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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30 (토)

국민의힘 운명의 한 주…가처분·윤리위 결과에 따른 시나리오는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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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국민의힘 윤리위 개최…법원은 가처분 판단

국힘, 수사와 관계없이 이준석 추가 징계 가능성

이준석 측 추가 가처분 시사…답 없는 강대강 모드

집권여당 국민의힘 비대위와 이준석 전 대표의 운명을 결정지을 숨 가쁜 한 주가 시작됐다.

이번 주 28일(수요일)에는 당 중앙윤리위원회 회의와 이준석 전 대표가 법원에 제기한 가처분 신청에 대한 심문기일이 잡혀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여당이 가처분 신청 인용 등 타격을 입는다면 지지율 하락은 물론 당내 비판의 목소리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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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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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위 당내 일부 반발에도 이준석 제명할까?

국민의힘 윤리위는 오는 28일 회의를 열고 이 전 대표의 추가징계와 권은희 의원에 대한 징계를 다룰 예정이다. 현재까지 윤리위가 이 전 대표의 징계 사유로 당원, 당 기구에 대한 근거 없는 모욕적인 표현을 썼다는 점과 법 위반 혐의 의혹으로 수사를 받은 점 등을 거론했다.

이 전 대표의 성 상납 의혹을 수사 중이던 경찰이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불송치 결정을 내렸지만 윤리위는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윤리위는 지난 22일 입장문을 내고 “지난 7월 8일 이준석 당원에 대한 당원권 정지 6개월 결정을 내리는 데 있어 ‘성 상납 의혹’에 대해서는 판단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며 수사결과가 징계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 전 대표가 당을 상대로 잇따라 가처분 신청을 내는 것 역시 징계 사유에 포함시킬 가능성도 있다. 윤리위는 지난 22일 입장문을 통해 이 전 대표가 지난 1일 ‘당 전국위원회 개최 금지 가처분’을 신청한 것이 “당헌·당규에 따른 당내 민주적 의사결정 절차와 행위를 배격하는 것으로 비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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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이양희 윤리위원장이 지난 18일 국회에서 열린 중앙당 윤리위원회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실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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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두고 당 일각에서는 윤리위가 무리수를 쓴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하태경 의원은 C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윤리위가 이번에 또 실수하지 말고 경찰의 기소 여부를 보고 징계 심의를 개시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 측은 추가 징계 시 가처분 신청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바로세우기(국바세) 대표를 맡고 있는 신인규 변호사는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발언만으로 징계한다면 (이 전 대표가) 법원에서 100% 이길 것으로 본다”며 “유엔 인권 규범 19조에도 표현의 자유가 명시되어 있는데 사자성어를 썼다고 징계를 한다는 것은 이에 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윤리위는 이상민 장관 탄핵을 주장한 권은희 의원에게도 28일 회의에 출석할 것을 통보했다. 이에 권 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양희 위원장, 국힘 윤리위원들과 경찰국 신설 반대토론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법원 또 이준석 손 들어준다면 대혼란 불가피

서울남부지법 민사51부(수석부장판사 황장수)는 오는 28일 이 전 대표가 신청한 3차·4차·5차 가처분을 일괄 심의한다. 3차 가처분 신청은 당이 비대위 전환을 위해 전국위원회에서 통과시킨 당헌 개정안 의결 효력정지 건이고, 4차 가처분은 정진석 비대위원장에 대한 직무정지, 5차는 비대위원 8명에 대한 직무정지 가처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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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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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이번에는 법원이 이 전 대표의 손을 들어주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불안감도 크다. 정진석 비대위원장도 지난 21일 “나도 기각을 기대하고 있지만 (법원의) 1차 판단을 보면 아주 불안한 것도 사실”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지난 21일 가처분을 심리하는 제51민사부에 대한 기피 신청을 냈다. 1차 가처분에서 주호영 비대위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을 인용한 재판부가 심리를 계속하는 건 공정성이 의심된다는 지적과 함께 전주혜 비대위원이 재판장과 서울대 법대 동창이라는 주장도 제기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법원의 결정에 의해 비대위 활동이 어렵게 된다면 주호영 원내대표 직무대행 체제로 갈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정 위원장도 이 경우 “3차 비대위는 어렵고 ‘주호영 원톱 체제’로 가야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법원 결정을 지켜보고 있고, 우리 당 입장을 변호인을 통해 최대한 제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여당 상황에 대해 전문가들은 정국을 풀어가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조언했다. 차재원 부산 카톨릭대 특임교수는 “이번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더라도 이 전 대표를 제명하고 조기 전당대회를 열려고 할 것인데 그렇게 되면 또다시 가처분 신청 국면에 빠진다”며 “여당 주류 세력들은 모든 사안을 강 대 강으로 몰고 갈 것이 아니라 정치로 풀어야 한다. 이 전 대표와 타협을 하지 않으면 당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구현모 기자 li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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