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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인터뷰②] 옥자연 "'마인' 잘하고픈 마음에 카메라 공포증 생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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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마우스가 누구야?"라는 질문을 정말 많이 받았다며 관심에 감사한 옥자연. 제공| 청춘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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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에 이어) '빅마우스'는 종반부 즈음에야 빅마우스의 정체가 공개됐다. 진짜 빅마우스는 노박(양형욱 분)이라는 점이 알려지기 전까지 시청자들은 누가 진짜 빅마우스인지를 놓고 추리 대전을 펼쳤다. 옥자연은 "보통 드라마 방영 중에는 '잘 보고 있다' 정도의 인사만 듣기 마련인데 이번엔 '대체 누가 빅마우스야?'라는 질문을 정말 많이 받아서 인기를 가늠해 볼 수 있었다"며 즐거워했다.

이어 "작품을 재미있게 보시라고 부모님께도 누가 빅마우스인지 말씀을 안 드렸다. 그런데 제가 빅마우스이길 너무 바라시더라. 그러면 중요한 역할이 되니까. '네가 빅마우스지? 맞지?' 하시더라 그래서 빅마우스가 아니라고 했는데도 안 믿으시더라. 처음부터 아니라고 할 걸 그랬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출연 배우들도 빅마우스를 제외하고는 빅마우스의 존재가 누구인지 몰랐단다. 옥자연은 "초반에 간수철(김동원 분) 교도관을 의심했다. 뭔가 있는 것 같았는데 아니더라. 제리(곽동연 분)도 의심했다. 그래도 교도소 안에 있을 것 같아서 밖에 있는 사람들은 의심 안했다"며 헛다리를 짚은 에피소드를 공개하기도 했다.

옥자연은 현주희를 연기하면서 자신과 비슷한 '유리멘탈'을 느꼈단다. 옥자연은 "제가 겉으로 보면 차갑게 보이는데 사실 정도 많고 유리멘탈이다. 사람들도 좋아하고 헛똑똑이인 점, 세상 돌아가는 물정 모르는 점도 비슷하더라"면서 "사랑하는 것도 비슷하다. 저도 사랑하면 한 3년은 믿고, 헌신적인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제는 사랑할 때 안 그러려고 한다. '각자 인생이 있고, 안 맞으면 안 맞는 것'이라고 생각하려고 노력한다. 그러지 않으면 내가 그 사람에 동화되더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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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을 사랑했던 옥자연은 연극에 빠져 지금 배우의 길을 걷고 있다. 제공| 청춘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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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마우스'는 무엇보다 옥자연에게 자신감을 찾아준 작품이라고 했다. 옥자연은 "'경이로운 소문'은 허구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대로 연기해도 되니 재미있었다. 그런데 '마인'은 제가 처음으로 많은 주목을 받은 작품이라 갑자기 부담되더라. 그 기대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부담도 있어서 내가 나를 괴롭히는 시기였다. 그땐 카메라 공포증이 생길 정도로 아주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당시엔 너무 잘해야 한다는 생각에 힘들었고 한 장면 때문에 며칠씩 괴로워했다. '빅마우스'는 워낙 배우들이나 스태프분들이 따뜻해서 그런지 힐링이 되더라. 또 지금 '슈룹'을 찍고 있는데 연기가 재미있고 좋다는 감각을 다시 찾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옥자연은 또 "만약 내가 아끼는 친구라면 얘가 뭘 잘못했다고 잠도 못 자게 괴롭히고 쉬지도 못하게 하겠나. 안 그럴 텐데 나 자신에게 그럼 되겠느냐는 생각을 하게 됐다. 많이 내려놓게 됐다. 이제는 내 자신을 좀 인정해주려고 한다. 완벽주의가 조금 있어서 힘들었다"면서 "제 MBTI가 INFP다. 그래서 자책을 많이 하고 눈치를 엄청 보나보다"라고 스스로 해석했다.

옥자연이 긍정적으로 자신을 바라보게 된 데에는 남편 최도하 역으로 출연한 김주헌의 덕이 컸다고 했다.

옥자연은 "제가 '이 장면 망쳤다'고 의기소침해하면 '틀림없이 잘했을 것'이라고 해준다. 오빠가 칭찬을 정말 많이 해줬다. 가끔은 '칭찬하면서 자신의 평판을 높이고 있는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칭찬을 엄청 많이 해줬다"고 장난스레 말한 뒤 "덕분에 제 자존감이 많이 올라왔다"며 고마워했다.

그러면서 "도하 오빠 연기가 정말 좋다. 장례식 장면을 연기하면서 눈물을 보이다가 씩 웃는데 '그런 가증스러운 눈물은 어떻게 내는거냐'고 물어보기도 했다. 이야기 안해주더라. 되게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식상하지 않은 빌런이라 지켜보는 재미가 있었다"고 추켜세웠다.

또 고미호 역으로 열연한 임윤아에 대해서는 "'아이돌 출신 배우'라는 말이 더이상 안붙는다. 에너지도 좋고 단단하게 연기를 잘하는 배우"라고 인정했다. 이종석에 대해서는 "작품을 하면서 두 번밖에 못봐서 아쉽긴 한데 톱스타라고 젠 체도 안하고 연기할 때 아우라가 느껴지더라"고 했다.

'빅마우스'가 올해 MBC 시청률 10% 첫 돌파작인 만큼 상에 대한 기대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옥자연은 "제가 한 역할은 상을 받을 정도로 그리 큰 역할이 아니었다. 다만 드라마가 잘 되었으니 절 시상식에 불러는 주시지 않겠나 하고 있다"며 "동료들이 받으면 누구보다 기뻐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훈훈하게 덧붙였다.

옥자연에게는 개성있는 배우, 연기 잘하는 배우 등 여러 수식어가 있지만 '서울대 출신 배우'를 빼놓을 수 없다. 옥자연은 "처음엔 엄청 부담스러웠다. 제가 사람들이 생각하는 만큼 똑똑하지 못한 것 같았다. 몇 개 국어 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토종 한국인이고 영어도 듣기평가 수준밖에 못 한다"고 겸손해 하며 "그런데 졸업한 지 10년 이상 되니 그냥 그렇구나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래는 법을 공부해서 판사, 검사가 되려고 했다. 그런데 대학을 가보니 인문학이 재미있더라. 또 제가 지방 출신인데 거기선 연극을 접할 기회가 그렇게 많지 않았다. (대학 진학 후에는) 대학로서 일주일에 4~5편씩 연극을 보는 등 연기에 흥미가 너무 많이 가 있더라. 대학교 4학년 때, 연기를 업으로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고 연기자로 방향 전환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아무 생각 없이 몰입해서 몇 시간 동안 뭔가를 하고 나면 개운하기도 하고 성취감이 들지 않나. 몰입의 경험은 사람을 충만하게 해주는데 제겐 연극이 그랬다. 그때 남자친구와 헤어져서 너무 힘들었는데 연극을 하다보니 아무 생각이 안들더라"며 "재미있어서 연기를 시작했는데 잘하려는 마음에 스트레스를 받다가 이제 또다시 연기 재미를 찾고 있다"고 했다.

옥자연은 새로운 캐릭터를 통한 도전 의욕을 드러내며 "재미있는 캐릭터도 많고 장르도 많아서 해보고 싶은 게 많다. 이번엔 직업만 의사였지 시장 아내 아니었나. 전문직다운 전문직도 해보고 싶고 게임 중독자 같은 역할도 해보고 싶다. 오는 10월 15일 첫 방송되는 tvN 드라마 '슈룹'을 촬영 중인데 이 작품으로 '빅마우스'를 뛰어넘는 연기를 보여드리겠다"며 멈추지 않고 나아갈 것을 약속했다.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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