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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이재용-손정의, ARM 인수 논의 공식화[반도체 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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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손 회장 다음 달 방한 이 부회장과 회동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례적으로 M&A 언급

'뉴삼성' 목표 달성 위한 승부수?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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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다음 달 한국을 방문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영국 반도체 설계자산(IP)기업 ARM 인수합병(M&A)에 대해 논의한다. 최근 주식시장 급락으로 ARM 기업공개(IPO)를 통한 주식 매각이 힘들어진 만큼 손 회장이 반도체 비메모리 사업에 약점을 가진 삼성전자에 약점 보완을 위한 ARM 지분 참여 제안을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6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손 회장은 다음 달 방한해 이 부회장과 회동한다. 핵심 회동 안건은 삼성전자와 ARM 사이의 전략적 제휴다. 손 회장이 한국을 방문하는 것은 3년 만에 처음으로 이 부회장도 손 회장의 방한 일정과 방한 목적에 ARM 인수 제안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2016년 ARM을 320억달러에 인수한 소프트뱅크는 2019년 미국 엔비디아에 매각을 추진했지만 반독점 규제 장벽에 막혀 매각이 무산됐고, 주식시장에서 IPO를 통한 지분매각으로 방향을 돌렸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주식시장이 급락하면서 IPO 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어 소프트뱅크 입장에서는 ARM 인수전에 관심이 있는 기업들과 접촉하는 게 시급한 상황이다. 현재 필라델피아 SE 반도체지수는 연초 대비 30% 이상 떨어졌다.

금융시장에서는 손 회장이 다음 달 방한해 내년 ARM IPO가 진행되기 전에 조금 더 낮은 가격에 ARM을 인수할 수 있도록 삼성전자에 컨소시엄 참여를 요청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양한 기업을 컨소시엄에 포함하려면 이를 중재할 수 있는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그 역할을 손 회장이 직접 하고 있으며 이 부회장과의 회동 일정을 잡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는 것이다.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TSMC를 따라잡기 위해서 반도체 비메모리 부분에서 막대한 투자를 퍼붓고 있는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ARM 지분 인수가 전략적 해법을 제시해줄 수 있다. 다만 인수 가격과 인수 방법이 문제다.

시장에서 언급되고 있는 ARM 가치는 50조~70조원, 많게는 100조원까지도 바라보고 있다. 엔비디아가 ARM 인수를 추진했을 당시만 해도 ARM 인수가는 54조원 수준이었지만 인수에 관심을 가지는 글로벌 기업들이 거론되면서 몸값이 급등했다. 다음 달 손 회장과 이 부회장의 회동에서도 ARM 인수 가격을 얼마나 할인해 주느냐가 삼성의 지분 인수 참여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 입장에서도 매물로 나온 AMR의 몸값이 높고 반독점 문제로 각국 규제 당국이 M&A를 반대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단독으로 ARM을 인수하는 것보다 컨소시엄 형태로 여러 기업과 지분을 나눠 갖는 식이 접근하기엔 유리하다. 하지만 이 역시도 일부 지분 참여만으로 ARM 인수 효과를 제대로 누릴 수 있느냐를 따져봐야 해서 실효성이 없을 때는 삼성이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이 열려있다.

한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ARM이 모바일 반도체 IP 시장의 90% 차지할 만큼 시장 영향력이 커 삼성이 ARM을 단독 인수할 경우 얻을 수 있는 효과는 크다"며 "하지만 컨소시엄 형태로 다른 기업들과 소수 지분을 나눠 갖는 식의 전략적 지분 참여 형태가 될 경우 원하는 효과를 거두기는 힘든 만큼 신중한 접근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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