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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총리 퇴임 앞둔 리커창, 다음은 ‘권력 3위’ 상무위원장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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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경제가 안정적으로 회복하는 가장 어려운 시기에 처해있다. 시간은 나를 기다리지 않는다는 절박감을 갖고 경제 회복 발전의 기초를 공고히 해야 한다.”

리커창(67) 중국 총리는 지난 16일 광둥성 선전에서 광둥, 저장, 산둥 등 중국 경제 상위 6개 성장들과 가진 화상 회의에서 이같이 말했다. 중국 전·현직 최고지도부의 여름휴가 겸 비공식 회의인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가 끝나자마자 ‘중국의 실리콘밸리’이자 개혁·개방의 상징인 선전을 찾아 경제 살리기를 강조한 것이다.

리 총리는 세계 1위 전기차 기업의 자리를 놓고 미국 테슬라와 경쟁하는 중국 전기차·배터리 업체 BYD도 방문해 “기업은 과학정신과 장인정신을 결합해 더 크고 더 강해져야 한다”고 했다. 선전 거리에서 시민들과 만나 “개혁과 개방은 반드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부단한 개혁 개방을 통해서 생활이 좋아질 수 있다”고 했다.

개혁과 개방, 기업 혁신을 강조한 리 총리의 일정은 같은 날 랴오닝성의 ‘랴오선 전투 기념관’을 찾아 국민당과의 국공 내전 승리를 회고하고, “중국식 현대화는 전체 인민의 공동부유(共同富裕)의 현대화이지 소수의 부유가 아니다”며 분배를 강조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대조를 이뤘다.

시진핑 주석의 3연임을 확정하는 20차 당대회가 두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시진핑 집권 10년간 2인자였던 리커창 총리의 향후 진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리 총리는 지난 3월 기자회견에서 총리직은 이번으로 끝난다고 밝힌 만큼 다른 자리로 이동하거나 퇴임을 하게 된다. 외교가에서는 과거 리펑 총리처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국회 격) 상무위원장을 맡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리 총리는 5년 전 시진핑 2기 출범 때만 해도 거시경제, 금융 관련 권한을 시진핑 주석의 친구이자 최측근인 류허 부총리에게 내주며 역할이 축소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었다. 시진핑의 ‘경제 책사’로 불리는 류허 부총리는 트럼프 행정부 시절 미·중 무역 전쟁에서도 선봉장 역할을 했다. 2016년 인민일보에 리커창 총리의 낙관적 거시경제관을 비판한 ‘익명의 권위 인사’ 역시 류 부총리라는 해석이 많았다.

하지만 “코로나와 전쟁에서 승리를 거뒀다”는 2020년 시 주석의 공언과 달리 중국 내 코로나가 재발하고 방역이 장기화돼 경제에 부담이 커지면서 리 총리가 해결사로 나섰다. 리 총리는 3월 말부터 시작된 상하이 봉쇄로 중국 경제가 어려움에 빠지자 지난 5월 31개 성·시 간부를 비롯해 10만명이 참석한 ‘전국 경제 지표 안정 화상 회의’를 주재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6월까지 모든 조치를 취해 경제 회복을 쟁취하라. 경제는 경제만이 아닌 중대한 정치 문제”라고 강조했다. 국무원 장관급 인사들을 ‘감찰조’로 지방정부에 내려 보내 경제를 직접 챙긴 것도 이례적이었다.

“경제가 2020년보다 더 어렵다” “2분기 플러스 성장만이라도 달성해 달라”고 요청하는 등 과감한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리 총리는 지난 6월 이후 허베이, 푸젠, 광둥을 방문해 연일 경제 살리기를 강조하며 활력을 불어넣으려고 애쓰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따라 시진핑 3연임 과정에서 경제 안정이 중요해지면서 67세인 리 총리는 칠상팔하(67세는 남고 68세 이상은 퇴임하는 것) 관례에 따라 최고 지도부에 남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경우, 리 총리가 전인대 상무위원장을 맡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부총리, 총리를 거쳐 전인대 상무위원장을 맡았던 리펑의 전례를 따를 수 있다는 것이다.

서열상 전인대 상무위원장은 총리에 이어 권력 서열 3위이지만 시진핑 집권 이후 전인대의 권한을 강화하면서 과거보다 지위와 역할이 커졌다. 이 때문에 전인대 상무위원장 자리를 놓고 리 총리 측과, 시 주석의 최측근인 리잔수 현 전인대 상무위원장 간의 내부 권력 다툼설도 나오고 있다. 리 총리의 후임에는 왕양(67)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 후춘화(59) 국무원 부총리 등이 거론된다.

[베이징=박수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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