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잔액 코픽스, 은행 조달잔액 평균금리 상승폭 따라
금리 인상분 천천히 반영...금리하락기에는 불리할 수도
금융감독원은 26일 “금리 상승기 변동금리 대출은 신잔액 코픽스 대출이 더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코픽스(COFIX)는 8개 은행 자금 조달 비용을 나타내는 지수로, 은행 대출금리의 원가 기능을 한다. 코픽스는 산정 기준에 따라 '신규 취급 코픽스' '신잔액 코픽스'로 나뉘는데, 신잔액 코픽스는 금리 인상기에 신규 취급 코픽스보다 상승 속도가 완만하다.
서울의 한 시중은행 창구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신규 취급 코픽스 연동 대출은 시장금리보다는 은행 예·적금 금리 등 최근 신규 조달 금리 상승 폭만큼 대출금리에 반영되고, 신잔액 코픽스 연동 대출은 은행 조달 잔액의 평균금리 상승 폭만큼 대출금리에 반영된다. 이 같은 금리 구조를 고려할 때 금리 상승기에는 신잔액 코픽스 금리가 신규 취급 코픽스 금리에 비해 상승 속도가 완만하다는 게 금감원 측 설명이다.
실제로 신규 취급 코픽스는 올해 1월 1.64%에서 9월 2.96%로 1.32%포인트 오를 때 신잔액 코픽스는 1.08%에서 1.79%로 0.71%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다만, 금리가 하락하는 시기에는 신잔액 코픽스 대출금리 인하 속도가 느려 불리할 가능성도 있다.
이 밖에도 금감원은 금리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시기에는 금리 상승 폭이 제한되는 ‘금리 상한형 주택담보대출’을 이용하는 방안도 고려하라고 당부했다.
올해 말까지 주요 국가들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릴 전망이어서 대출금리는 더 빨리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연내에 두 번 남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도 각각 '자이언트 스텝(한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과 ‘빅 스텝(한번에 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도 다음 달 12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올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출상품 선택 시 향후 금리 전망, 예상 상환 시점 등을 감안해 본인에게 적합한 금리 조건(변동·고정금리, 혼합형 금리 등)을 신중히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각 은행이 변동금리 대출 취급 시 소비자가 대출 기준금리 종류별 특징과 금리 수준 등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비교 설명을 강화하는 대출상품설명서를 개정해 오는 10월 17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한편 국내 가계대출 중 변동금리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예금은행 가계대출 잔액 중 변동금리 비중은 78.4%로, 2014년 3월 78.6%를 기록한 이후 8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직전인 2020년 1월(65.6%) 대비 12.8%포인트 증가했다.
현재 대출상품설명서는 은행채, 코픽스 등 대출 기준금리 종류만 단순 나열하고 있으나 대출 기준금리를 은행채, 신규 취급 코픽스, 신잔액 코픽스 등으로 구분하고 각 특성과 금리 반영 구조, 영향 등을 상세히 기재하는 게 특징이다.
아주경제=정명섭 기자 jms9@ajunews.com
- Copyright ⓒ [아주경제 ajunews.com] 무단전재 배포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