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고 수익 45% 주겠다는 유튜브
[매경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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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현지시간) 유튜브는 온라인 간담회를 열었습니다. 이 자리서 2023년 초부터 '유튜브 쇼츠' 창작자들과 광고 수익을 공유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광고 수익의 무려 절반에 가까운 45%를 창작자들에게 지급하겠다는 것이죠. 유튜브가 그동안 긴 형태의 콘텐츠나 생중계 라이브 콘텐츠로 성장해왔지만, 이제는 15초짜리 콘텐츠로 표현하려는 창작자들의 시도가 보편화됐다는 자각에 대대적인 창작자 지원에 나선 겁니다.
닐 모한 유튜브 최고제품책임자(CPO)는 "쇼츠를 만드는 모바일 퍼스트 제너레이션 크리에이터를 포함해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모든 크리에이터를 지원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유튜브는 그동안 짧은 영상 특성상 광고를 어느 자리에 배치할 수 있을지 고민이 컸습니다. 결론은 쇼츠 영상 사이에 삽입시킬 예정입니다. 특히 조회 수 비율에 따라 광고 수익을 배분할 계획이죠. 구독자가 1000명 이상이면서 90일간 쇼츠 조회 수 1000만건을 넘긴 크리에이터라면 광고 수익을 나눠 받을 수 있죠. 물론 '유튜브 파트너 프로그램(YPP)'에 가입해야 하고요.
광고 수익 뿐만 아니라 구독자로부터 직접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방법들도 계속됩니다. 기존에 라이브 채팅창을 통해 제공됐던 '슈퍼 땡스(Super Thanks)' '슈퍼 챗(Super Chat)' 기능을 통해 구독자들이 해당 창작자를 지지할 수 있는 것이죠.
그렇다면 왜 유튜브는 짧은 영상 쇼츠에 대한 대대적 투자를 결정한걸까요? 쇼츠의 성장세가 남다르다는 판단을 한 겁니다. 유튜브에 따르면 쇼츠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전 세계적으로 15억명에 달합니다. 일간 조회 수도 300억건에 육박하죠. 2020년 9월 첫 출시됐지만, 쇼츠의 성장세가 매섭다고 판단해 '롱폼(긴 영상)'과 '라이브' 이외에도 숏폼도 강화하겠다는 겁니다.
유튜브 자체적으로 틱톡을 넘어설 수 있다는 계산이 섰을 겁니다. 이미 공개된 MAU로는 틱톡을 넘어섰습니다. 지난해 9월 틱톡은 MAU가 10억명이라고 밝힌 바 있거든요. 2016년 서비스를 시작한 틱톡이 5년 만에 MAU 10억명을 확보했는데, 2020년에 서비스를 시작한 유튜브 쇼츠가 3년이 채 되기도 전에 15억명을 돌파한 겁니다.
숫자가 나타나니, 더 많은 수익 배분으로 양질의 창작자를 유치하겠다는 생각이 섰다고 봐아죠. 유튜브 쇼츠에서 영상을 올리는 창작자들이 과연 유튜브만 이용할까요? 틱톡에도 올리고, 인스타그램의 릴스에도 올리잖아요. 짧은 영상 하나 만들어서 모든 플랫폼에 띄우는 게 당연한데, 틱톡에서 활동하는 콘텐츠 창작자들도 이번 기회에 더 많은 수익을 위해 유튜브로 넘어올 가능성도 있는 겁니다.
사실은 유튜브 입장에서 틱톡의 기세가 무섭기도 합니다. 최근 미국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퓨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소셜미디어 이용률 조사에서 틱톡이 유튜브를 바짝 뒤좇고 있다는 숫자가 나오고 있거든요. 유튜브가 95%로 가장 높은 비중을 나타냈고 틱톡이 67%로 바로 뒤를 이었죠.
구글의 내부 연구 조사에 따르면 18~24세의 연령층 이용자의 경우 40%에 가까운 이들이 맛집등을 찾을 때 구글 플랫폼 대신 틱톡이나 인스타그램을 이용한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죠. 유튜브의 영향력 확대를 위해서라도 숏폼 강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였을 겁니다.
◆ 멍 때리는 것 못참는 Z세대...숏폼 시대 열었다
[사진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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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2020년 가수 지코의 '아무노래 챌린지'를 시작으로 각종 챌린지가 크게 유행하며, 숏폼 시대가 본격화됐습니다. 틱톡은 영상 제작과 공유가 쉽다는 장점 덕분에 Z세대(1997~2010년생)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죠.
Z세대는 '극단적으로 효율을 추구하는 세대'의 특성을 발휘하기 때문입니다. 짧은 시간에 핵심을 파악하고, 즉각적으로 즐거움을 얻고자 하는 경향이 있다는 겁니다. 짧은 영상에 대한 수요는 24시간 중 소위 '뜨는 시간'을 채우려는 이 세대의 습관에서 비롯한다는 얘기다.
한국인 최초로 틱톡에서 1억뷰 영상을 만들었던 인플루언서 넵킨스는 Z세대의 특성을 이 같은 맥락에서 설명합니다. 넵킨스는 "요새 Z세대들은 식당에 가서 메뉴를 주문하고 'SNS 타임'을 외칩니다. 메뉴를 기다리는 동안 자신의 SNS를 확인하고 각자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는 시간을 존중해주는 거예요." 그만큼 스마트폰을 늘 쥐고 있다는 겁니다.
넵킨스는 또 "Z세대는 태어나서 지금까지 단 한번도 손에서 스마트폰을 놓지 않았습니다. 잠들기 전 여유로운 시간에는 유튜브로 긴 영상을 보지만 화장실에 앉아 있는 동안 짧은 애매한 시간에 틱톡을 하는 식"이라고 설명했습니다. Z세대를 포함해 이후 미래세대까지 이 같은 트렌드가 보편화되고 더 가속화되겠죠.
사실 Z세대가 아니더라도 요즘같이 바쁜 사회를 사는 사람들 대부분이 짧은 시간 동안 재생되는 영상으로 머리를 식히는 일이 많잖아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서 짧은 영상보다가 한 두시간 훌쩍 넘어가는 경우도 많죠. 이 때문에 긴 영상을 보는 것이 때때로 숨막히는 일도 많게 느껴집니다. 넷플릭스, 쿠팡플레이 등 수많은 OTT에서 결국 콘텐츠 하나를 고르지 못한 채, 유튜브에 접속하는 게 편할 때가 꽤 있습니다. 유튜브의 숏폼 승부수는 우리의 최근 일상을 되돌아보면 너무나 당연한 행보로 여겨집니다.
[홍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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