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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말한다] 노태우는 물러가라, 1987년 12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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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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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에 출마하는 노태우 후보가 전남 광주역 광장에서 유세를 하던 날이었다. 겉으로는 조용했지만 광주시민들은 '전두환과 똑같은 살인마 노태우가 어디라고 광주를 내려와' 하는 분위기였다. 행사 주최 측은 광주역 광장에 고성능 스피커를 설치하고 높은 연단까지 만들었다. '기호 1번 안정 속의 민주개혁' '노태우, 민주정의당 대통령 후보 연설회' '6·29에 보낸 지지, 다시 보여 결실 맺자'는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역전 우측 거리에서 "민주정의당 대통령 후보 기호 1번 노태우 후보가 등장하십니다"라는 스피커 소리가 들려 뛰어가 봤다. 양쪽에 있던 2층 건물 창문이 일제히 열리더니 노태우 후보 차량을 향해 양동이로 물을 퍼붓는 게 아닌가. 사진을 찍던 내 옷도 흠뻑 젖었다. 물벼락을 받은 노태우 후보 차량은 광장에 도착하기 전에 유세 포기를 결정했는지 철수하기 시작했다. 동시에 광장에서 불길까지 치솟았다. 광주 청년들이 산더미 같은 노태우의 홍보 책자를 모아 놓고 불을 지르고 있었다. 노태우 후보는 사라지고 광주 유세는 순식간에 잿더미가 됐다.

[전민조 다큐멘터리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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