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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연승에 메이저 3승…21세 시비옹테크, 윌리엄스 후계자 1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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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만에 한 시즌 메이저 2승 달성, 수비·멘털에 특히 강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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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이 확정되자 코트에 눕고 있는 시비옹테크
[AFP=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올해 프랑스오픈과 US오픈 테니스 대회 여자 단식을 휩쓴 이가 시비옹테크(1위·폴란드)는 US오픈 시상식에 '1GA'라고 적힌 상의를 입고 나왔다.

자신의 이름 '이가'의 영어 철자인 'IGA'에서 알파벳 'I'를 숫자 '1'로 바꾼 것이다. 우리 말로 바꾸면 '이가'가 아닌 '일가'인 셈이다.

자신이 세계 랭킹 1위라는 자부심과 함께 이번 대회를 끝으로 은퇴한 세리나 윌리엄스(41·미국)의 뒤를 이을 '포스트 윌리엄스' 시대에서도 자신이 선두 주자라는 것을 은연중에 나타낸 자신감의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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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컵을 든 시비옹테크
[AFP=연합뉴스]


2001년생으로 윌리엄스보다 20살 어린 시비옹테크는 올해 여러 기록을 남겼다.

올해 2월부터 7월까지 37연승을 내달렸는데 이는 2000년 이후 여자 테니스 최다 연승 기록이다.

윌리엄스도 2013년 34연승을 한 것이 개인 최다 연승이고, 시비옹테크의 37연승은 '21세기 최다 연승'으로 남아 있다.

또 2008년 마리야 샤라포바(러시아)가 호주오픈에서 우승하며 메이저 3승을 달성한 이후 가장 어린 나이에 메이저 대회에서 세 번째 우승 트로피를 수집했다.

2008년 샤라포바가 20세 9개월, 2020년과 올해 프랑스오픈을 제패했던 시비옹테크는 21세 4개월이다.

만 22세 이전에 메이저 대회에서 세 번 우승한 여자 선수는 시비옹테크가 통산 9번째인데 그에 앞서 이를 달성한 선수들은 샤라포바 외에 크리스 에버트, 슈테피 그라프, 모니카 셀레스, 마르티나 힝기스, 비너스 윌리엄스, 세리나 윌리엄스, 쥐스틴 에냉 등 그야말로 쟁쟁한 이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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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비옹테크(오른쪽)와 자베르
[AFP=연합뉴스]



시비옹테크는 이번 US오픈 우승으로 올해 7차례 대회에서 단식 정상에 올랐으며 이는 2014년 세리나 윌리엄스 이후 8년 만에 나온 기록이다.

한 해에 메이저 대회 여자 단식에서 두 차례 우승한 것도 2016년 호주오픈과 US오픈을 제패한 안젤리크 케르버(독일) 이후 올해 시비옹테크가 6년 만이다.

키 176㎝에 오른손잡이인 시비옹테크는 어린 선수답지 않게 큰 경기나 위기에 강한 모습이 두드러진다.

최근 10번의 결승을 모두 2-0으로 이겼고 최근 결승전 17전 전승에 통산 결승 전적은 17승 1패다.

이날도 2세트 게임스코어 4-2로 앞서다 4-4로 추격을 허용하고, 이어진 자신의 서브 게임에서 15-40으로 더블 브레이크포인트 위기에 내몰렸지만 끝내 이를 이겨내고 경기를 2세트에서 끝냈다.

아리나 사발렌카(6위·벨라루스)와 준결승에서는 3세트 2-4 위기를 뒤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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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인트를 따낸 뒤 환호하는 시비옹테크
[AP=연합뉴스]



결승전 서브 최고 시속 181.9㎞를 기록한 시비옹테크는 이번 대회 여자부 서브 최고 시속 상위 20위 안에 들지 못했을 정도로 서브가 강한 선수는 아니다.

그러나 리턴 게임 승률이 올해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에서 52.1%를 기록해 정규 투어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50%를 넘길 만큼 수비에 능하다.

랠리가 오래 가는 클레이코트 대회인 프랑스오픈에 유독 강한 것도 수비가 바탕이 되기 때문이다.

빠른 스피드와 운동 능력을 앞세운 시비옹테크는 이날 결승에서도 좌우로 흔드는 자베르의 공격을 꾸준히 받아내며 오히려 포인트를 따내는 장면을 여러 차례 연출했다.

시비옹테크는 우승 인터뷰에서 "이번 대회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며 "(윔블던 3회전 탈락 등으로) 어려운 시기였는데 정신적으로 이를 잘 이겨낸 제가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2020년 프랑스오픈 우승 외에는 다른 메이저 대회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던 시비옹테크는 올해 호주오픈 4강, 프랑스오픈 패권 탈환에 이어 하드코트 대회인 US오픈까지 정복하며 최고의 한 해를 만들었다.

볼 스피드가 빠른 잔디코트 대회인 윔블던에서는 지난해 16강이 최고 성적인 점이 앞으로 숙제로 남았다.

시비옹테크는 이번 대회 우승 상금 260만 달러(약 35억9천만원)를 받으면서도 "현금이 아니라 다행이네요"라고 농담하는 여유를 보였다.

email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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