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득식 전 국군기무사령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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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대현 기자] 이명박 정부 시절 국군 기무사령부의 댓글공작을 주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배득식 전 국군기무사령관(68)이 파기환송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다시 구속됐다.
26일 오전 서울고법 형사1-1부(부장판사 이승련 엄상필 심담)는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배 전 사령관에게 "유무죄에 대한 대법원 판단을 그대로 따른다"라며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북한군 사이버심리전에 대응한다는 명목 등으로 청와대 지시를 맹목적으로 따르며 대통령과 정부를 옹호하고, 반대 세력을 비난하는 등 정치적 중립에 반하는 글을 공유하도록 하거나, 국민의 자유로운 여론 형성을 저해하고, 사용자의 신원을 불법적으로 조회하도록 지시했다"라며 "집권 세력의 정권 재창출 등 지극히 정파적 목적에서 이뤄진 것이고, 국민 기대와 신뢰를 크게 손상해 군의 존립 기반을 위태롭게 한 것으로서 비난 가능성 매우 크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부임 전부터 기무사에서 관련 업무가 일부 진행된 측면이 있지만, 사령관으로서 부대를 지휘·감독할 막대한 권한과 책임이 있었는바, 적법성과 정당성에 대한 진지한 고민 없이 위법·부당한 지시를 한 행위는 정당화가 안 된다"라고 지적했다. "군은 국민 전체의 혈세와 국방의 의무를 존립의 기초로 한다. 일부 사람의 세금과 군 복무로 군이 이뤄지는 게 아니지 않느냐"라고도 말했다. 다만 배 전 사령관이 초범인 점, 직업군인으로서 국가를 위해 36년간 복무한 점 등을 참작했다.
재판부는 "유죄 부분이 대법원에 (다시) 올라간다고 해서 바뀔 수 없는 이상 도주의 우려가 있다고 보인다"라며 불구속 상태로 파기환송심 재판을 받아 온 배 전 사령관을 법정에서 구속했다.
앞서 배 전 사령관은 2011년 3월~2013년 4월 댓글 공작 조직인 '스파르타'를 운영하면서 당시 여권 지지나 야권에 반대하는 정치 관여 글 2만여건을 온라인상에 게시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특히 당시 이 전 대통령과 정부에 비판적인 글을 쓴 ID 수백개의 가입자 정보를 불법 조회하고 청와대 요청으로 인터넷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를 수십회 녹취해 보고한 혐의도 있다.
1심은 징역 3년을 선고했지만, 항소심에선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으로 감형됐다. 배 전 사령관의 혐의 중 이 전 대통령과 정부를 비판한 ID의 신원을 조회한 범행사실 중 피해자별로 공소시효 7년이 지나지 않은 부분과 기무사 민간인 사찰 의혹을 제기한 ID의 신원조회 부분만 유죄를 인정하고 나머지는 무죄 및 면소로 봤다.
하지만 대법원은 온라인 여론조작 혐의 등 대부분 혐의를 유죄로 봐야 한다는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그러면서 "피고인과 기무사 실무담당관들이 대북 첩보 계원 및 예하 기무부대 사이버 전담관들에 대해 온라인 여론조작 트위터 활동을 지시한 행위는 상대방마다 별개의 죄가 아니라 하나의 직권남용죄가 성립한다고 보아 공소시효가 완성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라고 판시했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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