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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민성이형한테 물 뿌리자!" 대선배 만루포에 이재원이 준비한 깜짝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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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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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인천, 김지수 기자) "내가 홈런을 친 것처럼 너무 기뻐서 어떻게든 추억 하나를 만들어 드리고 싶었다."

LG 트윈스 베테랑 내야수 김민성(34)은 24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서 팀의 6-2 승리를 견인한 뒤 후배들에게 축하의 물세례를 받았다. 이재원(23), 이민호(21), 문보경(22), 문성주(25) 등 4명은 양손 가득 물병을 들고 나와 김민성이 방송사 TV 인터뷰를 마칠 때까지 기다렸다.

김민성이 헤드셋을 벗고 더그아웃으로 발길을 돌리는 순간 매복해 있던 4명은 일제히 김민성에 달려 들었고 쉴 새 없이 물을 뿌렸다. 김민성은 당황한 듯 소리를 지르면서도 후배들의 격한 축하가 싫지만은 않은 듯 얼굴에 웃음꽃이 폈다.

김민성은 이날 LG가 2-2로 맞선 연장 10회초 2사 만루 찬스에서 팀을 승리로 이끄는 결승 만루 홈런을 터뜨렸다. 올 시즌 후배 야수들의 급성장 속에 경기 출전 기회가 많지 않아 타격감 유지가 쉽지 않았지만 베테랑의 관록은 결정적인 순간 반짝반짝 빛이 났다.

김민성은 경기 후 "갑자기 물을 뿌려대서 심장이 떨어지는 줄 알았다"고 농담을 던진 뒤 "일단 문보경의 얼굴은 봤다. 이재원이 주동자라고 하는데 잊지 않겠다"고 재치 있는 소감을 전했다.

김민성의 말처럼 물세례를 기획한 건 이재원이었다. 두 사람은 11살 차이로 김민성이 까마득한 선배지만 이재원은 당차게도 또래 선수들을 모은 뒤 물병을 들었다.

이재원은 선배 김민성이 담장을 넘긴 순간 자신이 홈런을 친 것처럼 기쁜 감정을 느꼈다고 강조했다. 올 시즌 내내 자신을 비롯한 후배 타자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고 도움을 줬기에 어떻게든 보답하고 싶었다는 후문이다.

이재원은 "경기를 이긴 것도 좋지만 민성 선배님이 홈런을 치셔서 너무 기뻤다"며 "너무 축하를 해드리고 싶은데 뭘 해야 할까 생각하다가 순간적으로 물병을 들고 나갔다"고 웃으며 말했다.

또 "선배님께서 경기 전후로 도움이 되는 말씀을 정말 많이 해주신다. 저처럼 경험이 적은 어린 선수들은 선배님이 건네주는 조언들이 큰 힘이 된다"며 "앞으로도 선배님과 오래오래 야구를 함께 하면서 많은 걸 배우고 싶다"고 설명했다.

김민성 역시 후배들이 친근함을 표시해 주는 게 반갑다. "내가 먼저 다가가지 않으면 후배들이 오지 않기 때문에 짓궂은 농담도 잘 받아주고 있다"며 "후배들과 함께 야구 이야기할 시간이 많은데 고맙게도 잘 따라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스트시즌에만 46경기를 출전한 베테랑으로서의 조언도 건넸다. 후배들이 가을야구 무대에서 긴장하지 않고 제 기량만 펼친다면 충분히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을 거라고 믿고 있다.

김민성은 "가을야구에서는 너무 소심해도, 너무 공격적이어도 안 된다. 평정심을 잘 유지하면서 적극적으로 간다면 우리 선수들의 능력이 너무 좋기 때문에 좋은 게임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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