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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타자 둘, 투수 둘… MVP는 누구 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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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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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프로야구 최고의 선수는 누구일까. 최우수선수(MVP)상 경쟁이 시즌 막바지까지 뜨겁다. 두 명의 타자, 두 명의 투수가 4파전을 벌이고 있다.

현시점 가장 수상이 유력한 선수는 키움 히어로즈 외야수 이정후(24)다. 이정후는 26일 현재 타율타율(0.348), 최다안타(184개), 타점(108개), 출루율(0.420), 장타율(0.577) 등 다섯 개 타격 부문 선두다. 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WAR·스포츠투아이 기준)는 8.14로 야수와 투수를 통틀어 1위다.

이정후의 기록은 MVP로 손색이 없다. 교타자에 가까웠지만, 올해는 장타까지 갖췄기 때문이다. 2020년 15홈런이 개인 최고기록이었던 이정후는 이미 22개를 쳤다. 정확도와 힘을 모두 갖춘 완성형 타자가 됐다.

다만 홈런 타이틀이 없다는 게 약점이다. 홈런왕에 오르지 않고 MVP에 오른 선수는 지난 39년간 네 명 뿐이었다. 1987년 삼성 장효조(타율 0.387), 1994년 해태 타이거즈 이종범(타율 0.393), 2014년 넥센 서건창(201안타), 2015년 NC 다이노스 에릭 테임즈(40홈런-40도루)다. 이정후에게 네 선수만큼의 강렬함은 없다.

결국 얼마나 많은 타이틀을 거머쥐느냐가 관건이다. 이정후의 아버지 이종범도 MVP 수상 당시 타격·최다안타·도루·출루율·득점 5관왕에 올랐다. 그런 이정후를 가로막는 선수가 바로 삼성 라이온즈 호세 피렐라(33·미국)다. 피렐라는 현재 이정후가 1위인 다섯 개 부문에서 모두 2위다. 피렐라는 득점 1위(95개)라 최대 6관왕까지 노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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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 피렐라.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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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렐라는 이정후보다 잔여경기가 더 많다. 키움은 5경기, 삼성은 9경기 남았다. 안타(179개), 타점(102개) 모두 역전이 가능하다. 비율 기록은 매일 순위가 바뀔 정도로 격차가 적다. 발바닥 부상으로 고생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주루와 수비에서도 공헌도가 높다. 임시 주장을 맡을 정도로 팀내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다만 외국인 선수라는 보이지 않는 벽, 팀 성적이란 측면을 극복해야 한다.

MVP는 개인 기록이지만 우승팀 프리미엄은 작지 않다. 최근 10년간 4번 우승팀에서 MVP가 나왔다. 현재 정규시즌 1위가 유력한 SSG 랜더스에선 김광현(34)이 단연 눈에 띈다. 김광현은 26경기에 나와 13승 2패 평균자책점 1.90을 기록했다. 승률과 평균자책점 2관왕이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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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투수 김광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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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형 SSG 감독은 "투수가 MVP를 받으려면 상징성 있는 성적, 18승에서 20승 정도면 받지 않았나"라고 했다. 김 감독의 말대로 2017년 양현종, 2019년 조쉬 린드블럼은 20승을 거두고 MVP를 받았다. 김원형 감독은 "광현이가 확실한 건 1점대 평균자책점이다. 어마어마한 기록"이라고 했다. 실제로 2010년 한화 이글스 류현진(1.82) 이후 KBO리그에선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이정후는 '본인과 팀 동료 안우진 가운데 누가 MVP에 적합한가'란 질문에 "만약 둘 중 한 명이라면 매일 경기에 나오는 야수가 받아야 하지 않겠나. 미국도 거의 그렇게 하고, 투수는 따로 상(사이영상)을 주더라"고 말한 뒤 "농담"이라고 웃었다. 하지만 KBO리그엔 사이영상에 해당하는 상이 없다. 그래서 투수에게도 MVP가 자주 돌아간다. 최근 5시즌에도 투수가 3명이나 MVP를 받았다.

안우진은 투수 트리플크라운(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 3관왕)에 도전할 수 있는 유일한 선수다. 다승 3위(14승), 평균자책점 2위(2.26), 탈삼진 1위(212개)다. 다승은 1위 케이시 켈리, 애덤 플럿코(이상 LG·15승)가 1승 차이라 공동 수상은 충분히 노릴 수 있다. 다만 평균자책점은 추월이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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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히어로즈 투수 안우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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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우진의 강점은 뛰어난 탈삼진 능력이다. 28경기에서 183이닝을 던지는 동안 212개를 잡았다. 지난해 KBO리그 통산 최다 탈삼진(225개)과 함께 MVP에 오른 아리엘 미란다(전 두산)와 차이가 크지 않다. 하지만 팀이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있어 등판 간격이나 투구이닝을 조절할 경우, 기록 도전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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