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7차 유엔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AP=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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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먹으로 연설대 친 마크롱, 스위스도 규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77차 유엔총회 일반토의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침묵하는 것은 어느 정도는 신제국주의와 공모하는 것”이라고 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주어진 시간의 두 배인 약 30분간 발언하면서 주먹으로 연설대를 치는 등 강경한 태도를 취했다. 그는 “지난 2월 24일부터 우리가 목격한 것은 제국주의와 식민 시대의 복귀”라며 “러시아는 이웃 국가를 침공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 국경은 무시한다. 총회에 모인 모든 회원국이 러시아가 전쟁을 포기하게 할 행동에 동참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20일(현지시간) 유엔총회 일반토의 첫날 유엔본부 총회장의 모습.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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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올라프 숄츠 총리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상임이사국이자 핵무기를 보유한 러시아가 폭력을 통해 국경을 바꾸려 하는 것을 좌시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로 인한) 제국주의의 귀환은 비단 유럽에만 영향을 주진 않는다. 이는 세계 질서의 재앙”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유엔 안보리 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독일의 상임이사국 진출을 제안했다.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폴란드의 안제이 두다 대통령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추진하는 핀란드의 사울리 니니스퇴 대통령도 “러시아의 침공 행위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규탄했다. 루마니아‧리투아니아‧슬로바키아 등 동유럽 국가 정상들도 러시아의 불법 행위를 지적하며, 평화적 해결을 요구했다. 중립국 스위스의 이그나치오 카시스 대통령은 “중립성은 우리의 무관심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며 “러시아의 군사 행위는 유엔 헌장을 위배한 것”이라고 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힘이 아닌 규칙에 근거한 세계 질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그는 “유엔과 안보리에 개혁이 필요하다”며, 현 상임이사국 체제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일본·독일의 안보리 개혁 요구에 대해 알자지라는 이들 국가가 제2차 세계대전 승전국들에 의해 고안된 안보리의 개혁을 오랜 기간 요구해왔다고 전했다.
20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7차 유엔총회 일반토의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연설하는 모습.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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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중재자 역할을 자임하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전쟁에는 결코 승자가 없고, 공정한 평화 절차에는 패자가 없다”며 “위기에서 탈출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외교적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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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우소나루 “일방적 제재가 최선 아니다”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과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국왕 등은 세계가 직면한 여러 어려움에 대해 전반적인 우려를 표명했다. 하지만, 러시아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이날 뉴욕타임스(NYT)는 “중동 지도자에 우크라이나 전쟁은 가장 시급한 사안이 아니었다. 팔레스타인 문제 등에 관심을 촉구했다”고 전했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서방의 러시아 제재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에서 즉각 휴전이 필요하다”면서도 “일방적인 제재가 갈등을 해소할 최선의 방법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해결은 대화와 협상을 통해서만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아프리카연합(AU) 의장인 마키 살 세네갈 대통령은 아프리카 대륙 지도자들이 (서방과 러시아 중) 어느 한쪽을 선택하라는 압력을 받고 있다며 “아프리카는 신냉전의 온상이 되길 원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아프리카 대륙 국가들은 지난 3월 러시아를 규탄하는 유엔 결의안에 25개국이 기권하거나 투표를 하지 않는 등 중립적인 입장을 취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총회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AFP=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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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총회의 일반토의 첫날인 이날 브라질을 시작으로 이탈리아까지 33개국 대표의 연설이 이어졌다. 윤석열 대통령도 열 번째 연사로 나서 “자유와 연대로 위기를 극복하자”며 11분간 연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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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바이든·젤렌스키 연설
유엔총회 일반토의 연설은 21일 절정에 달할 예정이다. 이날 두 번째 연설자였지만,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 참석 등으로 일정을 조절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유일한 화상 연설이 허용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연설에 나선다. 유엔총회 일반토의 연설은 오는 26일까지 이어진다. 중국과 러시아의 연설도 남아있지만, 정상들은 참석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미국 악시오스가 전했다. 북한은 김성 주유엔 대사가 마지막 날인 26일 연설에 나설 예정이다.
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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