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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단독] "성관계 빈도 묻고, 술시중 강요”…지방중기청장 대기발령 후 조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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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게시판 “여직원에 남편 정관수술 여부 질문 등” 신고 접수

“불필요한 신체 접촉과 늦은밤 단둘이 술 먹자고” 피해 주장

“장관님, 제발제발 살려주세요” 호소글 현재 내려간 상태

A지방중기청장 “내부 조사에서 소명 중…사실과 전혀 달라”

중기부, “신고자와 분리 후 조사 중... 금주 중 성고충심의위 개최”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A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이 여직원들을 상대로 성희롱성 발언과 저녁 술자리에 불러 술 시중을 들게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대기발령 조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지청장은 혐의를 대부분 부인했다.

세계일보

중소벤처기업부.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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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이인선 의원(대구 수성구을)과 중기부 등에 따르면 지난 14일 부처내 익명 게시판에 장관에게 성비위 실태조사를 요청하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신고자는 “감투를 쓴 남자 간부가 여직원에게 성관계 빈도를 묻고, 불필요한 신체 접촉, 남편의 정관수술 유무를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또 “여직원과 단둘이 밤늦게까지 술을 먹자고 하고, 여직원 몇 명을 밤에 모아 술시중을 들게 하고, 출장을 같이 가게 되는 여직원이 있으면 1~2시간을 산책으로 끌고 다녔다”고 주장했다. 이어 “2차 가해 하지 말아달라. 장관님 제발 제발 살려주세요”라며 글을 매듭지었다.

이에 중기부 감사실은 사건 접수 6일이 지난 뒤에야 A지청장에게 재택근무를 지시하며 신고자와 분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사건 접수 9일 뒤인 23일, 해당 지청장을 본부로 대기발령 했다.

중기부 감사실은 현재 자체 조사를 벌여 피해 내용 등에 대해 진술을 받고, 해당 지청장의 해명을 들었다. 조사에서 A 지청장은 혐의를 대부분 부인했다. A지청장은 세계일보와 통화에서도 “현재 조사에서 소명하고 있다. (신고자의 주장은) 사실과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중기부는 이르면 28일 성고충심의위원회 개최를 검토중이다. 중기부 한 관계자는 “현재 추가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신고자가 주장한 부적절한 신체 접촉이나 다른 혐의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징계와 별개로 사법기관에 고발 등도 병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세계일보

국민의힘 이인선 의원.


이인선 의원은 “관련자들의 즉각적인 분리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그동안 다수의 피해자는 A지청장의 업무지시를 받으며 근무했다”며 “정부는 여가부와 수사기관에 통보하고, 민간 외부 전문가를 포함하는 조사·심의위원회에서 사건을 처리하도록 권고하고 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관련 규정에 따라 피해자 보호와 조사가 공정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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