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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대중 간담회 연 조정훈 “당적은 국적만큼 중요치 않아. 대한민국은 모두가 만드는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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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훈 시대전환 대표, 23일 여의도에서 시민들과 간담회…지지와 비판 등 목소리 뒤섞여

조정훈 대표 비판한 참가자는 있었지만 ‘개딸’은 없어

비판에 감사 인사한 조정훈 ‘김건희 특검법’ 반대 배경도 밝혀

마무리 발언에서는 “상처 입히려고 정치 시작한 것 아냐… 비판적 지지자 되어 달라”

세계일보

조정훈 시대전환 대표(비례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간담회에서 시민의 발언을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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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당론으로 밀어붙인 ‘김건희 특검법’ 반대 의사 표명 후 비난이 쏟아지자 여론 목소리를 듣겠다며 23일 마련한 간담회에서 조정훈 시대전환 대표(비례대표)는 “당적은 국적만큼 중요하지 않다”며, “정치가 국가를 더 이상 망가뜨리는 정치가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조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의 한 카페에서 3시간 가까이 진행된 간담회를 마친 후, 마무리 발언에서 “대한민국은 우리 모두가 만들어가는 나라”라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조 대표가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지난 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던 글이 사실상 간담회의 시작이었다. ‘소중한 추석 밥상을 짜증나게 하는 특검법 추진에 반대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조 대표는 “대통령 부인에 대한 특검이 민생에 얼마나 도움이 되겠느냐”며, “특검이 추진된다면 모든 민생 이슈를 잡아먹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치가 민생을 논하는 민생 정치를 21대 국회 임기 중에 해보고 싶다”며 “민주당도 제1야당, 국회 다수당으로 여당과 정정당당한 정책 경쟁으로 승부하기를 촉구한다”고 했다. 특히 “한 여인의 남편으로 남의 부인을 정치 공격의 좌표로 찍는 행위가 부끄럽고 좀스럽다”고 민주당을 겨눴다.

특검법 패스트트랙(신속 처리 안건) 의결정족수에 자신이 필요하다는 추측 기사가 이어지자 조 대표가 SNS에서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였으며, 패스트트랙 추진의 ‘캐스팅보트’를 쥔 그의 특검법 반대 의사에 민주당 지지자 등으로 추정되는 이들의 거센 비난이 쏟아졌다. 조 대표 휴대전화에는 ‘후손들에게 죄를 짓지 말라’는 메시지 외에 ▲민생 운운하며 김건희 특검을 반대하지 말라 ▲조정훈 의원의 입장을 이해할 수 없다 등 메시지가 쇄도했고, 거친 욕설 섞인 메시지까지 모두 합하면 그 수만 수천통에 이른다고 알려졌다.

이러한 이유에서 마련한 간담회는 발언을 원하는 시민이 5분간 말하면 조 대표가 2분간 답하는 방식으로 진행이 예정됐으나, 사안에 따라 시민 발언과 조 대표의 답변 시간이 조금 길어졌다. 시민 참석자는 예닐곱명으로 그 중에는 조 대표 지지자라 밝힌 이도, 조 대표의 발언을 비판한 시민도 뒤섞였다. 다만, 자신을 이른바 민주당의 강성 지지자인 ‘개딸(개혁의딸)’이라고 직접적으로 밝힌 이는 없었다.

조 대표를 향한 시민들 발언은 ▲2세들에게 나라다운 나라를 물려줘야 한다 ▲국회의원들이 불체포 특권 등 특혜를 누린다 ▲조 의원의 용기를 높게 평가한다 ▲우리나라는 거짓의 나라가 됐다 등 다양했다.

물론 참석자 전원이 조 대표를 지지하지는 않았다. 간담회 시작 1시간여가 지난 후 현장에 참여한 A씨는 조 대표의 민주당 강성 팬덤을 겨냥한 ‘패거리 정치’ 발언이 또 다른 언어적 프레임을 씌운다면서, 다 같이 대한민국이라는 열차에 함께 탔다며 ‘개딸’로 불리는 민주당 강성 지지자를 겨냥한 공격을 멈추라고 촉구했다. 사회적 기반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다고 느껴 개딸이라는 존재가 등장한 거라면서다. 다만, A씨는 자신은 개딸은 아니며, 단지 조 대표의 발언이 정당하지 않다고 생각해 국민의 한 사람으로 간담회에 참여했다고 부연했다.

자신을 비판해 감사하다며 A씨에게 인사한 조 대표는 “진정한 지지자라면 잘못한 것도 지적해야 한다”며 “제게 진정한 지지자는 쓴 소리를 하는 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과 국민의힘, 국가를 보시면 안타깝지 않으시냐”며 “국회에서 보면 덮어두고 우리 편, 덮어두고 상대편 이런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우리 편도 잘못하면 잘못했다고 하는 게 더 좋은 정치”라며 “더불어시민당 출신이 왜 이러냐고 (제게) 그러시는데 저는 진짜 개혁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리고는 “저는 아침에는 진보 저녁에는 보수, 아침에는 보수 저녁에는 진보(가 되고),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모든 방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실용적인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계속해서 간담회 발단이 된 ‘김건희 특검법’ 반대 배경에는 “의혹이 있다는 것도 끝까지 가자는 것도 동의하지만 특검이라는 단어가 적절치 않다는 판단이었다”고 밝혔다. 또 “민주당이 임명한 특검을 민주당 지지자 밖의 분들이 받아들이지 않을 수도 있다”며 “이는 끝없는 싸움이 되므로 못난 정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민주당 지지자 등의 거센 비난에는 “저는 개딸이라 언급하지도 않았다”며 “제가 받은 융단폭격과 같은 건 어떤 국민도 받아서는 안 된다”는 말로 건강한 비판은 필요하되 한 사람을 향한 집단적인 공격은 민주주의가 될 수 없다고 더했다.

조 대표는 마무리 발언에서 “특검을 반대하고 인터뷰에서의 발언 때문에 마음의 상처를 입은 분이 계시다면 사과드린다”며 “어떤 사람에게도 상처를 입히려고 정치를 시작하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더불어 “그동안 과정을 볼 때 우리 사회에는 아직도 집단주의 행태가 남아있다”며 “제가 그 (피해에 해당하는) 사례였던 것 같다”고 짚었다. 어떤 국가가 ‘좋은 나라’인지는 힘없는 사람이 어느 정도로 사는지, 목소리 없는 사람이 어느 정도로 말하는지를 보면 알 수 있다면서 “‘나라 생각하면서 정치하라, 중심 잡으면서 정치하라, 너의 발언이 뜻하지 않게 사람들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는 걸 명심하라’가 여러분의 오늘 말씀”이라고 정리했다.

조 대표는 “저에게 비판적인 지지자가 되어 달라”며 “누군가 천국을 만들어 준다고 약속하면 그 사람이 여러분에게 만들어주는 건 지옥뿐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아가 “조정훈과 함께해 달라”며 “우리가 만드는 대한민국은 지금보다 좋아야 하고, 어떤 사람도 구석에서 외롭게 있지 않게 할 것”이라는 말로 간담회를 마무리했다.

글·사진=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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