 기소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2020년 6월 26일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리는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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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3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19일 허위공문서 작성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실장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된 원심을 깨고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아울러 대법원은 김기춘 전 실장과 함께 재판에 넘겨진 김장수·김관진 전 국가안보실장에겐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김기춘 전 실장과 김장수 전 실장은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당시 대통령이 상황 보고를 받은 시각 등에 대한 국회 서면질의답변서 제출 과정에서 사실과 다른 허위 내용을 작성한 혐의를 받는다. 김관진 전 실장은 국가 위기관리 기본지침을 불법적으로 변경해 공용서류를 손상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1심은 김기춘 전 실장이 세월호 참사 당시 상황을 박 전 대통령에게 실시간으로 보고한 사실이 없음에도 20~30분 단위로 보고한 것처럼 작성한 국회서면질의답변서가 허위공문서에 해당한다며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다만 세월호 사건 직후 국회질의에 대비하기 위해 대통령 행적을 정리한 ‘예상질의응답자료’는 내부회의 참고용이기 때문에 허위공문서로 보지 않고, 무죄로 판단했다.
김장수·김관진 전 실장에 대해선 사고 당시 공무원이 아니거나 국가안보실에 근무하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무죄가 선고됐다.
2심 역시 1심 판단을 그대로 유지했다. 2심은 김기춘 전 실장의 유죄 부분에 대해 “청와대에 대한 국민적 비난을 피하기 위해 모호한 언어적 표현을 기재, 허위 사실을 썼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판단을 달리했다. 김기춘 전 실장에 대한 유죄 부분을 무죄로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다.
대법원은 국회 서면질의답변서에 사실확인 부분과 의견 부분이 혼재돼 있다고 봤다. 답변내용 중 ‘비서실에서 20~30분 단위로 유·무선으로 보고했다’는 것은 허위가 아니고,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다고 생각합니다’는 주관적 의견을 표명한 것에 불과해 답변서 작성 과정에서 ‘허위’라는 인식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는 판단이다.
대법원 관계자는 “공무원이 그 직무에 관해 허위 내용 문서를 작성할 경우 허위공문서작성죄가 성립하되, ‘허위’는 표시된 내용과 진실과 달라 그 문서에 대한 공공의 신용을 위태롭게 하는 경우여야 한다”며 “그 내용이 허위라는 사실에 관한 피고인의 인식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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