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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통수 총맞은 러 군인 시신들…공포의 독전대 부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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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러시아군의 총에 맞은 러시아군으로 추정되는 시신들이 쌓여있다./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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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는 승리가 아니면 죽음뿐이다. 도망치는 자는 사살하겠다”

“겁쟁이들에게 자비란 없다”

1942년 8월 발발해 이듬해 2월까지 이어진 스탈린그라드 전투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 ‘에너미 앳 더 게이트’에는 이같은 독전대(督戰隊)의 대사가 등장한다. 독전대는 아군의 군사들을 감시·감독하는 부대로, 전투 도중 아군이 후퇴하지 못하도록 총구를 겨누는 역할을 한다. 영화 속 소련의 독전대는 독일군의 강세에 밀려 도망치는 아군들에게 가차 없이 총을 쏴 죽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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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에너미 앳 더 게이트’ 예고편 속 장면. 주인공 바실리 자이체프가 독일군을 향해 돌격하라는 명령을 받고 달려나가고 있다. 그와 동료들의 뒤에는 독전대가 후퇴하지 못하도록 막고 있다./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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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같은 독전대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4일(현지 시각) BBC는 “우크라이나군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자국 부대의 도주를 막기 위해 독전대를 배치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국방부 관계자들은 도청을 통해 확인한 결과 러시아군 사이에 ‘공황’과 ‘전투 거부’가 들끓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현지 매체들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의 영토 수복이 본격화한 이달 초부터 독전대 배치를 강화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부터 현지 소식을 전하고 있는 한 트위터 계정은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의 총에 맞은 러시아군 시신으로 가득한 무덤을 발견했다. 시신들 가운데엔 뒤통수에 총상을 입은 시신도 있었다”며 러시아군으로 보이는 병사들의 시신이 무더기로 있는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특히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바흐무트에서의 러시아군 독전대 활동이 확인됐다고 우크라이나 국방부 산하 정보기관(GUR)이 19일 주장했다. GUR은 페이스북을 통해 “러시아군이 바흐무트 지역에 주둔한 우크라이나군에 반격을 시도했다”며 “러시아군이 수세에 밀리자 사격 위치에서 벗어나기 시작했고 탈영을 막기 위해 부대 지휘관들이 독전대의 발사 가능성에 대해 상기시켰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러시아 부대 지휘관들은 ‘명령 222호’를 언급하며 ‘뒤에 독전대가 설치됐다. 후퇴하는 모든 병력은 죽임을 당할 것’이라고 알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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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시프 스탈린./조선 DB


'파죽지세’ 독일군 앞에서도 활용된 독전대

GUR은 해당 소식을 전하면서 ‘명령 222호’에 대해 “스탈린의 악명 높은 명령 227호와 유사하다”고 말했다. 명령 227호에는 “어떤 경우에도 군 지휘부의 허가 없이 마음대로 후퇴할 수 없다. 이를 허용한 군단 및 군단장을 제거하고 군법회의에 송치한다”, “잘 무장한 부대를 편성해 불안정한 사단의 후방에 배치하고, 전장에서 공황에 빠진 이들과 겁쟁이들을 처형하여 충실한 병사들이 조국을 위한 그들의 의무를 다 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이 파죽지세로 소련을 침공해오자 스탈린은 군기 강화를 목적으로 이같은 명령을 1942년 7월 28일 하달했다. 같은 해 8월 스탈린그라드 전투가 발발하고 해당 명령에 의해 독전대가 적극 활용됐다. 독전대에 의해 희생된 소련 병사는 정확히 집계되지 않았지만 15만 8000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후 해당 전투에서 소련이 승리하는 등 전세가 유리하게 흘러가면서 독전대의 운용은 줄었고 결국 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 장기전에 러, 자국군 사기 진작에 사활

우크라이나 전쟁이 7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러시아는 독전대 배치 외에도 자국군의 사기를 올리기 위해 탈영병에 대한 형량을 2배로 늘리는 법안을 통과시키기도 했다. 20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는 일부 러시아 병사들이 전투를 거부하고 전역을 시도했다는 보도가 나온 뒤 도입된 개정안이다.

개정안에는 군기 위반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기존에는 동원령이나 계엄령 중 부대를 탈영한 병사에 대해 최대 징역 5년이 가능했지만, 개정안은 이의 2배인 징역 10년까지 가능하도록 했다. 또 전투를 거부하거나 상관의 명령에 불복종한 병사도 최대 10년의 징역을 받게 된다. 자발적으로 항복한 병사는 최대 10년, 약탈을 저지른 병사는 최대 15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개정안은 러시아 하원(국가두마)을 통과해 상원 승인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서명을 거치면 정식 발효된다.

[정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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