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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정의당 당직선거 시작…이정미·조성주 등 당권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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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기자(nowhere@pressian.com)]
6.4 지방선거 참패 이후 내홍에 빠졌던 정의당이 당의 새로운 노선과 얼굴을 결정하는 동시당직선거에 돌입했다. 정의당은 지난 17일 당대회에서 당명 변경을 포함한 재창당을 2023년까지 마무리하기로 결의했다. 동시당직선거는 이를 주도할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과정이다.

정의당은 26일 당 대표 후보로 조성주 전 정책위 부의장과 이동영 전 수석대변인, 정호진 전 대변인이 출마선언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는 27일에는 김윤기 전 부대표와 이정미 전 대표(이상 출마선언 시간 순서)가 출사표를 던진다.

이정미 후보는 당내 최대 계파인 인천연합(비상) 소속이며, 앞서 당 대표를 한 차례 지낸 바 있어 당권 주자 후보군 중 체급이나 지명도에서 가장 앞서간다는 평가다.

조성주 후보는 본인이 과거 청년유니온 설립을 주도했고 류호정 의원의 지지선언을 받는 등 비조직 노동자 대표성을 갖고 있고, 장혜영 의원과도 연대하며 당내 페미니즘 정치를 대변하는 위치를 점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후보 본인이나 류·장 의원 모두 대중적 인지도와 별개로 당내 조직세 뒷받침이 약한 것이 숙제다.

김윤기 후보는 당내 좌파 그룹인 '전환'(옛 전진) 계파를 대표하는 정치인 중 하나로, 이번 선거에서도 이들의 지원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전환은 지난 8월 김 후보와 양경규·신천섭·엄정애 등 4인을 공동대표로 선출하고 '민주적 사회주의' 등을 기치로 내세우며 새로이 출범한 의견그룹이다.

이동영 후보는 관악구의원 출신이며 2006년·2010년 지방선거에서 모두 옛 민주노동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다. 여영국 지도부와 이은주 비대위 체제에서 잇달아 수석대변인을 맡았다. 2019년 서울시당위원장을 지냈으나, 이듬해 시당위원장 경선에서 '함께서울' 정파의 정재민 현 위원장에게 분패했다.

정호진 전 대변인은 본인은 진보신당 출신이지만, 앞서 류·장 의원 등을 겨냥한 '비례대표 의원단 총사퇴 당원투표'를 주도하는 과정에서 옛 국민참여당계 당원들과 박가분 씨 등 당내 반(反) 페미니즘 성향 당원들이 주축인 의견그룹 '새로운진보'와 결합하는 양상을 보였다. 다만 총투표가 부결된 이후, 옛 참여계의 대표 인사인 천호선 전 대표, 박창진 전 부대표 등과 이들을 지지하는 당원들이 탈당한 것은 변수다.

정의당은 오는 28일까지 후보 등록을 받은 후 29일부터 3주간의 공식 선거운동 기간을 거쳐 10월 14일부터 6일간 당원 투표를 한다. 개표는 19일 오후 6시로 예정돼 있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1·2위 후보자를 대상으로 결선투표를 실시, 10월 23~28일 투표를 거쳐 28일 저녁 최종 당선자를 발표한다.

조성주 "민노당도 정의당2기도 아닌 '넥스트 레벨'…중원으로"

정의당 당권 레이스의 시작을 알린 조성주 후보의 26일 오전 출마선언에는 류호정·장혜영 의원이 동참, 지지선언을 해 눈길을 끌었다.

조 후보는 출마선언에서 새로운 정의당의 비전은 "'민주노동당의 귀환'도 '정의당 2기'도 아닙니다. 우리가 갈 곳은 '넥스트 레벨(Next Level)'"이라며 "페미니즘이나 조국사태는 (정의당) 위기의 원인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제 6411버스에서 내릴 시간이다. 우리의 비전은 완전히 새롭게 쓰여져야 한다"고도 했다.

조 후보는 "제왕적 대통령제로 대표되는 강한 국가라는 제1권력과, 사회경제적 대표성을 잃은 양당체제라는 제2권력을 무너뜨리기 위해 중원으로 나가자"며 "중원은 '김건희 특검 대 김정숙 특검' 따위의 정치 바깥에 있는, 다음 사회를 위한 비전 경쟁의 공간"이라고 제안했다.

조 후보는 "중원의 정치에서는 '민주대연합론'도, 그것을 조롱하는 '2중대론'도 더는 설 자리가 없다. 민주당도 국민의힘도 모두 비판의 대상이며, 민주당도 국민의힘도 모두 협력의 대상이 될 것"이라며 "중원에서 우리는 '대한민국에 꼭 하나쯤 있어야 하는 정당'이 아니라, 더 많은 권력으로 더 큰 변화를 이끄는 정당이 될 것"이라고 했다.

조 후보는 새로운 정의당의 지지 기반을 과거의 조직노동자와 고등교육을 받은 진보 성향 시민이 아닌 "제3시민"으로 호명하며 "객관적 중산층이 아니라, 사원증은 없지만 자부심을 품고 일하는 청년이다. 동정과 연민이 필요한 민중이 아니라, 내 일과 가족, 지구와 공동체의 미래를 걱정하는 가장 보통의 이웃"이라고 이들을 규정했다.

조 후보는 "류호정 의원과 우리가 대표할 새로운 노동을 만나겠다", "장혜영 의원과 토론해 여성·장애인·성소수자 등 약자를 위한 정치가 정의당에 교차할 수 있는 단단한 해답을 찾겠다"고 출마 회견에 함께 선 이들을 소개했다.

류 의원은 지지 발언에서 "선배 세대의 헌신으로 쌓아놓은 탄탄한 노동 기반 위에서, 저는 완전히 달라진 노동을 보태어 정의하고, 프리랜서·플랫폼노동자 같은, 노동정치가 대표하지 못했던 제3시민을 찾겠다"고 말했다.

장 의원은 "조성주가 말하는 '중원의 제3시민'은 페미니즘 정치를 원하는 보통의 시민들"이라며 "대선후보들이 앞다투어 '페미니스트 대통령'을 자처했던 5년 전과 달리 지금 많은 정치인들은 '페미니즘' 네 글자를 입에 올리는 것조차 꺼려하고 모든 문제의 원인을 페미니즘 탓으로 돌리고 싶어한다. (…) 다수가 페미니즘을 부당하게 비난하는 바로 지금이야말로 정의당이 나서서 페미니즘 정치의 본령을 바로세워야 할 때이고, 꿋꿋이 페미니즘과 성평등의 가치를 지키며 이를 애타게 원하는 제3시민들을 호명할 용기와 비전을 가진 리더가 지금 정의당의 리더가 되어야 한다"고 조 후보 지지 의사를 밝혔다.

프레시안

▲정의당 조성주 전 정책위 부의장이 26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당 대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좌우는 이번 당 대표 선거에서 조 전 부의장 지지를 선언한 류호정·장혜영 의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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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기자(nowhere@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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